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지만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등재되어 있는 신조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결정장애". 이 결정장애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택의 순간에 선택을 주저하는 현 세태를 잘 대변해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울 남편 인터넷으로 물건 구입하길 좋아합니다. 한 날은 실내화를 사야겠다고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더군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실내화가 오질 않아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니, 덤핑 세일하는 곳 찾고 있다며 조금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컴퓨터 외장 하드 하나 사야된다고 하더니 감감 무소식.. 물어보면 좀 기다리면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라면서요.
그런데 남편의 그런 증세가 저에도 전염이 되었나봐요. 마트나 어디서 물건을 살 때면 혹 더 싼 곳이 있지 않을까? 더 좋은 건 없을까? 이런 생각에 사는 걸 미루게 되더군요. 아무래도 생활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나 생각하면서도 뭔가를 결정할 때 자꾸 머뭇거리거나 미루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넌 어딜 그렇게 힘차가 가니?
이렇게 선택의 순간에 결정을 미루게 되는 것, 저는 이것이 성격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성격 탓도 있지만 현대 사회가 제공하는 정보가 너무 많고, 또 선택할 기회도 다양해지기 때문에 결정을 미루게 되는 하나의 현대병이라고 하더군요. 이걸 두고 결정장애라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 이걸 두고 아는게 병이라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요즘 저의 기도 제목 중 하나가 제발 후회 없는 선택을 하자였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내가 선택한 일 후회하지 말자입니다. 이미 그렇게 선택했는데, 그게 최선이며, 그게 가장 잘한 것이며, 그 때문에 혹 손해를 입었다면 그건 원래 내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며 사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정할 순간에 잠시 숨을 고르고 기도하는 버릇을 키우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하나님이 도와주시면 좀 더 잘 선택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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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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