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곳으로 온 것도 벌써 한 달이 넘어갑니다. 저도 그렇지만 우리 아이들도 이제 이곳 생활이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는데, 의외로 울 아이들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을 보고 참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지나간 한 달 그러고 보니 울 아이들 방학이 끝났네요. ㅎㅎ 개학입니다.
이제 졸업반이 아들과 5학년이 되는 울 막내, 새로 전학 온 초등학교에 첫 등교하는 날, 남편이 아이들을 학교까지 실어주었습니다 웬만하면 걸어가게 하고 싶었는데, 학교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더군요. 게다가 학교로 가는 마을 입구쪽에 빈집들이 많아서 우범지역이라며 될 수 있는대로 걸어가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등하교를 하는지 알아봤더니 근처 음악학원이나 교습학원에 등록하면 이 학원차들이 아침 저녁으로 아이들을 실어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울 막내 아파트 근처에 있는 음악학원에 등록시켰습니다.
이제 학교에 다닌 지 나흘이나 되었을까요? 아침에 식사를 하는데, 울 아들 학교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합니다.
"엄마, 나 그냥 이 초등학교 계속 다니고 싶어, 넘 좋아, 중학교 가기 싫어"
엉? 학교가 좋다고? 여간 반가운 소리가 아니더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은 지 물어봤습니다.
"일단 친구들이 넘 좋아요. 부산에는 전학 오면 다른 친구들과 낯이 익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여긴 도리어 애들이 제게 먼저 말을 걸고 같이 놀자고 말을 붙여와요. 어제도 축구하는데 서로 자기편 하라고 하데요. 요즘 친구들과 매일 축구해서 그런지 다리가 좀 아파요."
그러자 이 말을 듣고 있던 우리 막내 자기 경험을 또 이야기합니다.
"엄마, 여기 아이들 정말 재밌다. 학원에 등록하러 갔잖아요. 그런데 제 옆에 있던 애가 우리반이었는데 저 먹으라고 과자를 주데요. 그리고는 과자사줄까 하면서 슈퍼에 데리고 가더니 과자까지 사주더라요. 정말 재밌죠? 친구들이 넘 착해요."
울 아이들 감격한 표정입니다. 역시 여긴 시골의 인심이 있는 곳이구나..
"그리고 학교에 학생은 적은데, 학교 시설은 넘 좋아요. 강당도 크고, 식당은 깨끗하고, 밥은 정말 맛있어요."
급식이 맛있다네요. 특히 수요일은 특식이 나오는데 아주 아이들 입맛에 딱 맞았다고 합니다.
"제일 좋은 건 선생님이예요. 우리 선생님 무지 착해요. 그리고 대부분 젊은 선생님들인데 우리랑 잘 어울려 놀아주고, 꼭 형님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저도 학교에 몇 번 방문했지만 교장 교감 선생님 외에는 다 젊은 선생님들이었고, 상당히 친절했습니다. 울 남편도 하는 말이 자기가 학교에 아이들 데리러 가보면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정말 격의 없이 대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고 합니다. 마치 교회의 주일학교 풍경같았다고 하네요.
호 ~ 아이들 말을 듣고 보니 안심이 됩니다. 그나저나 안됐네요. 울 뚱이 ~ 이제 한 주만 이 학교에 다니면 중학교 가야하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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