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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엄마 요양보호 심사관 앞 도저히 이해 안되는 엄마의 행동

치매 엄마

by 우리밀맘마 2012. 12.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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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엄마,요양보호 심사관 앞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의 행동 


우리 부모님들은 왜 그러실까요? 
자식들이나 가족 앞에서는 아픈다고 하시고 힘들다고 하시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왜 그리 기를 쓰고 멀쩡하게 보이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아버님도 그렇고 우리 친정 엄마도 그러시네요. 그 때문에 사실 많이 속상합니다. 무슨 사연이냐구요?

며칠 전 친정집에 들렀습니다. 엄마는 막내딸을 보자 넘 좋아하시네요.


"너가 왔구나~ 어서 와라."

여전히 전기장판에 이불을 덮어 놓고 강아지 (이삐와 대박이) 둘과 같이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엄마랑 있는 것이 심심했던지 오늘따라 이삐와 대박이가 저를 많이 반기네요. 옆에서 꼬리치며 짖고 올라타고 난립니다.
외로운 엄마에게 언제부턴가 이 이삐와 대박이가 아주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답니다. 자식은 바쁘다는 핑계로 일주일에 한번 겨우 들르지만, 얘들은 항상 엄마 곁에서 힘이 되어주고 기쁨이 되어주거든요. 
 
"엄마, 얼굴이 좀 그러네. 어디 안좋은데가 있어요?"

"요즘, 밥맛도 없고, 밥먹기도 귀찮다."

"엄마, 그러니까 요양보호사를 불러요. 그 집사님 참 좋아요. 엄마 힘들 때 곁에서 돌봐주실 수도 있고, 말벗도 되어주고, 딸 하나 더 얻은 셈 치세요."

"싫다. 난 돈도 없고...."

"나라에서 돈을 다 대줘요. 우린 조금만 내면 된다니까요. 그래야 저도 좀 안심이 되구요."

"누구 있으면 쉬고 싶어도 못 쉬고, 싫다. 모르는 사람은..."

"왜 못쉬어요. 같이 누워서 쉬면 집사님도 좋아하죠. 그리고 필요할 때 부르고, 엄마가 쉬고 싶을땐 이제 가도 된다고 하면 더 좋아하죠."

싫다고 하면서도 조금은 고민이 되나 봅니다. 느닷없이 대박이에게 묻네요.

"대박아, 아줌마 부를까?"

"왜 대박이 한테 물어? 엄마는~"

제 어머니는 오래동안 파킨슨 병을 앓으셨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치매기까지 있으셔서  금방 했던 일도 잘 잊어먹으시고, 한 말을 또 하고 또하십니다. 오늘은 증세가 좀 더 심하시네요. 요양보호사를 부르면 덜 외롭고 힘도 덜 드실텐데, 1년전부터 얘기했지만 아직도 싫다고 하시네요. 제 생각에 파키슨병도 있은지 10년이 넘었고 연세도 70이 넘으셨기에 신청하면 될 것 같은데, 엄만 자꾸 싫다고만 합니다. 그래서 말을 꺼낸 지 1년이상을 기다렸습니다.

예전에 홀로 계신 85세 할머니가 쓰러져 경찰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돌아가실뻔 했다는 글을 읽고나서는 더 걱정이 되더군요. 그 할머니도 쓰러진지 하루가 지나서야 발견이 되었다는데 그 경찰관이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났을 겁니다.
저도 한번씩 전화를 해도 받지 않으면 얼마나 걱정이 되는지 모릅니다. 




어머니는 낯가림이 좀 심한 편입니다. 지금은 교회를 다니시며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 많은 곳엔 가지도 못했는데, 예배에도 잘 참석하시고, 또 교회 구역식구들과 집에서 구역예배도 드리고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시지 않으십니다. 왜그리 싫다고만 하는지..이제는 억지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어제는 시아버님을 돌봐주시는 요양보호사와 같이 친정집에 갔습니다. 

"엄마, 저왔어요. 집사님도 바쁘지 않다고 해서 같이 왔어요."

"응, 그래."

처음엔 별내색은 없었지만 당황해 하시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차츰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분위기가 한결 편안해지네요. 특히 요양보호사님이 개들을 아주 잘 다루시는데, 이삐와 대박이가 저보다 요양보호사를 더 잘 따르는듯하네요. 이 모습이 어머니 마음을 많이 움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나라에서 돈을 주는 거야? 난 조금만 주면 돼?"


"그렇다니까요."

"어머니, 넘 마음 쓰지 마세요. 그런데, 어머니가 넘 건강해 보여서 장기노인요양보험 등급이 될지 모르겠어요. 제 생각엔 안될 것 같아요."

오늘은 이상하게 전혀 이상행동을 안보이시네요. 어떨땐 정말 걱정이 될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하시다가 또 어떨땐 멀쩡하답니다.

"파키슨병이 있은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어머니정도면 정말 몸 관리를 잘하신 것 같아요.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한번 신청이나 해봐요."

"그래야겠네요."

집에 돌아와 엄마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엄만 요양보호사도 맘에 들고 신청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네요.
그래서 우선 신청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딸의 걱정과 마음을 알아주고 따라주시니 고맙구요. 그런데 문제는 신청한 뒤 울 엄마, 정말 걱정스러울 정도로 이상행동을 하십니다.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저희 집으로 일단 모셨답니다. 얼마나 돌발행동을 하시는지 제가 직장에 나가기가 겁이 날 정도였답니다.

그런데요, 그렇게 우리를 걱정시키던 울 엄니, 막상 심사관이 오자 얼마나 반듯하게 행동하는지요. 덧셈 뺄셈, 무슨 기억은 그리 좋은지, 그리고 걸어가라 하면 걸어가고, 손을 들라 하면 들고.. 심사관이 어머님은 대상이 아니라는 판정을 하곤 돌아가시네요. 하~~~ 그런데요, 그 심사관이 돌아가고 나자 바로 이상행동을 하시는 겁니다. 그 사람 누구냐? 왜 왔냐? 오늘 점심은 먹었냐? 마치 치매환자역을 맡은 연기자 같아 보입니다. 사람을 아주 덜덜 볶습니다.

왜 그러실까요? 울 엄마 그 후 몇 달을 저희와 함께 있다 다시 사시던 집으로 돌아가시네요. 지금은 다행히 오빠가 모시고 있어 걱정을 덜었지만 마음이 참 답답합니다. 그래도 울 엄마, 파킨슨 병 그렇게 오랫동안 앓으면서도 이정도 건강하게 자신을 돌보고 있었던 것은 참 고맙기도 하구요.
엄마 사랑해요^^


저도 나이 들어 울 아이들이 걱정하지 않고 지낼 수 있도록 몸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야겠습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는 말이 새삼 마음에 다가옵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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