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노동시간 최고의 가정 파괴범
하루 3분도 아이들과 놀아주기 힘든 이 시대의 아빠들
OECD 꼴찌 부끄럽고 미안한 자화상
지난 번 프랑스의 출산율에 대해 포스팅할 때 프랑스의 출산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가 부부가 함께 가사일을 분담할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노동시간이었습니다. 남여 모두 저녁 식사 전에 집에 돌아올 수 있으니 가사 분담이 가능하고, 이 때문에 육아나 기타 가사노동이 그렇게 큰 스트레스가 되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동시간을 자랑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꿈꾸기도 힘든 상황인 것이죠.
하지만 출산율 저하가 우리나라 생존의 기반을 흔드는 사회적 문제가 된 지금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조정되어야 합니다. 최근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이 삶의 질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5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정의 아빠가 자녀와 같이 놀아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하루 고작 3분이며, 돌봐주는 시간도 3분이었습니다. 엄마까지 포함해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시간도 하루 48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짧은 기록입니다.
얼마나 짧은 시간인가 하면, OECD 평균은 하루 151분이고, 이 중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은 47분입니다. 이웃나라 일본 어린이들만 해도 아빠와 함께 놀거나 공부하는 시간이 하루 12분으로 한국보다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의 1/15 정도 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니 아이와 아버지가 소통이 될 리 없으며, 어릴 때부터 친밀한 관계를 갖지 못하다 보니 아버지는 점점 집에서 섬처럼 고립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저 돈버는 기계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죠.
그렇다면 가정을 벗어나 사회에서의 친구 관계는 어떨까요?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있는지와 관련한 점수에서 한국은 72.37점을 기록해 OECD(88.02점) 평균에 크게 못 미친 것은 물론 회원국 중 최저였습니다. 그래도 29세까지는 OECD 평균보다도 높았지만, 30∼49세에서 점수가 급격하게 낮아지고, 50세 이상이 되면 완전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관계는 삶의 만족도로 이어집니다. 개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한국이 10점 만점에 5.80점을 기록해 OECD 34개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포함한 36개국 중 29위로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너무 과다한 노동시간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가정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여집니다.
아버지는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다보니 자연 부부관계도 멀어지고, 자녀와도 소통의 부재에 놓이게 됩니다. 점점 가정에서 섬처럼 고립되어 지는 것이죠. 가정이 삶의 근간이 되는데, 이 땅의 아버지들은 그 기초가 무너진 채 생활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정부가 노동개혁을 하겠다며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을 단축시켜주어서, 최소한의 가정생활이라도 가능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그 정책들의 내용을 보면 도리어 꺼꾸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그저 근로자들을 일하는 기계로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부려먹겠다는 생각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기업인들은 생각을 좀 고쳐야 합니다. 이렇게 삶의 질이 떨어지고, 생활의 근간이 무너진 채 아무 희망없이 일만 하게 하면 기업들이 원하는 정도의 생산성이 나올까요? 절대 아닙니다. 공부도 일도 사람들이 스스로 하겠다는 동기가 제대로 있을 때 잘 되는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면 행복해진다는 희망이 있을 때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그런 상식을 자꾸 도외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아이들에게 아빠를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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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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