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아이들을 엄청 좋아합니다. 좋아하면서도 조금은 무서워한답니다. 생각해보세요. 아빠 좋다고 4명이 한번에 달라붙으면..ㅎㅎ 거의 죽음이죠.
며칠 전 남편이 "살려줘"를 외치기에 보니,(울 둘째 딸 키가 172입니다.) 그런 녀석이 아빠에게 업히고, 그 위로 우리 셋째 아들이 붙어 있고, 큰 애가 "잠깐만" 그러면서 마치 말타기 전에 뛰어들려는 자세를 하고 있더군요. 제가 기겁을 하고 말렸습니다.
그런데 그 넷 중에 제일 무서워하는 아이가 막내입니다. 거의 막내에게는 꼼짝을 못하지요. 제가 버릇 나빠진다고 다 받아주지 말라고 하면 이렇게 말을 합니다.
"괜찮아~ 오빠, 언니들이 군기 잘 잡잖아."
며칠 전 울 막내, 아빠에게 귀여움을 떨면서 말하네요.
"아빠, 저에게 도토리 좀 주세요."
그저 웃으며 아양떠는 막내 말만 해도 이쁜가 봅니다. 그저 입이 헤벌레해서는
"알았다~ 아빠가 도토리 줄께. 우리 이삐 사랑해요~"
"이삐도 아빠 사랑해요"
그러면서 하트를 날려댑니다. 그리고 며칠 뒤 저는 남편의 핸드폰을 보며 한참 웃었습니다. 울 남편이 한번씩 깜빡 깜빡 하거든요. 울 막내 아빠가 잊어버리지 않게 하려고 방법을 하나 터득했습니다. 핸폰 바탕화면을 이렇게 만들어놨더군요.
울 막내가 아빠폰의 바탕화면을 이렇게 바꾸었네요.
남편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이상하다, 이런 글꼴이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썼지?"
제가 보니 그건 폰에 있는 글꼴로 쓴 것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쓴 것을 폰카로 찍은 것이더군요. 이걸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요. 제가 남편에게 그랬습니다.
"그래서 줬어요?"
"응 줬지. 그런데 다시 문자를 보냈더군."
"뭐라고요?"
남편은 말을 하지 않고 다시 문자를 보여 주네요. ㅎㅎㅎ
아빠에게 도토리 10개더 달라고 아양 떠는 딸의 문자, 안넘어갈 아빠가 없겠죠?
울 남편
막내라는 말만 들어도 눈빛이 반짝반짝하며 좋아 어쩔 줄을 모릅니다.제가 막내 이야기를 하면 그게 무슨 내용이든간에 아주 행복한 표정을 짓고 듣습니다.
좀 약 오르데요.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아직 이 양반 마누라의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모르고 있어 훈련을 좀 시켰습니다.
" 자 날 보고 그렇게 웃어봐요. 될 때까지 ~"
남편, 할 수 없이 웃음을 짓기는 하지만, 이건 아니네요. 쩝.
막내가 그리 좋을까요?
|
by우리밀맘마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