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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빈자리, 엄마가 곁에 있어서 행복했던거였어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2. 12. 2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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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서 엄마 이야기에 펑펑 울었던 사연 


정말 오랫만에 파마를 하러 미용실에 갔습니다. 
아마 이 미용실 파마하러 오기는 2년만에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미용실 원장님 절 잊지 않고, 아주 반갑게 대해주시네요. 머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어쩌다 이야기의 주제가 "엄마"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원장님께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재작년에 돌아가셨어요."

이런, 제가 괜한 이야기를 꺼낸 것 같아 죄송했습니다. 그런데 원장님 어머니를 여읜 그 때의 심정이 되살아나시는 듯 제게 그 때의 일을 이야기 하십니다.


" 그래서 작년엔 무지 힘들었어요. 요즘도 손님이 없고 좀 한가해지면 엄마 생각이 나서 괜시리 슬프고 우울해져요. "

그래도 시간이 꽤 지났는데 아직도 그러시는 것을 보니 어머니와 참 많이 친하게 지내셨구나 싶었습니다. 원장님 눈가에 살짝 물기가 묻어납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엔 몰랐죠. 엄마가 어떤 존재인지.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 전엔 남편이 잘해주면 기쁘고, 쇼핑해서 이쁜 옷을 사면 기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좋고 기뻤죠. 그건 남편이 잘해줘서 그런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엄마가 없으니 알겠데요." 

원장님 눈가의 비친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어가십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남편은 이전보다 더 잘해주는데, 그전처럼 행복하지가 않은거야, 맛있는 것을 먹어도, 쇼핑을 해서 이쁜 옷을 사도, 그냥 조금 기쁘지, 예전처럼 그렇게 기쁘고 행복하지가 않아. 내가 그제서야 알았어요. 엄마가 내 옆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행복했었다는 것을..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았어요. "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저도 어느 순간 눈물이 맺히네요.

"예~, 그럴 것 같아요. 저는 아직 살아계시지만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이 참 간사해요. 엄마가 병원에 있을 땐 엄마가 욕창이 생기고, 기저귀도 차고, 호흡기도 꼽고 그랬거든. 그래서 저래 사는 것보다 나 같으면 빨리 돌아가시는게 낫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도 그렇게라도 옆에 있어주니까 좋죠?"

"그래 말이야 나는 돌아가시고야 알았지. 나는 그것도 몰랐어요.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렇게라도 있어주시는게 더 낫다는 것을 알았지요. 지금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만지도 싶어도 만질수가 없어요."

"맞아요. 그렇죠."

"다른 사람들은 아픈 부모님들이 돌아가시면 자신들이 편할 거라고 생각하지. 그런데 부모님들이 돌아가시면 자신들이 그 꼴이 되는거야. 그만큼 늙어 있는거지~."

"그래요. 맞아요. 그런 것 같네요. 그러니까 매일 매일 그순간 감사하며 사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제 머리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오고갔습니다. 가정을 이루게 하시고, 그 가정을 통해 살아가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너무 오묘하고, 어려워보입니다. 흔히 좋은 부모 나쁜 부모를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오늘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부모님이 그저 살아계신 것만으로 자녀들 삶의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눈시울 적시며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머리가 다 되었네요. 미용실 문을 나서는데 오늘따라 원장님이 더 힘이 없어 보입니다. 그전과 다른 느낌..그런데 제 마음도 많이 무거워져 있네요.
우리 시부모님도 친정엄마도 그래도 후회가 없도록 계실 때 잘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됩니다.

"어머니, 아버님, 그리고 친정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전국에 계신 부모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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