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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걸려들 수밖에 없었던 막내딸 만우절 거짓말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24. 4. 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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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만우절날 막내가 학교에서 돌아왔습니다. 이삐가 그러는거예요.

"엄마, 내가 아빠에게 전화해서 만우절 거짓말로 제대로 속여볼께."

"뭐라고 할건데?"

그러면서 학교에서 생각했던 것들이라며 조잘조잘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뭐 복권에 당첨됐다느니, 자기에게 남친이 생겼다느니,
오늘 시험을 망쳐서 내일 선생님이 아빠를 꼭 좀 보자고 한다느니,
이쁜 아가씨가 집에와서 아빠를 찾는다느니, 오빠가 여친에게 맞아서 울고 왔다느니..
정말 별의별 생각을 다했네요. 가만히 제가 듣고 있다, 이삐에게 말했습니다.

"이삐야, 그러지 말고, 확실한 거 하나 있다. 분명 아빠가 속아 넘어갈거야"

정말 재밌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절 바라보는 이삐에게 비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러자 당장 알았다는듯이 전화기를 들더니 아빠에게 전화를 합니다.
신호가 몇 번 울리더니 아빠가 전화를 받습니다.
그러자 울 이삐 아주 다급하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연기를 합니다.

"아빠, 아빠 큰 일 났어요.훌적 훌쩍  ~ "

"이삐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엄마가, 엄마가 .. 또 허리를 삐끗했어요. 지금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있어요. 빨리 오세요."

그러자 수화기에서 놀란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뭐? .. 이런 그러게 내가 그리 조심하라고 했건만.. 알았다.
아빠 지금 곧 갈께, 울지말고 기다려"

"네, 아빠 빨리 오셔야 되요.. 엉 엉 ~ "

그렇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끊으려던 남편, 갑자기 목소리가 달라집니다.
뭔가를 눈치 챈듯한 .. 갑자기 목소리를 깔고는 이삐에게 말하네요.

"어이, 꼬마 아가씨.. 혹시 만우절이라 아빨 속이는 건 아니겠죠?"

그 순간 수화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우리 모녀는 함께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 아빠 속았다.. 끊어요. 아빠 사랑해요."
 
남편이 뭐랄 새도 없이 그냥 전화를 끊어버리는 우리 이삐,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나중에 저녁 먹으러 들어온 남편에게 정말로 속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 하는 말이 첨엔 정말인 줄 알고, 갑자기 머리 뚜껑이 열리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흥분하려는 찰라 갑자기 만우절 생각이 나더라네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이삐에게 목소리를 깔고 물어보니 이실직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남편은 자기도 오늘 만우절 때문에 생긴 애피소드를 하나 이야기해주네요.
남편에게 학교에서 문자가 왔더랍니다.
 
"오늘 선생님 감기몸살로 휴강입니다."

박사과정에 있는 사람들도 휴강이라 하니 즐거웠던지 직장에서 "야호"를 외쳤다나요? 그런데 갑자기 이거 만우절 문자 아닌가 싶더랍니다. 그래서 문자를 보낸 조교에게

"이거 혹시 만우절 문자?"
 
그렇게 보냈더니, 조교가 답장을 보내더랍니다.

"ㅜㅜ 선생님 아프신 거 맞아요. 제발 좀 믿어주세요"

그러더라네요. ㅋㅋ 아마 남편 말고도 그렇게 문의해오는 분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이 글은 13년전 글입니다.
10여년동안 만우절을 잊고 살았었네요. 
오늘은 남편에게 만우절 거짓말을 하고 싶은데 어떤 말이 좋을까요?ㅎㅎㅎ
여러분이 좀 알려주세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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