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빠알간 홍시를 정말 맛있게 먹는 방법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2. 10. 26. 06:00

본문


홍시, 홍시 맛있게 먹는 법, 어릴 적 홍시에 얽힌 남편의 추억








 

청도에 살고 있는 언니에게서 아주 맛있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올해 수확한 감을 홍씨로 만들어 보내 왔네요. 청도에는 4월에 우박이 와 감을 전혀 생산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 고생해서 얻은 것을 동생이라고 정성들여 포장해 보내왔는데,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습니다.

우리집 아이들 모두 홍시를 좋아하긴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울 남편입니다.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홍시, 남편이 이렇게 홍시를 좋아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답니다.

울 남편 어릴 때 할머니 손에서 자랐습니다. 할머니는 청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구요, 남편이 명절 때 시골에 가면 여기가 옛날 내가 살던 집이라며 보여주는 할머니 집은 그곳에 있는 다른 시골집과 다를바 없었지만 마당이 엄청 넓었습니다. 지금 이 집은 다른 분에게 팔렸는데, 그 마당은 복숭아 과수원으로 변해 있더군요. 


홍시



그 마당 주위로 아름드리 감나무가 십수그루 심겨져 있었습니다. 가을이 되면 그 감나무에 감이 빠알갛게 익어가고 동네 아이들은 할머니 몰래 감서리 하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어느 바람이 세차게 불던 늦가을 어느 날 아침, 할머니는 밤새 바람소리에 무서워 잠 못 들다 늦잠 잔 손주를 깨웁니다. 부시시 눈을 비비며 문 앞 마루로 내려서니 할머니께서 귀한 손주 머리를 쓰다듬으며 담쑥 안아주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기 감나무 밑이 보이지? 가서 뭐가 있는 지 보고 가져오너라" 

할머니 말을 들은 손주 한 달음에 달려가 보니 그 감나무 밑에 소복히 낙엽이 쌓여 있고, 그 위로 정말 잘 익은 빠알간 홍시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손주는 그 홍시를 손에 들곤 할머니 홍시가 정말 잘 익었어 하며 들고 옵니다.

그 홍시를 받아든 할머니 아주 흡족한 웃음을 지으며 뒷춤에 감춰둔 것을 꺼내십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떡입니다. 그 시루떡을 조금 떼어서 홍시를 발라 손주에게 주십니다. 그렇게 할머니와 손주  늦가을 아침 볕을 맞으며 시루떡에 홍시를 발라 먹었다고 합니다.


"아니, 이제 할매도 먹어!"

그 맛이 어땠을까요? 오늘 울 남편 홍시를 먹다말고 할머니가 그립다며 눈물짓네요. 아무래도 저녁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떡 한 되 해놔야 할까 봅니다.
 
 
by 우리밀맘마


시골 할머니가 주신 건강음료 먹지 않고 가져온 이유
자녀를 폐인으로 만드는 부모의 다섯가지 무기
마눌바보 남편 페이스북에 아내가 고맙다며 올린 아주 소소한 사연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