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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정관수술했는데 또 임신한 아내, 남편의 반응은?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2. 10. 3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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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수술, 남편 정관수술 했는데도 임신, 남편의 반응과 출산하게 된 사연


 


 

저는 우리 둘째가 동생을 보고 난 뒤 너무 힘들어 하는 것을 보았기에(관련글 -> 
두 달 떨어진 우리 아이 엄마를 거부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아이를 이제 그만 낳으려고 했습니다. 위로 딸 둘에 셋째로 아들을 낳았으니 됐다 싶었습니다.

요즘은 강남에서 셋째를 낳으면 수천만원을 지원금으로 준다는 말까지 나오던데, 당시만 해도 셋만 낳아도 야만인 취급을 받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넷째는 생각도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시어머니와 할머니께서 울 집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청천벽력같은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내가 태몽을 꿨는데, 돼지 여러마리가 집에 들어오는 꿈을 꿨다. 분명히 태몽인데 무슨 소식 없나?"

허억,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정신을 수습하느라 애쓰는데 할머니까지 거드시는 겁니다.

"나도 태몽을 꿨다. 기억은 안나는데, 분명 아들이다. 아이 가지면 무조건 낳아라."


돼지꿈

http://cafe.daum.net/m-toad/HS7s/273?docid=1CRB6



울 할머니도 말씀을 하시네요. 사실은 저도 며칠 전 태몽을 꿨답니다. 거의 비슷한 날에 시할머니, 시어머니, 저 이렇게 3명이 태몽을 꾼 것이지요. 이거 참 ~ 저녁에 남편이 퇴근하자 저는 낮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보, 오늘 어머니와 할머니 오셨어요. 그런데 태몽을 꾸었다고, 임신하면 꼭 낳으라고 하시네요. 이를 어째요? 아직은 임신 전이니 당신이 빨리 정관수술을 하세요. 내일이라도요. 알았죠?"

여자보다 남자가 영구피임법이 간단하고 부작용도 없다고 해서 남편이 수술하도록 재촉을 했습니다. 그런데 울 서방님 약속은 철썩 같이 해놓고 차일피일 계속 미루는 것입니다. 안되겠다 싶어 제가 강하게 재촉하니까 그제서야 울 서방님 수술을 하더군요.

수술을 아주 잘 됐다고 하는데, 그거 많이 아픈 모양이죠. 집에 돌아온 남편, 시술하는 의사들 흉을 막 보네요. 아무래도 이거 인턴들 실습에 이용당한 느낌이라면서요. 마취를 했지만 어찌나 아프게 수술을 하는지 소리를 질렀더니 의사들은 그것도 못참냐고 수술하면서 엄청 야단을 쳤던 모양입니다. 수술 받으면서 엄청 억울했던 모양이더군요. 한 일주일을 고통 속에 지나다가 실밥을 빼고 간단한 검사를 받으니 수술이 잘되었다고 아주 자신있게 말하더랍니다. 


그런데 5개월이 지난 어느날 제가 덜컥 임신을 한 것입니다. 정말 엄청 당황스럽더군요. 이 사실을 남편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저의 말을 듣은 남편도 충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다음 날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러 가더군요.

" 그 병원 의사도 아주 당황스러워 하더군. 수술이 잘되어도 인체가 워낙 신비해서 다시 풀어질 수도 있고, 어떻게 해서 다시 연결이 될 수도 있다네. 뭐 백명 중의 한 명 꼴로 그런 경우가 있다네. 하여간 자신들이 어쨌든 잘못했기 때문에 뭐 보상비를 준다고 하는데, 그냥 왔어."

참 황당하더군요. 하나님이 주신 귀한 생명 감사히 받아야 하는데, 저는 울 아들 걱정이 먼저 되더군요. 또 둘째처럼 그러면 어떻게 하나? 저나 우리 아들이나 동생을 가질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돼 있었습니다.


정관수술

정관수술 홍보 포스트



사실 저는 아이들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세 자녀를 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뻤는지요. 그런데 울 둘째와의 1년 6개월의 아픔의 세월을 겪고 나니 내가 힘든 것보다 울 아들이 힘들어 할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했지요.


"주님, 왜 저에게 또 아이를 주셨습니까?  저는 이제 더이상 아이를 낳고 싶지 않습니다. "

그리고 그 다음날 저는 잔인한 각오를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렸지요. 퇴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에게 저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여보, 내일 수술을 하려고 마음 먹었어요. 그러니까, 당신이 오늘 중으로 내 마음을 바꿔요. 안그러면 정말 병원에 갈꺼예요."

아마, 울 서방님 이 때 마음이 어땠을까요? 사실 세 아이를 키우는 동안  남편은 집안 일에는 거의 돕지 않았습니다. 매일 일때문에 늦게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사무실에서 다른 동료들은 다 정시에 퇴근하는데 왜 우리 남편만 늦게까지 남아서 일해야 하는가 말입니다. 남편 말로는 자기가 아니면 안되는 일이 많아서 그렇다며 은근히 자기 실력 때문에 그렇다고 뻐기는 것 같은데, 저는 그거 일중독증 같아 보여 더 싫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구요, 결혼 생활에서 남편에게 갖는 유일한 불만사항이기도 하죠. 그런 남편, 얼마나 당황했는지 막 횡설수설하며 제게 매달리네요.

"여보 걱정하지 마, 이제부터 내가 매일 한 번은 설거지를 하고, 일주일에 한번을 빨래를 하고, 또 일찍 들어와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

세월이 지나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당시 남편은 쉴 새 없이 거의 밤을 세워가며 제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엄청난 공약을 쏟아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마음은 움직이질 않더군요. 그리고 밤이 되어 저는 이렇게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죄송해요. 제가 잘못하는 거 알지만, 울 아들이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거 저는 보고 싶지 않아요. 주님, 제가 이 벌의 값은 무엇이든 받겠어요. 주님, 제발 용서해주세요. ......."

그리고 잠이 들었는데,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 하나님께서 절 설득시키시더군요. 꿈 속이지만 너무 선명하고, 또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못하면 큰 일 날 것 같은 공포감이 엄습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내, 하나님께서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이리 애를 쓰시는구나, 내가 뭔데 하나님을 이리 힘들게 하는가.. 정말 회개가 되구요, 그리고 믿음으로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답니다. 


예수님_어린양

예수님은 선한 목자


벌써 11년이 지났네요. 그런 우여곡절 끝에 태어난 우리 막내 얼마나 이쁜 짓을 하는지, 남편 말로 막내 없었으면 무슨 낙으로 사냐고 그럽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울 막내 제 핸드폰으로 아빠에게 매일 문자 보내고, 마치 둘이 사귀는 것 같습니다.(관련글 -> 뜬금없이 날아온 남편의 문자, 이거 뭥미?)
 
이토록 사랑스런 아인데 내가 어찌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했을까? 생각이 날수록 후회가 되어집니다. 그런데 어느날 울 막내가 자기 탄생 비화를 누군가에게 들었던 모양입니다.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제게 묻더군요.


"엄마, 그런데 정말로 나를 안 낳으려고 했어요?"

저는 순간 깜짝 놀랬지요. 그리고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이삐야, 그 땐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그래서 잠시 그런 생각을 했었어. 하지만 널 낳기 위해 하나님께서 엄마 꿈에도 나타나셨단다. 그리고 엄마나 아빠 모두 이삐를 낳고 얼마나 좋아하고 이뻐했는지 이삐는 알지. 그리고 지금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응."

울 막내 조금의 의심도 없이 힘있게 말을 하면 웃습니다. 누군가 태어날 때 사연이 많을수록 잘산다고 하던데, 이리 밝게 자라줘서 얼마나 고마운지요.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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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으셨으면 추천 쿡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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