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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딸 나레이터 알바 하다 그만두게 된 몇가지 고충들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2. 12. 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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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천국에서 알바 자리 찾는 큰 딸, 나레이터 알바 나간 딸 그만 두게 된 몇 가지 어려움



울 딸 알바 사이트에서 부지런히 알바자리 찾더니 우리 부부 생각지도 못한 그런 알바자리를 구해왔습니다. 울 남편 너무 어이없어 그저 허탈하게 웃기만 하더군요. 그래도 하도 하겠다고 하니 울 남편 체념한 듯이 허락해주었습니다. 인생 공부해보라구요, 남의 돈 내 지갑에 넣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한 번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며 허락해주었답니다.

울 딸 의기양양하게 알바에 나섰는데 우리 예상처럼 겨우 두 주간을 버티지 못하고 두 손 다 들어버렸습니다. 무슨 알바냐구요? ㅎㅎ 그 개업집이나 홍보할 때 탈 뒤집어쓰고 홍보하는 일 있잖아요? 하루 종일 춤추고 선물나눠주는 나레이터였습니다. 시급이 상당히 세더군요. 울 딸이 혹할만도 한 것 같았습니다. 며칠은 수습생으로 춤연습하고 이런저런 잡일 하다 본격적으로 나섰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는 것이죠.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몸이 따라주질 못합니다. 

일주일을 간신히 버뎌보더니 그 다음 주 체력이 바닥나서 잘못하다가는 병원비가 더 들 것 같다며 포기하네요. 예전에 전단지 알바 한 적도 있거든요. 그 때도 너무 힘들다며 돈버는게 이리 어려울줄 몰랐다며 울먹였는데, 지금 이 나레이터 알바 해보더니 전단지 알바가 제일 쉬운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힘들었다네요.

나레이터 모델광복동 거리에서 만난 나레이터 알바




그리고 나레이터 알바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어려움이 서너가지 있었는데 이것도 이 일을 그만두게 한 이유였습니다.

첫째가 이 일 하는 알바생들을 보는 시선이었습니다.

그래도 직업정신을 갖고 열심히 일을 하려하지만 그런 직업으로 봐주기 보다는 눈요기거리로 본다는 것이죠.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그런 호기심으로 본다는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이건 이미 예상하고 각오한 일이었기에) 자신들을 부른 업주나 그 관계된 사람들이 막대하는 것은 참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함부로 반말하면서, 음흉한 시선으로 몸을 훑어보기도 하고, 성적인 농담도 서슴없이 해가면서, 커피 타오라는 그런 잔심부름도 시키는 등 이제 갓 사회에 진출한 아이가 감당하긴 쉽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둘째가 쉬는 시간이 쉴 곳이 없습니다. 

보통 업소에 가면 나레이터들이 따로 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거든요. 보통 40분 정도 홍보활동하고, 10분정도 쉬는데 이 시간 대부분 지하 통로나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짱박히게 된답니다. 하여간 그런 곳을 찾아 쉴라치면 그 중 담배피는 아이들이 꼭 한 둘은 있다네요. 피지 말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곳을 피하려니 마땅히 갈데도 없고, 그래서 꼼짝없이 간접흡연을 해야 하는데, 이거 담배피는 사람들은 그 고통 제대로 알기 힘들죠.


한 날은 오늘은 고기집 알바라며 그래도 점심은 고기 먹겠다며 들뜬 기분으로 갔답니다. 그런데 그 집 주인 얼마나 구두쇠인지 알바생들 점심으로 밥과 김치 그리고 콩나물을 주더라네요. 옆에서는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하는데, 자기들은 그렇게 일하면서 콩나물 먹으려니 가슴이 답답하더랍니다. 차라리 우리도 고기 시켜서 사장 앞에 두고 당당하게 부려먹을까? 이렇게 서로 수군거리면서 밥먹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옷가게 알바자리 구했다며 이건 제 적성에 잘 맞을거라며 오늘도 출근합니다. 그래도 제 손으로 벌어보겠다고 애쓰는 모습이 기특하지만 부모로서 마음이 좀 무겁네요.

"울 딸 힘내라, 돈 못벌어도 좋으니 제발 아프지만 말아다오."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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