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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손녀를 무서워 한 이유???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8. 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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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버님께서 몇주전에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다행히 여러 검사결과 이상이 없으시다네요. 여름철 더위에 체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체력보강차원에서 병원에 입원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런이유로 울 어머니는 5일쯤 휴가를 갖게 되시구요. 울 작은아가씨가 저녁에 아버님을 봐야 했기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틀 아버님과 함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는 첫날에 울 아이들도 같이 가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울 아버님은 말씀이 없는 편이라, 아이들이 와도 그저 좋아서 웃을 뿐, 이런저런 얘기를 잘 하시지 않는답니다. 그래도 오늘은 울 둘째는 왜그리 키가 크냐고 물으시고, 울 막내에게도 키가 많이 컸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가방을 꺼내달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가방을 계속 뒤지는 것입니다. 이유를 알것도 같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어보았습니다.

"아버님, 뭘 찾으세요?"

"......"

찾아도 없어서인지 아버님은 느닷없이 내의를 꺼내서 입혀달라고 하셨습니다.

우가는 바쁜이유로 둘째,셋째,넷째만 같이 왔고, 저는 아버님간병으로 저녁까지 있어야 되기 때문에 둘째가 아이들을 이끌고 집으로 먼저 갔답니다. 그리고 아버님과 제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느닷없이 아버님께서 이런말씀을 하시네요.

"옥이를 좀 야단쳐야 되지 않겠나?"

아버님 간병으로 고생하는 울 작은아가씨이름을 얘기하시며, 야단을 쳐야 겠다고 하시네요. 조금 놀래며, 그 이유를 물었지요.

"왜요? 아버님. 아가씨는 왜 야단을 치는데요?"

"지갑을 가지고 갔네. 얘기도 없이, 내 지갑을 가지고 갔어."

"병원에 두면 잃어버릴까봐 가져 갔나보네요. 나중에 가지고 오겠지요."

아버님의 마음을 알기에 저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그다음날에 제가 아버님간병을 하게 되었습니다. 울 우가가 저녁 7시전에 할아버지 병원에 오겠다고 하네요. 갑자기 우가가 생각이 나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아버님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아버님, 오늘은 저녁때쯤 우가가 할아버지 보러 온데요."

"아유~ 골치아프네."

"왜요? 아버님. 우가가 아버님을 힘들게 하는 것이 있나요?"

"지갑이 없잖아. 우가가 오면 돈을 줘야 하는데. 옥이가 지갑을 가져 갔다."

ㅎㅎㅎㅎ 울 아버님의 손주들에 대한 사랑표현법입니다. 말이 없으신 울 아버님은 손주들에게 만원짜리 돈을주시면서 본인도 아주 기뻐하시거든요. 아마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시는 것이 기쁜 모양입니다. 첫날에 울 아이들이 왔을 때에도 지갑을 찾다 없는 것이 무안하셨던 모양입니다. 저녁에 울 아가씨를 지갑가져 갔다는 이유로 야단을 많이 치셨다네요. 아이들 왔는데, 돈을 못줬다고요. ㅎㅎㅎ 그래도 울 우가가 왔을 때에는 울 아가씨도 왔기에 울 우가에게 만원짜리 돈을 꺼내 주시며, 아주 흐뭇해 하셨답니다.  울 아가씨와 저 그리고 우가 이렇게 여자 세명이 모이니, 접시가 깨지는지도 모르고 수다를 떨고 있는데, 울 아버님 한방에 저희를 보내시네요.

"어서 집에 가라."

"우야, 가자. 아버님 피곤하신가보다."

그리고 저희는 병원을 나섰습니다. '어서 집에 가라.'고 하시는 말씀이 저에게는 이렇게 들렸답니다. '오늘 간병하느라 고생해서 힘들텐데, 어서 집에 가서 쉬어라. 힘들다.' 이렇게 아버님의 마음이 전해지네요.

결혼초에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니, 아버님도 저도 이렇게 변해가네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울 아버님 좀 더 건강하시면 좋을텐데요. 그래도 지금처럼 건강관리를 잘 하시는 것도 감사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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