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진돗개 흑구 깜순이
몰래 야밤도주하여 임신하고 돌아와서는
무려 일곱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이전 글을 못 읽으신 분을 위해 아래 링크를 남깁니다.
☞ 진돗개 흑구 깜순이 일곱자녀 육아일기, 태어나서 한달까지
☞ 진돗개 흑구 깜순이 임신시킨 새끼 일곱 마리의 아빠를 찾아라
한동안 우리집 완전 개판이었습니다.
어미 깜순이와 일곱마리의 새끼들,그리고 원래 집에서 키우던 장군이까지
무려 아홉마리의 개들이 온 집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도 6명인데, 한동안 15명의 생명체가 한 집에 살고 있었던 것이죠.
우리집 거실을 점령하고 있는 깜순이가족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이제 어쩌면 좋겠느냐?
한 달동안 이 아홉마리의 개들에게 시달린 울 가족들
무조건 분양해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분양할 것인가?
먼저 가까운 사람들 중 우리 애기들을 잘 키워줄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먼저 울 교회 교인 중 한 분이 멧돼지로부터 밭을 지켜줄 개가 필요하다며
두 마리를 달라 하십니다. 암수 한쌍으로요.
그래서 일곱마리 중 가장 힘쎈 블랙탄 새치와 흑구 곰이를 드렸습니다.
어미 곁에 있는 황구가 살구, 그 뒤가 곰이입니다.
아참 참고로 우리집 일곱마리 우리가 이렇게 이름 붙였답니다.
엄마 깜순이처럼 완전 흑구는 하나도 없구요, 대신 거의 흑구인데
턱에 살짝 흰털이 있는 놈이 있습니다. 덩치도 그렇고 하는 짓도 그렇고 해서
그 이름을 곰이라고 지었습니다. 그리고 블랙탄 새치,
황구 두 마리 중 하나는 생긴게 하도 살갑게 생겨서 살구,
또 한마리는 카페라떼색이라 라떼, 그리고 재구가 두마리 있는데
네모와 짜장입니다. ㅎㅎ 이름 참 신기하게 지었죠?
필사적으로 엄마젖을 먹으려는 라떼
또 아파트 주님 중 한 분이 진돗개를 키우고 싶다며 달라해서
가장 말 잘듣는 살구를 드렸습니다.
울 둘째 친구가 집에서 키운다 하여 라떼를 주었고,
젖소가 제일 귀여운데 이 녀석에게 반한 좀 먼 동네 사람에게 분양했습니다.
엄마는 밥먹고 젖소는 엄마젖 먹고..
이제 재구 두 마리, 짜장이와 네모가 남았네요.
달라는 사람이 없어 제가 장이 서는 날 데리고 가서 팔았습니다.
그런데 장에 가자마자 이 두 녀석에게 반한 한 아주머니께서
자기에게 팔라 하셔서 조금의 돈을 받고 팔았습니다.
애들이 짜장이와 네모입니다. 색이 짙은 것이 짜장..
일곱마리의 진돗개 새끼 순식간에 울 집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정말 태풍이 지나간 듯한 느낌...
이제 우리집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ㅜㅜㅜ
아니구요, 있을 때는 정말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싶었는데
보내고 나니까 너무 보고 싶은 거 있죠?
일곱마리 새끼에 젖을 먹이는 깜순이
순식간에 아기 일곱을 사라진 것을 본 울 깜순이
언젠가부터 우울증 같은 것을 앓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깜순이에게 너무 미안하구요,
마지막으로 두 아기 네모와 짜장이를 팔고 왔을 때는
깜순이를 안고 미안하다며 엉엉 울었습니다.
일곱 새끼들 일일이 핥아주며 대소변 다 받아 키웠는데..
깜순이만 그런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답니다.
그리고는 모두 핸폰에 저장된 아기들 사진을 보며
보고 싶다고...보고 싶다고..
언제 다시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을까요?
정말 보고 싶네요.
이렇게 이별하는 거 정말 할 짓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런데 깜순이 마음은 오죽 힘들까요?
이 녀석 한 동안 밥도 잘 안먹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주차장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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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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