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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엄마 모시고 살다보니 절감하는 치매환자에게 꼭 필요한 시설

치매 엄마

by 우리밀맘마 2013. 2. 2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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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걸린 엄마, 치매 환자에게 꼭 필요한 시설

치매 걸린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파킨슨 병을 오랫동안 앓은 울 엄마 치매도 함께 와서 오랜시간 병원을 오가며 치료받고 있습니다. 치매환자와 함께 살아본 다른 분들의 경험담이 지금은 제 생활이 되고 있습니다.  


치매 걸린 울 엄마 지금보다 건강하실 때는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며 혼자 사셨는데, 몇 해 전부터 건강이 급격이 떨어져서 병원에 입원하시기도 하고 해서 저희 집에서 모셨답니다. 제 친정 엄마지만 함께 살아보니 정말 장난아니게 힘들더군요. 일단 제가 치매환자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고, 또 엄마의 돌발행동이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직장을 다니는터라 낮에 엄마 혼자 집에 계시는데, 너무 불안하더군요. 한 번씩 동네 산책을 하시다가 길을 잃어버리시기도 하고, 어떨 때는 시외버스를 타고 엉뚱한 도시에 가 계시기도 하고, 말이 통하지 않으니 제가 답답하기도 하고, 남편 보기도 미안하고, 또 아이들도 외할머니 때문에 불안해하고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버티다 안되어 엄마는 오빠집으로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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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들집에서 함께 살아서 그런지 울 엄마 잘 지내시더라구요. 하지만 울 오빠 집이 많이 비좁고다보니 다른 가족들 생활하기가 참 힘들었을 겁니다. 간간히 오빠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집에서 했던 엄마의 행동이 거기서도 고대로 이어지더군요. 그렇게 일년을 버티다가 또 우리 엄마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갑자기 짐싸들고 사라지셨는데, 서울에서 연락이 왔더군요. 울 엄마 말년에 경찰 패트롤카를 자주 타십니다. 오빠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래서 울 형제들 모여서 상의를 했습니다. 결론은 시설이 좋은 요양병원에 모시자는 것이죠. 

그래서 요양병원을 알아봤는데,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우리 엄마처럼 거동이 자유스런 환자가 병원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제지하거나 돌볼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걸 제지할 수 있는 병원은 거의 수용시설 같은 분위기라 꺼려지더군요. 그래서 다시 내린 결론은 일단 우리집에서 다시 모셔보자는 것입니다.
 

양산_재가노인복지센터양산에서 치매환자 및 노인요양등급을 받은 노인들을 주간동안 보호해주는 양산재가노인복지센터.이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이런 시설이 양산에도 있다는 것을 알았고, 지금 울 엄마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울 엄마 잘 지내왔는데, 문제는 한 번씩 돌발행동을 하는 것이죠. 엄마딴에는 그냥 여기서 지내는 것이 미안해 집안일도 좀 돕고 싶은 마음에 하는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돕는게 아니라 가슴 섬뜩하게 하는 일들이 태반입니다. 전기밥솥에 밥을 올려놓으면 전원을 꺼버리거나 청소하신 후에 보면 쓰레기 분리수거가 엉망으로 되어 다시 해야 하는 정도는 그나마 괜찮습니다. 다시 하면 되니까요. 제일 큰 문제는 요리한다고 가스불 제대로 잠그지 않고 그냥 놔두는 것입니다. 얼마전 울 큰딸이 이걸 발견하지 않았다면 우리집 대형화재가 났을 것입니다. 


어제부터 제 건강이 좋아져서 다시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첫 출근이죠. 그런데 제가 출근한다고 하니 엄마가 엄청 불안해합니다. 자꾸 이상행동을 하시네요. 울 아이들이 돌아가며 엄마를 돌봤는데,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울 엄마 또 집을 나갔습니다. 가족들은 나간 줄도 몰랐답니다. 그저 엄마가 방에서 쉬고 계시려니 했죠. 몇 시간 후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나이든 노인 한 분이 사차선 도로 중앙 분리대를 따라 걸어가는 것을 보고 모셨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가방 안에 저희 집 연락처가 있어서 남편이 전화를 받아 어머니를 모시고 왔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아이들이 방학인데 다음 주면 아이들 방학이 끝납니다. 낮에 엄마 혼자 계셔야 하는 것이죠. 오늘 일을 생각하면 정말 대책이 안섭니다. 이전에 요양보호사 신청을 하였더니 심사관이 오는 날 어디서 힘이 나셨는지 거동도 잘하고, 그날따라 생각도 또렷하게 해서 장애 등급을 받지 못했답니다. 내일 다시 신청해보려고 하는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맞벌이 부부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듯이, 우리 엄마 같은 경증 치매환자를 낮 시간 동안 맡아주는 시설을 만들면 어떨까 하구요. 그런 시설에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노인들 간에 친교도 이루어지게 한다면 이렇게 집에 혼자 계시게 하는 것보다 훨씬 좋을 것 같네요. 저녁 시간이 되면 다시 집으로 모셔오구요. 당장 시설을 만들 여력이 없다면 동네 경로당에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를 파견해서 노인들 식사도 준비하고 그렇게 곁에서 돕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살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안심하고 출근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내일 또 출근해야 하는데 정말 걱정입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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