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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보낼 우편물 때문에 서울 갈뻔한 사연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7.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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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갈 택배

울 우가가 한,두달전부터 SSI에서 개최하는 일러스트대회에 참가신청을 하고 정말 열심히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정성을 드리는지, 울 딸이 저렇게 꼼꼼했어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모습과 작품을 보니, 엄마로서 얼마나 대견하고 이쁜지요. 오랜 정성 끝에 이제 작품을 접수해야 될 날이 다가왔습니다. 

아침에 울 우가가 자신의 작품을 주며 이렇게 말을 합니다.

"엄마, 오늘까지 접수가 되어야 하니까요. 오늘 우체국에 10시까지 꼭 가셔서 오늘 안에 도착하는 우편으로 보내주세요. 알았죠. 꼭이예요."

오늘은 친정집에 가기로 약속되어 있어서, 우체국을 들렀다가 가면 되겠구나 싶더군요. 그래서 아침부터 서둘러서 집안 정리를 했습니다. 9시 15분쯤에 우체국으로 갔고, 9시30분쯤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우체국의 직원이 이렇게 말을 하네요.

"여기 말고 동래우체국에 9시 30분 까지 가야 오늘 서울에 도착하게 됩니다. 지금은 늦었습니다. 그리고 훼손이 되지 않으려면 철물점에 가서 스치로폴로 채워야 겠네요. 여기에는 박스는 팔지만, 스치로폴같은 것은 없습니다."

우체국 직원의 말에 식은 땀이 주르르 흐르네요. 정신을 차리고 일단 작품을 포장하기 위해 철물점이 아닌 가까이에 있는 화방으로 갔습니다. 제 예상대로 작품이 훼손되지 않도록 포장할 재료가 있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동래우체국을 향하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빈택시는 하나도 보이질 않더군요. 그래서 조금전에 갔던 우체국 지점으로 포장을 하러 갔습니다. 잘못하면 울 우가의 수고가 헛된 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포장을 하려니 손에 잡히질 않았습니다. 다행이 친절한 우체국아저씨께서 포장하는 것을 도와주시네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제가 물어보았습니다.

"저~ 혹시 지금 부산역으로 가면 안될까요?"

"부산역이 아니라 비행기로 갑니다."

"예~ 그럼 공항으로 가지고 가면 어떻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안됩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왜 아저씨는 계속 안된다고만 할까요? 그토록 열심히 작품을 만든 딸을 생각하니, 제 마음이 타들어갑니다.


 
 


어떻게든 오늘 꼭 서울에 접수 할 수 있도록 제가 돕고 싶은데, 방법을 알 수 없었습니다. 남편은 계속 전화를 받지 않구요. 아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오늘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더군요.
 
'어떻하면 좋지. 주님, 저에게 지혜를 주세요.' 그렇게 한참을 우체국 의자에 앉아 있다 일단 내일 오전에 도착하는 편으로라도 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리고 집에 가서 SSI의 공모전담당자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부탁을 드려봐야 겠다고 생각했지요. 혹시나 싶어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저~ 혹시 다른 방법이 생겨서 작품을 찾고 싶으면 몇시까지 와야 하나요?"

"12시전에는 오셔야 됩니다."

일단 우체국에 우편 접수를 해놓고 무거운 맘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일단 인터넷으로 주소검색을 해보니 해당 기관의 홈페이지가 나오네요. 홈페이지 중간 쯤에 전화번호와 접수일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이런 우라질~(죄송) 접수날이 오늘까지가 아니고 내일까지 더군요. 이제껏 고생한 걸 생각하면 화가 날만도 한데, 그래도 우리 딸 고생한 작품 제대로 접수는 하겠구나 싶어 감사가 먼저 나오더군요. "주님 감사합니다. 에휴~" 한숨도 같이 나오네요. 집으로 오는 내내, 만일 담당자가 오늘까지 접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면, 작품을 찾아서 제가 서울에 가서 직접 접수를 할까 그런 생각도 했거든요.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의 내쉬는 순간 우가가 조금 괴씸해지네요. 아무래도 이마에 땅콩을 한대 먹여야 겠다고 마음으로 다짐을 했습니다. 

드디어 저녁이 되고 우가가 오더군요.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다~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요녀석이 미안해하는 기색보다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연신 히죽거리며 웃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물었지요. 

"우가야, 엄마가 너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데, 너는 뭐가 그리 좋아서 실실거리며 웃노?"

"엄마, 미안 미안. 그런데 엄마가 나를 이처럼 생각하고 사랑하는구나 생각하니 자꾸 웃음이 나와요. 엄마 사랑해요."

그러면서 필살기인 애교를 마구 날립니다. ㅎㅎ 아침에 힘들었던 것들이 다 날아가 버리네요. 조금 후 남편이 오더군요. 남편에게도 오늘 있었던 일들을 다시 고자질했습니다. 울 남편이 그럽니다.

"울 자긔 오늘 무지 힘들었구나? 그래? 땅콩을 아직 못 때렸다 이거지. 알았어. 내가 대신 때려줄께."

ㅎㅎㅎ 울 남편, 때리지도 못할 거면서 큰소리를 칩니다. ^^   
에구 그런데 그 작품 사진이라도 찍어둬야했는데.. 넘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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