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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냉장고 없이 살았더니 세상에 이럴 수가

생활의 지혜

by 우리밀맘마 2012. 8.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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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을 냉장고 없이 살았다 

 

 

현대인의 생활 중 없어서는 안될 것을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뭐 핸드폰부터 해서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냉장고 없이 산다면 어떨까요? 솔직히 상상히 가질 않으실 겁니다. 그런데 우리 옆집에서 정말 그렇게 살아본 사람이 있답니다. 오늘은 그 분의 이야기를 써보렵니다.

 

저도 결혼할 때 혼수품으로 냉장고만은 큰 것으로 사야한다는 말을 듣고는 당시 가정용으로서는 제일 큰 270리터짜리 국산 냉장고를 구입햇습니다. 아마 그보다 더 큰 것도 있었겠지만 당시 저희 형편으로 살 수 있는 가장 큰 제품이었습니다. 이걸 무려 18년을 썼답니다. 여기 양산으로 이사올 때 그것도 가져와 웬만하면 쓸려고 했는데, 모 전자업체에 다니는 아이들 고모가 강제로 양문형으로 바꿔주는 바람에 버리긴 했지만 성능은 이상이 없어 사실 아까웠습니다. 우리는 전자제품이나 다른 것도 조심해서 쓰질 않고 막쓰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무려 18년을 아무 이상없이 버티다니 우리 국산전자제품 정말 대단하다 느낍니다.

 

그런데 우리 윗 집 사는 친한 언니는 우리와 비슷한 국산 냉장고 무려 20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하도 오래 쓰다보니 자녀들이 바꿔준다고도 하고, 조금은 질려서 기회만 되면 바꿔볼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언니 남편께서 극구 반대하신다고 하네요. 아직도 멀쩡한데 왜 바꾸냐는 것이죠. 때문에 냉장고 볼 때마다 "제발 좀 고장나라.." 매일 주문을 걸다시피 했답니다. 언니의 그런 주문이 통했든지 어느 날 냉장고 소음이 이상해지기 시작하더니 냉동실에 넣어둔 음식들이 제대로 얼지 않고, 냉장실 냉기도 시원치 않는 것이 이젠 정말 갈 때가 되었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런데 언니 형부 그렇게 슬슬 수명이 다하기 시작한 냉장고를 보더니 A/S 기사를 부르네요. 그렇게 불려온 A/S기사 언니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젠 이 냉장고 수명이 다했고, 너무 오래된 제품이라 부품을 구할 수 없으니 새로 하나 장만하는 것이 좋겠다고 합니다. 뒤에서 듣고 있던 언니,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네요. ㅎㅎ 그리고 남편과 상의 끝에 양문형으로 그리 비싸지 않는 모델로 하나 사기로 약속을 했답니다. 문제는 현금으로 구입하면 한 10만원정도 더 절약할 수 있다는 말에 몫돈이 들어오는 한 주 뒤에 사기로 했다네요.

 

 

 

냉동실냉동실 이 정도로만 정리되어 있어도

 

 

일단 냉장고가 고장날 판이니 그 안에 있는 물건들을 꺼내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냉동실에 있는 것부터 꺼내다 정말 기겁을 했다고 합니다. 누군가 냉장고 냉동실은 블랙홀이라고 했는데 정말 언제 이런 것을 집어넣어놨는지..최소 3년은 넣어두었겠다 싶은 오래된 깨, 김치양념, 고추가루 등 검은 비닐에 넣어보관해논 것들이 부지기 수라네요. 그리고 한 육개월은 넣어두었던 것 같은 삼겹살에 얼음과자 등등 .. 아 이런 것들을 계속 넣어두었구나.

 

그래서 일단 사용하고 먹을만 한 것, 이웃에도 나누어주고(우리집에도 국산깨와 고추가루가 왔습니다. ㅎㅎ)해서 깨끗하게 비웠답니다. 냉장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비우고 냉장고 전원을 뽑았습니다. 순간 냉장고 소음이 없어지니 집이 그렇게 조용해지더라네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날은 더워오고 냉장고는 없으니 하루 찬거리를 마련하는게 쉽지 않은 것이죠.

보통 한 일주일분 장을 봐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살았는데, 냉장고가 없으니 매일 장을 봐야 하는 불편이 따르더라는 것이죠. 정말 이렇게 한 주를 견딜 수 있을까?

 

그런데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갈수록 불편하기는커녕 유익한 점이 생기더랍니다.

일단 냉장고가 없으니 시장을 봐도 불필요한 것은 살 엄두도 내지 못하고, 또 사더라도 조금씩 사게 되니 불필요한 지출이 생각보다 줄어들더랍니다. 그리고 싱싱한 물건들을 사서 그 날에 해먹으니 맛도 더 좋구요. 남기면 안되니까 적당하게 음식을 조리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음식쓰레기가 적어지구요. 그렇게 한 주를 계산해보니 생활비가 거의 절반이 절약되더라네요. 거기다 한 달 후 전기세까지 적게 나오구요. 상황이 이리 되니 얼마나 큰 냉장고가 좋을까 고민하던 것이 차라리 냉장고 없이 살아볼까? 이런 생각까지 들더랍니다.

 

그러던 중에 언니 남편, 심심하셨는지 그 구형 냉장고를 깨끗하게 청소하시고, 또 여기저기 손을 봤습니다. 그리고 볕이 잘드는 베란다로 옮겨 완전 태양열 살균을 하시네요. 이전 같으면 뭐하는 짓이냐고 타박을 줬을텐데..그렇게 하루가 지난 후 혹시나 싶어 전원을 꽂았는데 이게 웬일입니다. 탱크 소리내던 그 냉장고, 처음 산 것처럼 소리도 조용하고, 냉장고 기능도 이상이 없어 제대로 작동이 되는게 아닙니다.

 

형부 말로는 아마 이 냉장고 처음 들어올 때부터 지금까지 20여년을 쉬지않고 작동했으니 얼마나 피로가 쌓였을까? 한 주간 푹 쉬어주고, 주요한 부품 기름칠 좀 해주고 손봐주니까 다시 생생하게 작동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시네요. 사람이든 기계든 오래되고 피곤해지면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건 꼭 같답니다.

 

 

 

꿈의 냉장고 정말 꿈의 냉장고입니다.

 

 

 

그래서 20년된 냉장고 한 주 쉬고 부활하는 바람에 우리 윗집 언니의 냉장고 새로사기는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쉽지가 않고 돈 벌어서 넘 좋다네요. 냉장고 살 돈으로 여행이나 갈까 두 분 연신 싱글벙글입니다.

 

우리집 냉장고를 한 번 뒤져보았습니다. 냉동실..ㅎㅎ 우리집도 블랙홀이네요.

그 블랙홀 차근히 정리해보니 작년에 넣어둔 돈까스 뭉치가 나옵니다.

제 생각에 일년은 되었을법한 ㅎㅎ 이틀동안 우리집 돈까스 잔치를 벌였습니다.

울 아이들 돈까스 맛있다며 어디서 산거냐고 묻는데, 대답해주질 않았습니다.

아마 알았다면 먹었을까요?

 

여러분의 냉장고는 안녕하십니까?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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