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문자, 출장간 남편 한 밤 중에 보내온 닭살 돋는 문자
목요일 아침 남편은 무슨 얘기 끝에 저를 보며 의미있는 웃음을 짓습니다. 이런 웃음 별로 유쾌한 일이 아니거든요.
"뭐야~ 왜 그렇게 웃어요? 뭔데~."조금은 저를 놀리는 듯한 장난끼가 서린 웃음. 남편은 재밌다는 듯이 말을 했습니다."응, 오늘 출장 가서 내일와~.""뭐? 또 외박?"사실 남편은 1년에 열흘이 넘게 일로 인해 외박을 합니다. 사실 그리 많은 날수는 아니지만 그 며칠이 절 정말 힘들게 합니다. 저 어릴적 우리 집은 밤에 불을 켜도 어두웠습니다. 부모님과 형제들이 모두 일 나가거나 학교에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 때 이런 어두컴컴한 집에 홀로 있다보면 괜시리 무서워지고, 그래서 혼자 집에 있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 어릴 적 경험이 어른이 된 후에도 무의식 중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남편 없이 혼자 잠을 잔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잘 보지 않는 TV를 늦게 까지 보다가 겨우 잠을 들든지 아니면 아이들 틈에 섞여 잠이 들곤 했습니다. 혹 남편이 며칠동안 집을 비우게 되면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합니다.
제가 그런 줄 알기에 남편은 얄미운 표정으로 절 놀리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일로 인해 가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 장난끼가 묻어나오는 얼굴로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얄밉더군요. 그래서 세차게 귀를 몇번 잡아 당기며, 군기를 잡았습니다. ㅎㅎ^^
전 아무리봐도 잘못찍은 사진인데 남편은 예술적인 느낌이 나는 사진이라며 우깁니다.
저의 이런 약점을 알기에 고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기도를 했습니다. '주님 저의 이 어두움에 대한 공포심을 물리치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기도를 한 후 용기를 내어 어두운 밤에 홀로 있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없을 땐 아이들과 함께 잠을 잤는데, 용기를 내어 혼자 잠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불을 켜고 잠을 청하다가, 나중에는 불을 끄고도 혼자서 잠을 잘 수 있게 되더군요.
큰 딸이 학원에서 돌아옵니다. 아빠가 오늘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안 울 큰 딸이 제게 얘기를 하네요. "엄마, 오늘 잘 지냈어요. 우울하지 않았어요?""왜?""오늘 아빠가 안오시잖아요.""그렇구나!"제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이 딸에게 대답했습니다.
그거 참, 이젠 혼자 밤을 지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극복된 듯합니다. 예전에는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우울해지고 힘들었는데 말이죠.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들어주셨나 봅니다.
"우야~ 그런데, 엄마 맘속에 아빠있다. 그래서 우울하지 않아. 웬지 울 남편이 내옆에 계속 있는 것 같아~."
갑자기 드라마의 대사가 생각나 저도 한 번 읊어보았습니다. 저도 신기하지만, 정말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딸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네요.
ㅎㅎ 그런데 아침에 보니 밤늦게 보낸 남편의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표현이 좀.... ㅋㅋㅋ
" 잘자니? 난 잠이 안와~
아무래도 너에게 중독된 모양이야~~
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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