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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돌아온 남편 식당에서 안하던 행동을 하네요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8.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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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울 첫째딸 우가가 절 보더니. "엄마, 얼굴이 정말 편안해졌어요" 이렇게 아침 인사를 합니다. 정말 그런가 하고 거울을 보니 어제와 별다를 것이 없는 얼굴인데, 울 아이들은 그렇게 느껴지나 봅니다. 그런데, 미국서 한달 살다 귀국하여 첫날밤을 보낸 울 남편, 심기가 별로 좋지 않은 표정입니다. 제가 조금 걱정이 되어 물었지요. 

"여보, 아침에 뭐 안좋은 일 있으셨어요?" 

그러자 울 신랑 입을 삐죽히 내밀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요 녀석들은 내가 집에 돌아와도 별로 반갑지 않은 모양이야. 날 반겨주고, 내가 여기 있어서 좋다고 하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야. 여보 사랑해..당신밖에 없다.ㅜㅜ" 

그러면서 제 품에 안깁니다. ㅎㅎ 이럴 땐 정말 울 신랑 큰 애기 같습니다. 저도 남편의 응석에 장단을 맞추어 주었죠. 

"거봐, 나밖에 없지? 그래 나만 믿어, 괜찮아 괜찮아" 

그러면서 남편 어깨를 토닥이며 살짝 안아주었습니다. 헉 그런데 뒤통수가 좀 따끔그립니다. 슬며시 돌아보니, 울 아이들, 이런 엄마 아빠의 닭살 행각을 못봐주겠다는 눈빛으로 우릴 조용히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이윽고 우렁찬 아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허, 엄마 아빠는 빨리 떨어진다, 실시~"
 
마치 군대 교관처럼 명령조로 말하네요. 나참, '야~ 우린 부부야, 부부는 원래 이래도 되는거야!'라고 항변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녁이 되자 날씨도 덥고, 밥하기도 귀찮고, 뭘 먹을까 고심하는데 울 남편 외식하자고 합니다. 마침 TV에서 무한도전 재방송을 하는데, 정준하가 먹거리 배틀을 하고 있네요.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둘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둘 다 밥도둑들인데..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아이들 집 근처에 있는 게장을 맛있게 하는 집으로 외식하자고 하네요. 남편도 이집, 해물탕도 참 맛있다며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울 여섯식구 모두 밥도둑 집으로 출발, 그렇게 해서 해물탕과 간장게장, 양념게장이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에서 식사를 즐겼습니다. 정말 맛있더군요. 특히 서빙을 하는 직원들이 참 친절해서 좋았구요. 그 직원이 해물탕에 있는 각종 해물들을 먹을 수 있도록 간추려주다,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런데 이때 울 남편 평소에 안하던 행동을 하네요. 

 
 

 
"맘마야, 2천원만 줘" 

"왜?" 

"그냥 줘봐" 

그래서 저는 지갑에 있는 천원짜리 두 장을 꺼내 남편에게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것을 집어든 남편, 서빙하는 아주머니가 오자 그것을 드리네요. 그런데 그 순간 제 얼굴이 좀 화끈거렸습니다. 왜냐면 겨우 2천원 팁으로 드리면 아주머니가 불쾌해하실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 분 아주 밝은 표정으로 남편에게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여보, 여긴 미국이 아냐, 팁 안줘도 돼, 그리고 또 줄려면 최소 5천원정도는 주어야지, 겨우 2천원 드리면 받는 사람 기분 나쁘겠다." 

그러자 남편, 미국 팁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미국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식당에서 주는 월급이 아주 약하답니다. 우리나라도 법적으로 최저 일당이 있지 않습니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내년 최저 시급이 4320원으로 정해졌다고 하네요. 올해보다 10원이 올랐답니다. 미국도 그런 제도가 있는데, 업주들은 이를 무시하고 대부분 그 절반 정도를 준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팁으로 채우라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에서 팁은 식당종업원들이 받아야 할 급여인 셈입니다.
 
이 팁도 어느 정도 원칙이 있는데,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작은 식당이나 셀프로 먹는 부페 같은 곳은 1달러 정도, 그리고 어느 정도 서빙을 받아야 하는 레스토랑의 경우는 음식값의 10%, 더욱 품격있는 고급 식당의 경우는 30%정도까지 팁을 주어야 한다네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팁 주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대부분 식사비만 치르고 나오다가 트러블을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어떤 식당은 한국인들이 오면 아예 팁 받을 생각을 안하고 있다가, 팁을 주면 아주 고마워하기도 한다네요. 

"여보, 미국 다녀왔다고 너무 티내는 거 아냐?" 

제가 살짜기 시비를 걸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남편 하는 말 

"아냐, 이전에도 이런 식당에 오면 서빙하는 분들에게 팁을 드렸어. 당신이 못봤을 뿐이지.그리고 조금이라도 팁을 드리면 받는 입장에서는 안받는 것보다는 훨씬 좋을 거 아냐.그럼 서빙할 맛도 더 날거고. 서로 좋은 거지 뭐" 

제가 보기에는 한 달 미국물 먹은 습관인 것 같은데, 울 남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ㅎㅎ 하여간 오랜만에 우리 가족 모두 모여서 아주 맛있는 식사를 했구요, 또 울 남편 덕에 새로운 문화를 경험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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