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감정 이해하기. 중학교 1학년 울 막내, 엄마랑 이야기하다 그냥 울고 싶다는 이유
청소년기를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울 아아들 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아주 적절하게 이용하며 살아갑니다. 한 번씩 돌발적인 행동을 해놓고는 지금 나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그런 것이니 엄마 아빠가 이해를 해주어야 한다나요? ㅎㅎ 아이가 넷이라 이 녀석들 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줄줄이 이용해 먹다 이제는 막내까지 왔네요. 질풍노도의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 막내, 오랜만에 엄마랑 단 둘이 식탁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솔직히 전 제 상태가 온전하질 못했습니다. 어린이집 마치고 퇴근하여, 밥짓고 청소하려 하는데 몸이 따라주질 않아 그저 식탁에 앉아 있었거든요. 겨우 밥만 밥솥에 앉혀놓았습니다. 그렇게 넋놓고 있는데, 울 막내가 제 앞에 앉네요. 울 막내 그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이뻐서 울 딸 보고 히죽이 웃으니 입을 쑥 내밀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는 내가 그렇게 이뻐?"
"그럼 이쁘지, 세상에서 제일 이쁘지"
그렇게 우리 모녀는 대화의 끈을 잡았습니다. 오랜만에 울 막내랑 이렇게 마주보며 이야기를 하니 넘 기분도 좋구요. 제 상태가 말이 아니지만 오늘 막내의 이야기를 좀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에 울 막내가 말을 많이 하도록 좀 유도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울 막내는 중학교 다니는 게 힘들지 않아? 머가 제일 힙들어?" 그러자 울 막내 기다렸다는듯이 제 속에 있는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울 막내 갑자기 이럽니다.
"솔직히 엄마 나 좀 울고 싶어..."
아빠랑 탁구치는 막내, 이 아이가 벌써 중학생이 되었네요.
아니 울고싶다고? 난데 없는 울 막내의 울고싶다는 말에 좀 놀랐지만 일단 이 아이 감정을 이해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엄마의 말에 울 막내 벌써 눈물이 글썽글썽거리더니 급기야 울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있잖아 나도 어떨 때는 엄마 아빠 앞에서 신경질도 내고 싶고, 화도 막 내고 싶고 그렇거든"
"그래? 엄마 아빠가 이삐에게 뭐 잘못한 거 있어?"
"아니, 꼭 그런건 아니구, 청소년을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잖아. 그런데 정말 그런 것 같애. 아무 이유없이 그저 막 화내고 싶을 때도 있고, 신경질 부리고 싶을 때도 있고, 막 내 마음대로 다 하고 싶고 그래. 엄마 아빠가 내게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냥.."
아하 그렇구나..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런 심리적인 현상이 있구나. ㅎㅎ 알죠. 울 아이들 다 그렇게 해왔구요. 그래서 아이들 중학생이 되면 울 부부 살짝 긴장합니다. 저 녀석 이제 슬슬 말투도 시빗조가 되고, 짜증 만땅 부릴거고, 뭐라 하면 부드럽게 말 안하고 고함치고 그렇게 하겠구나..그런데 울 막내 중학생이 되고 난 뒤 언니 오빠들처럼 그렇게 심하게 하진 않더군요. 아직 덜 자랐나? 했습니다.
"사실 나도 언니 오빠처럼 그렇게 신경질 내고 싶기도 한데 그렇게 하면 엄마 아빠가 마음 아프잖아? 그래서 그렇게 내 마음에 있는 대로 폭팔시킬수도 없고, 그래서 힘들어. 그래서 그냥 울고 싶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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