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간 지난 건강음료, 과연 마셔도 될까? 시골 할머니가 주신 건강음료 먹지 않고 가져온 이유
어제 울 남편 어머님의 부름을 받고 부산으로 아침 일찍 달려갔습니다. 요즘 한 두어달 정도 어머님께서 울 남편 잘 부르지 않으셨는데, 드디어 한계에 다다르신 것 같습니다. ㅎㅎ 효자 남편, 장모에게 잘보이랴 친 엄마에게도 잘하랴, 요즘 고생이 많습니다.
어머님께서 두 주 전부터 고향인 청도에 가고 싶다며, 아들을 재촉하셨거든요. 청도 풍각장에 가서 장터에 있는 소머리국밥이 먹고 싶고, 시골 친지들에게 양파 좋은 것으로 부탁해놓으셨다고, 그리고 연세가 많으신 시댁 어르신들도 뵙고 와야겠다 하셨습니다. 어머님의 부름에 울 남편 아침에 한달음에 달려가 몸 편찮으신 어머님 모시고 이 더운 날에 하루종일 청도를 고모님과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저녁 늦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청도 가는 길에 고모님이 이런 말을 하시더라. 집에 손자가 왔길래 아무 생각없이 냉장고에 보관 중인 초코파이를 주었는데, 그게 그만 유통기간이 지난 거지 뭐야. 이 똑똑한 손자 녀석 먹기 전에 유통기간을 확인하고서는 할머니에게 핀잔을 줬지 뭐야. 할머니 도대체 이런 것을 손자에게 주심 어떻게 하냐고? 도저히 이젠 할머니를 믿을 수 없게 되었는데, 왜 그러셨냐고.. 울 고모님 손자의 그 말에 영 섭섭해서 그 녀석 욕을 막하시지 뭐야."
남편 말을 들으니 그 똑똑한 조카 녀석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그런데 있잖아, 그 손자의 마음 난 좀 이해가 돼. 나도 그런 경우를 많이 당해봤거든. 그거 정말 난처하다. 그래도 친할머니니까 그렇게 대놓고 불평이라도 하지. 잘 모르는 어르신께서 대접한다고 내 놓은게 유통기간 한 참 지난 걸 받게 되면 정말 갈등이다. 먹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유통기간 지나서 먹지 않겠다고 말도 못하고 ㅎㅎ"
그러면서 제게 건강음료 한병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오늘 고모님과 그런 이야길 하다 어머니 고향에 갔는데, 거기 아는 할머니께서 정말 반갑다며, 이걸 주시지 뭐야."
남편이 그렇게 말하며 꺼내놓은 건강음료. ㅎㅎ 울 남편 엄청 난처했겠습니다.
울 남편이 받아온 건강음료 그런데 좀 오래돼 보입니다.
허걱~ 유통기간이 2010년 5월 무려 3년이 지난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리 오래 보관할 수 있었을까요?
울 남편 주시는 거 받으면서 혹시나 싶어 유통기간을 슬쩍 보았답니다. 그리고는 급 당황, 이걸 어쩌나? 잠깐 고민하다 그 할머니에게 냉수 한 컵 달라고 부탁하고는 냉수를 아주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리고는 이 음료를 주머니에 넣고는 이건 나중에 먹겠다며 가져왔다고 합니다. ㅎㅎ 할머니께서 몸에 좋은 거라면 주신 건데, 유통기간이 작년만이었더라면 걍 먹었을텐데 3년이 지난 것은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더라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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