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밀맘마의 남편 우리밀파파가 씁니다.
오늘 광복절입니다. 벌써 67주년이 되는군요. 올해는 올림픽 때문인지 아님 대선정국으로 들어서서 그런지 건국절 논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주도하는 광복절 행사는 치렀을 것이고, 이에 대해 대통령의 축사와 기타 여러 행사들이 진행되었을 터인데, 관심은 하나도 없네요. 제발 엉뚱한 소리 해서 국민들 마음을 뒤집지나 않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올림픽 때 축구가 일본을 이겨서 기분 좋았지만 독도 세레머니 때문에 문제가 일고, 이에 대한 축구협회나 대한체육회의 대응을 보면 정말 이 사람들 모두 외국으로 강제 이민 보내버리고 싶은 마음 굴뚝 같습니다. 일본에선 마치 독도 도발을 더이상하지 않겠다고 반성을 했다는 식으로 선전하고, 축구협회는 오해가 있었다고 뒤늦게 대응하고..올림픽 때 이슈가 될만한 오심은 거의 우리나라가 독차지 하고, 이에 대한 대한 체육회의 대응은 딴나라 체육회 같은 생각이 드네요. 거기다 머 미스터 쓴소리? 웃기는 헛소리로 국민들 마음 열폭나게 하는 영감 때문에 더 열받게 만들구요.
제가 이렇게 과격한 사람이 아닌데, 오늘은 말이 영 제대로 나오질 않습니다. 정중하고 제대로 쓰려고 아무리 마음 잡아도 우리의 현실이 영 그렇지 않기에 정말 힘든 것입니다. 특히 오늘 광복절인데, 실제 이 나라의 광복을 위해 애쓴 사람은 아직도 그 명예조차 제대로 찾아주질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더 안타깝고 미안하고 열폭터진다고나 할까요? 매년 광복절을 기념하지만 정말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지금껏 내팽개쳐온 우리나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그리고 그런 세월을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야 할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오늘 뉴시스에서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총리) 석주(石洲) 이상룡(1858~1932년) 선생의 증손 이항증(73)씨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은 독립유공자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고단한 삶을 회고한 것이었습니다.
석주 선생은 경남 안동의 거유(巨儒)로 국권침탈 직후인 1911년 일가를 이끌고 만주로 망명, 독립운동을 했고, 경학사(耕學社)를 세워 간도에 벼농사를 보급하며, 가산을 모두 정리해 우당(友堂) 이회영 선생 형제 등과 함께 신흥무관학관교를 세운 분입니다.
신흥무관학교가 배출한 2100여명의 졸업생은 항일무장투쟁사에 한 획을 그은 청산리전투와 봉오동전투의 주역이집만 1996년이 되어서야 국립 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석주 선생뿐만 아니라 형제들과 아들 준형(1875~1942), 손자 병화(1906~1952) 등도 독립운동을 했고, 일가만 9명, 처가를 포함해 47명이 독립운동 서훈을 받았습니다. 일가가 독립운동에 매진한 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의 가산을 다 털어 독립운동을 했지만 해방 이후에도 일가 전체가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가난과 독립운동가에 대한 사회적 냉대, 이념 탓에 연좌제 등 독립운동가 가족들은 도리어 또 다른 배신을 겪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 많던 재산 다 독립운동하는 데 썼지. 애들을 가르쳐야 하는 데 돈이 없잖아. 학교에서 쫓겨 오기 일쑤였어. 그리고 1950~1960년대는 독립운동했던 사람들을 죄인 다루듯이 했어. 빨갱이(사회주의자)와 동급이었지. 독립운동하셨던 어른 중 한 분이 북을 택하셨는데 연좌제 때문에 고생 많이 했어. 독립운동하셨지만 이념 때문에 역사에서 사라진 분들이 많아. 구천에서 그분들 혼이 떠돌고 있을 거야."
석주 이상룡 선생님이십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독립유공자들에 대해 홍보성 행사는 많이 했지만 정말 이들이 이 나라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번 MB 정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09년 정부는 석주 선생 등 일제 치하 호적 등재를 거부한 독립유공자들에게 가족관계기록부를 만들어줬다고 대폭 홍보했지만 유족들은 지루한 인지청구 소송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정부에서 가족관계기록부를 만들어준다길래 받아오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 그런데 공문이 왔어. 호적을 정리하기 위해서 인지청구 소송을 하라는 거야. 대행해주거나 비용을 지원해주는 줄 알았어. 그런데 안 해주더라. 홍보만 하곤 나머지는 다 유족에게 자기 돈 들여서 하라고 떠넘긴 거야."
그런데 인터뷰 기사 마지막에 이 분이 남긴 한 마디..이건 우리 모든 국민들이 새겨 들어야 할 말입니다. 그분은 그간 무수한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였고, 그 이유가
"나 사는 모습 보면 누가 애국하려고 하겠나. 잘 사는 사람 데려다 놔야 애국하지. 나라 위하니까 국가가 보호해주더라. 사람들이 그거 보고 겁 없이 전쟁 나면 나도 나가겠다. 이렇게 생각하게 해야지."
이 말이었습니다. 애국해야 이 땅에서 살 자격이 있고, 애국하는 이들이 이 나라를 이끌며, 애국하는 이들이 이 나라의 주인이 되어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왜 이렇게 몸 바치고 목숨 바치고 재산 바쳐 희생한 이들이 이렇게 홀대를 당하는 것이 현실이 되었을까요?
어떻게 기업비리로 감옥에 가 있어야 할 범죄자가 이 나라 체육계의 수장이 되어 있고, 인권을 탄압하는 일에 앞장선 사람이 인권위원장이 되어 있으며, 군면제자가 국군 통수권자가 되어 있으며,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사람들이 이 나라의 국회에 버젓이 들어가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하며,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할까요?
이 나라는 이렇게 개념 없으니 너도 이렇게 개념 없이 살아야 성공한단다..이렇게 가르쳐야 하는 것인가요? 마음이 바르지 못한 사람, 살아온 인생길이 바르지 못한 사람,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되어야 할 사람은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개념없는 세상이 되어버립니다. 이제 이 나라 좀 더 개념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개념 있게 살고 싶습니다.
|
by우리밀맘마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