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아이는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잘 적어 갔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선생님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까?
선생님이 읽으시면 언잖을 수 있는 그런 내용이 적혀있었거든요. 무슨 내용이냐구요?
"선생님, 선생님께서 소리를 그렇게 지르시면 목이 많이 아프시잖아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좋은 말로 하시면 아이들이 더 잘 듣지 않을까요? 그렇게 소리를 지르시니, 아이들이 짜증나서 더 말을 안들을 것 같아요. 그리고 듣고 있는 저도 짜증이 나요. 담엔 소리를 지르지 마세요. 그럼 목도 안아프실 꺼예요."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거 스승의 날인데 아이로부터 이런 편지 받음 선생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그대로 선생님께 드렸다가는 마음 상하실 것 같고, 그렇다고 아이보고 고치라고 했다가는 다음에는 아예 안할 것 같고, 진퇴양난이네요.
"이삐야, 너의 생각과 마음을 담아 잘 적었네, 그런데 엄마 생각엔 네가 선생님을 가르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혹시 선생님이 좀 기분이 나쁠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럼 어떻게 해?"
"응, 가르치는 것 같은 내용을 부탁드리는 것으로 조금만 바꾸면 어떨까?"
제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고 느꼈는지,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며 저에게 어떻게 고칠면 좋을지 물어보길래, 아이와 저는 머리를 맞대며 편지를 다시 써갔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정도면 그래도 괜찮을 거 같은데, 선생님께서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그래도 걱정이 되더군요.
선생님은 답장을 아이 일기장에 간단히 적어 주셨습니다.
'이삐야, 편지 정말 고맙게 잘 받았다. 너의 생각을 잘 적었더구나. 그런데, 선생님도 소리를 지르고 싶진 않지만, 너희들을 위해 한번씩 소리를 지를 필요성도 있단다.'
좀 기분이 나쁘셨을 것 같은데, 그래도 다행히 이쁘게 봐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하더군요. 우리 막내 담임선생님을 만나면 꼭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년엔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지 사실 걱정이 됩니다. 지금 선생님과 같은 분을 만나면 좋겠는데. .
이 자리를 빌어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땅의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시며 자기 자식같이 사랑하고 가르쳐주시는 모든 선생님들께 성탄의 인사를 드립니다.
3학년2반 친구들에게
손꼽아 기다리던 겨울방학이야.
연푸른 새싹눈이 가득한 3월의 둘째날 처음 만났는데
어느새 추운 겨울이 다가왔구나.
그동안 웃고 떠들고 때론 잔소리도 듣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지.
방학동안 선생님도 2반 친구들이 많이 생각 날거야.
겨울 방학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고,
환한 웃음으로 우리 다시 만나자. 안녕
2009.12.19
겨울 방학을 맞는
3학년 2반 꾸러기들에게
000선생님이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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