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학교에서 마련한 학부모 상담, 학부모상담에 갔다 겪은 서운한 일, 왜 교무실 청소를 아이들이 하는가?
중학생이 된 막내딸, 학부모 면담에 꼭 와야 한다면 두 주 전부터 엄마와 아빠를 조릅니다. 정말 지겹게 다닌 학부모면담, 이제 겨우 큰애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아직 6년은 매년 한 두번 학교에 학부모 면담하러 가야하는군요. 경험해보셔서 알겠지만 학부모 면담 좋은 점도 있지만 왜 갔을까 싶을 때도 있잖아요? 그냥 담임선생님과 차 한잔 마시면서 우리 아이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면 좋지만, 단체로 모여서 하게 되니, 그리 큰 실효는 없습니다. 그저 학부모 면담 핑계로 가서 울 딸이 공부하는 반을 둘러보고, 다른 학부형들과 인사하는 정도죠. 학부모면담 때문에 학급 임원 엄마로 선출되기도 하기에 갈 때마다 걱정반 기대반 묘한 감정도 있습니다.
울 막내가 드뎌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울 막내 다니는 학교가 둘째가 다니는 학교와 같은 재단이라 붙어 있네요. 그 덕에 울 남편 아침에 세 남매를 태우고 학교에 데려다 줍니다. 버스비보다 셋을 함께 태워서 데려다주는 것이 더 싸게 치이더군요. 울 남편 고생이만 울 아이들은 넘 좋아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버스타고 가면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아빠 차 타고 가면 20분이면 가거던요. 그러니 그 시간동안 밥도 먹을 수 있고, 시간적인 여유와 버스타는 피로를 줄일 수 있으니 아빠가 희생할만하죠. ㅎㅎ
울 남편도 아이들과 함게 학교 가는 것이 좋은가봅니다. 평소 얼굴도 잘 보기 힘든데 이렇게 차안에서 아이들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구요. 거기서 나눈 이야기 제게도 들려줍니다. 어떨 때는 아이들에게 말 잘못했다 구박도 받구요. ㅎㅎ 특히 그 중년아저씨가 하는 썰렁한 개그 때문에 왕따를 자처합니다.
울 아이들 신학기 바람이 뭐냐고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큰 애는 선생님이 젊었으면 좋겠다고 하구요, 아들은 선생님이 젊고 이뻤으면 좋겠다 하구요, 막내는 좋은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답니다. 그리고 모두 너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주지 않고, 빡세게 아이들 독촉하지 않고, 성격 깐깐하지 않은 그런 선생님이었으면 한다네요. 그런데 운좋게도 바람대로 되었다며 희희낙낙합니다. 그리고 학교 시설이 깨끗하고 좋았으면 좋겠다는 것과 아직도 추운데 온풍기 좀 빵빵하게 틀어주었으면 하네요. 급식 주는 아줌마 밥을 좀 많이 주셨으면 하는 것도 말합니다.
그런데 이해가 안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왜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의 온풍기는 항상 고장인데, 똑같은 시스템에서 돌아가는 교무실 온풍기는 빵빵하게 돌아가는 걸까? 한 번씩 선생님 교무실로 부를 때면 왜그리 고마운지, 따뜻한 교무실 온풍기처럼 우리 교실 온풍기도 빵빵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수리부탁함..이랍니다.
울 막내와 둘째가 다니는 학교 정문
그리고 또 한가지 의문은 왜 교무실 청소는 아이들이 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랍니다. 선생님들도 분명 손도 있고 발도 있는데 왜 자기 방 힘도 약한 아이들에게 시키는지 영 못마땅하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바쁜 만큼 아이들은 더 바쁜데, 그 바쁜 아이들에게 교무실 청소시키면 좋을까 싶다네요. 우리 어릴 적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불평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 힘들겠습니다. ㅎㅎㅎ그런 이야기 들으면 울 아이들 학교 생활 그래도 잘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학부모 면담에 갔죠. 울 남편은 절 학교까지 실어주고 자긴 차안에서 쉰답니다. 벌써 눈치챈거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40분 가량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있었고, 그 후에 반별로 흩어져 아이들 방 구경하고, 담임선생님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울 막내 지드래곤의 지용이 왕팬입니다. 책상 위에 벌써 지용이 이름과 하트를 남발해놓았더군요. ㅎㅎ 그런데 자기 반에 지용이 팬이 별로 없어 심심하답니다. 그렇게 선생님과의 대화시간을 마치자 선생님께서 이번 배치고사 성적 상위 30% 학부모들을 따로 보자고 하십니다. 근대 그 30%에 울 딸 이름이 없네요. 방학 동안 이제 놀지 언제 놀겠냐며 열심히 놀기만 하더니 정말 놀았던 모양입니다. 배치고사는 아예 안중에도 없었죠. 그 결과 상위 30% 안에도 못들었습니다. ㅠㅠ
솔직히 좀 서운하더군요. 갈 때는 혹 학급 임원 시키면 어떻게 거절해야 하나 뭐 그런 부질 없는 생각도 하고, 또 걱정도 하였는데, 그 걱정이 정말 부질없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 마치고 울 남편에게 이 말을 전해줬더니 하는 말, 울 딸이 그냥 놀아서 그래, 이제 공부하기 시작하면 잘할거야, 울 딸 걱정 안해도 돼.. 그럽니다. 제가 젤 듣고 싶은 말을 어찌 그리 잘 알고 이렇게 말해주는지 남편이 이뻐 죽겠습니다. ㅎㅎ 부모 마음이 다 그런 모양입니다. 울 딸 성적이 나쁘다고 생각하기 보다, 공부 안해서 그렇지 하면 잘할거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잘 하겠죠? ㅎㅎ 잘할 거라고 격려 좀 해주세요. 막내라 그런지 마음이 더 쓰이네요.ㅎㅎ 그냥 가지 마시고 추천과 댓글 부탁드려요. 답방은 꼭 한답니다.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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