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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멘붕으로 몰아간 아내의 한 마디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2. 6.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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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 밥달라는 남편과 시리얼 먹으라는 아내, 그리고 아들의 한 마디

 

 



 

 

 

예전 자취하는 남자들 밥해먹기 싫으니까 '아침은 굶고 점심은 건너 뛰고 저녁은 그냥 자자' 라는 구호로 버텼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직장 생활하다보니 이 말이 급 공감 가는 거 있죠. 예전에 전업주부로 있을 때는 가족들 아침 챙겨주는 것이 당연한데, 지금은 넘 피곤하니 한 숨이라도 더 자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생각에 아침이 좀 소홀해질 수밖에 없더군요.

 

울 아들 한 번씩 대놓고 불평하기도 하고, 울 남편과 아이들 은근히 압력을 행사하지만 ㅎㅎ 몸이 따라주지 않는 걸 어떡하냐구요. 저도 맛있는 국에 따끈한 밥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현실이 그리 녹녹하질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아침 첫번째 식단은 시리얼에 우유, 두번째는 토스트, 세번째는 김밥입니다. 첫번째 식단이야 시리얼과 우유만 사놓으면 만사 오케이, 넘 쉽죠. 두번째는 재료를 식탁 위에 올려 놓습니다. 빵과 계란 그리고 햄, 소스와 쨈등을 올려놓으면 울 아이들이 구워서 먹는 거죠. 한 몇 달 간은 별 불평 없이 잘 먹더군요. 그런데 까칠한 울 아들, 아침에 밥을 못먹으니 힘이 안난다네요. 그래서 김밥 재료들을 냉장고에 잘 준비해두었다가 아침에 깁밥을 싸주었습니다. 상당히 호응이 좋습니다. 한 번씩 "엄마가 사준 김밥 최고예요"라는 찬사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몇 달을 먹으니 좀 질리나 봅니다. 밥을 먹는 표정이 좀 그렇네요. 저도 좀 귀찮기도 하구요. 그래서 다시 일번 식단으로 복귀.. 뭐 이런식으로 세 가지 식단이 순차적으로 바뀝니다.

 

 

 

김밥다음 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하루는 울 남편 부엌을 열심히 뒤집니다.

 

"여보 뭐해?"

 

"응 뭐 먹을 거 있나 보려고.."

 

순간 뜨끔하더군요.

 

"우유하고 시리얼 있잖아. 그거 먹지?"

 

" 아~ 이 사람아 한국 사람이 밥을 먹어야지 그런 과자를 아침으로 먹냐? 밥 해놓은 거 없어?"

 

"응~ 오늘은 시리얼인데..울 아이들이 시리얼 엄청 잘 먹어~당신도 시리얼 먹어"

 

"싫어, 김밥 거리는 어디 뒀어? 요즘 왜 김밥 안해? 난 김밥이 젤 좋은데, 당신 말아주는 김밥 한 줄 먹고 출근하면 얼마나 든든한데."

 

에구,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막 솟구치는 거 있죠. 그런데 이런 남편의 말에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한 제 한 마디..울 남편을 완전 멘붕상태로 몰아넣어버렸습니다.

 

"김밥? 요즘 울 아들이 김밥을 안먹어. 그래서 김밥 안해~"

 

저의 이 말에 울 남편 눈이 동그레지면서 멍한 표정으로 그저 절 바라보네요. 전형적인 멘붕상태 그 표정입니다. 그리고는 이리 말합니다.

 

"사모님~~.. 사모님에게 전 뭔가요? 마당쇠도 일 부려먹으려고 밥은 주는데..난 마당쇠도 안되는가요? 아들 입만 입인가요?"

 

그 간절한 목소리..뭔가 제 양심을 울리며 남편이 급 불쌍해 보이고, 난 참 나쁜 아내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런 차에 울 아들이 부시시 부엌으로 와서 식탁에 털썩 주저 앉습니다.

 

"엄마 아빠 뭐해?"

 

그러자 울 남편 바로 아들의 멱살을 쥐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뚱아 너 김밥 먹고 싶지? 아마 많이 먹고 싶을거야. 당장 엄마에게 김밥 먹고 싶다고 말해라. 엄마 김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말해 어서~ 그리고 아무 것도 넣지 않아도 그 김밥에 따뜻한 된장국이 정말 환상적으로 잘 어울리더라고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그런거지?"

 

하지만 울 아들..아주 쿨하게 대답합니다.

 

" 나 김밥 싫어.. 난 시리얼 먹을 거야."

 

아들의 이 쿨한 대답에 울 남편 다시 멘붕상태.. 부엌으로 어기적거리며 갑니다. 라면 끓입니다. 식은 밥 찾아서 김치랑 그렇게 먹네요. 남푠 미안해..내일부터는 김밥 싸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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