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밤 10시면 잠자리에 드는 제가 어제 김연아 경기 모습을 보려고 무려 11시가 넘어서까지 TV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김연아 순서가 되었을 때 우리집은 마치 빙상 현장에 있는 긴장감이 돌더군요. 이윽고 도대체 오마주투코리아가 어떤 노래로 편집된 것일까 그 궁금증의 실체가 벗겨졌을 때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때로는 정적으로 때로는 한서린 목소리로 그리고 웅장하고 환상적인 곡조로 이어갈 때 이미 저는 그 음악이 주는 감동으로 가슴이 울렁거리더군요. 저는 피겨스케이팅에 사실 문외한입니다. 그래서 전문 용어나 경기 규칙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김연아의 공연이 마쳤을 때 그녀의 공연은 이전 다른 선수들의 공연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감동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번 실수가 있었지만 저는 그런 감동적인 공연을 보았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결과는 종합 2위가 되었지만 저는 그런 것에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김연아의 공연은 그런 점수로 평가할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 대단한 가수들의 공연, 정말 우리나라에 이런 가수들이 있었고 그들의 음악을 들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였기에 그들의 공연이 손꼽아 기다려지는 것이죠. 그들에게 등수는 이미 의미가 없습니다. 한 번 더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느냐 이제 내 마음 속에서 살아있느냐 하는 차이죠. 저는 김연아의 공연이 그렇다고 봅니다 .
이미 김연아는 점수로 매기고 등수로 그 선수의 역량을 평가하는 수준을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일위한 안도마키나 우리가 관심을 가졌던 아사다마오와는 완전 수준을 달리하는 공연이었지 않습니까? 김연아에게는 일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분야에 어떻게 도전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소화시켜서 우리에게 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는가가 남아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젤과 아마주투코리아를 우리가 기다렸던 것이죠.
저는 이번에 준우승한 것이 도리어 다행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눈물을 흘린 김연아 이젠 오마주투코리아를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녀에게 도전의식을 다시 일깨운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김연아의 공연을 보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음악은 우리 전통음악인데 그녀의 몸짓에서는 그것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보였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이라는 규칙 때문인지 아니면 빙상이라는 얼음판의 특수성 때문인지 모르지만 우리 전통가락에 우리 전통춤이 배이지 않아 덜 흥이 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그런 부분도 더 멋지게 소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연아 선수, 저는 그 공연을 본 것으로만으로도
넘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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