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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을 부를 때 '자기'라고 하는 말 국립국어원에 물어봤더니

생활의 지혜

by 우리밀맘마 2013. 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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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연인들이나 결혼한 부부가 서로를 부를 때 "자기야"라고 많이 하잖아요? 왜 자기라고 했을까? 한겨레 신문 기자 중 한분이 이 질문을 풀어보는 글이 있더군요. 평상시에는 당연하게 생각하더라도 누가 그거 좀 이상하다고 하면 그제서야 나도 이상하다는 의문을 품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자기야도 그렇더군요. 사실 저도 울 자기보고 자기야 라고 닭살 돋게 자주 부릅니다. 요즘은 "신랑"이라고 더 많이 부르는데, 우리 신랑 그러면 저보고 이럽니다.

"세상에 20년짜리 신랑이 어딨냐? 그 신랑 이제는 고물상에 있다"

그렇다고 울 자기를 '헌랑'이라도 부를 순 없잖아요? ㅎㅎ

다시 '자기'에게로 돌아가볼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자기'(自己)는 '그 사람 자신' 혹은 대명사로 '앞에서 이미 말했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라고 풀어놓았습니다.

이 기자분 궁금증을 풀어주는 국립국어원 가나다 전화를 이용해 질문했답니다. 

"최근 애인이나 부부 사이에 '자기'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런 용법이 어디서 나온 걸까요?"




설명을 맡으신 분이 한참을 투닥투닥 무엇을 찾아보시더니 말합니다.

"'자기'는 원래 대명사입니다. 아마도 이를 확장해서 애인이나 배우자 사이에 호칭으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요, 이는 화법상 인정하지 않는 말입니다."

흠~ 현재 표준화법 상으로는 바른말로 인정되지 않는 말이군요. 우리 기자님 끈질기게 다시 질문해봅니다.

"그래요? 그래도 일상이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사용하잖아요?"

일상 드라마에서 많이 사용한다며, 이미 대중화된 말인데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에서 뭘하고 있냐고 따지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상담원 아주 무덤덤하게 무심권법으로 대처하십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그래놓고서는…'과 같은 말이 있을 수 있죠. 이런 의미를 확장해서 호칭으로 쓰이게 된 것 같은데요. 표준화법에 어긋납니다."

여전히 상담원은 표준화법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울 기자님 마지막으로 간을 쥐어짜서 한 번 더 물어봤습니다.
 
"최근에 국어연구원에서 짜장면도 인정했잖아요? 자꾸 쓰다 보면 '자기야'도 인정할 날이 올까요?"

상담원 조금 생각하더니 아주 정직하게 대답하시네요.

"…잘 모르겠습니다."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거, 이거 정말 쉽지 않거든요. 하여간 결론은 났습니다. 삼인칭 대명사 '자기'의 용법이 어쩌다 보니 이인칭인 애인이나 배우자에게 사용된 것이고, 자꾸 쓰다보면 언젠가 표준화법으로 인정될지 모르겠네요. 그렇기에 내 자기를 두고 '자기야'라고 부르는게 틀렸다고 할 게 아니라, 언젠가는 바른 말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사랑하는 자기에게 "자긔야~~ " 조금은 닭살 돋게 한 번 불러주심 어떨까요? ㅎㅎ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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