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 아이들 저와 함께 다함께 학교에 갑니다. 큰 애는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집에 있고, 고3인 둘째, 고1인 셋째, 중2인 막내가 학교는 다른데 재단이 같은 학교에 다니다 보니 아침에 함께 등교합니다. 여중과 여고 그리고 남여공학의 고등학교가 함께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이렇게 아침에 아이들을 태우고 학교에 도착해서 내릴 때면 울 남편과 저 아이들에게 이렇게 인사합니다.
"오늘도 재밌게 지내고 와" 또는 " 잘 놀다 와" 이렇게 말해줍니다. 그런데 한 날은 울 아들 저의 이런 인사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공부하러 학교 가는 학생에게 잘 놀다오라는 말이 무슨 말이냐고 슬쩍 핀잔을 주네요. 그래서 울 아들에게는 인사를 바꾸었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와. 너무 무리는 하지 말고.."
여러분은 아이들 학교에 보내면서 무슨 인사를 하나요? 아마 대부분 공부 잘하고 오라든지 선생님 말씀 잘듣고, 잘 배우고 오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유대인 부모들은 우리와 다른 인사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통해 뭔가 하나라도 더 배워오라고 학교에 보내기에 선생님 말씀 잘듣고 잘 배워서 오라고 하는데, 유대인들은 학교가서 모르는 것 있으면 선생님께 물어보라고 한다네요. 학교에 보낼 때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오늘 학교에서 공부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꼭 질문해라 그렇게 말하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입니다.
오늘 선생님께 뭘 여쭤보았니?그러면 우리 아이 뭐라고 대답할까요?
잘 배워 오라는 말과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는 것, 여기서 우리와 유대인들의 교육방법과 학교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탈무드에서는 "혼자서 공부하면 바보가 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독학이 아니라 서로 질문과 토론을 통해 배워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스라엘의 학교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개념을 이해하고 원리를 깨우치게 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수업은 질문과 토론으로 진행하구요. 좋은 질문을 하게 하는 것, 이게 유대인들이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 방법인 것이죠.
우리는 아이들이 돌아오면 "오늘 뭐 배웠어?" 하잖아요? 유대인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들에게 "오늘 선생님께 무엇을 여쭈어보았느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이들이 스스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학교에서 이것을 해결하라는 것이죠. 이만큼 질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할 때 "학교에 가면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모르면 무엇이든 물어보아라" 합니다.
우리는 잘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이 잘 배운다는 말이 너무 수동적으로 이해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가르치고 아이들은 그 선생님에게서 일방적으로 배우는 것이 우리 학교의 시스템이죠.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또 이를 응용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이 알고 있지만 이 지식이 나의 것으로 소화되지 않는 지식이 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국사 시험점수는 높은데 역사의식이 없거나, 윤리점수는 높은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은 적고, 국어 점수는 높은데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생기는 것이죠.
아이가 수동적으로 배우는 습관에 길들여지면 창의력은 자꾸 죽어갑니다. 아이 스스로 알아가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할 때 제대로 된 공부가 되는 것이죠. 우리 아이들이 좋은 질문을 하도록 부모와 학교가 함께 노력을 기울일 때, 우리 아이들 학교 가는 재미가 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도 아이들 학교에 보낼 때 이렇게 말해봅시다.
"오늘 선생님께 모르는 것 물어보아라"
아마 아이는 그 말을 듣고 울 부모님은 학교에 대해 뭘 모르는구나 생각할지 몰라도, 계속 그렇게 말하다 보면 언젠가 울 아이 멋진 질문으로 그 생각을 열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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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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