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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잘 적응하는 아기 못하는 아기 그 이유는?

어린이집이야기

by 우리밀맘마 2012. 3. 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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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아기, 어린이집에 적응 잘 하는 아기 못하는 아기

 
올해 2월 한달을 잘 쉬고 저는 새로운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곳에 원서를 넣고 원장님들과 면접을 하면서 '아 여기구나' 싶더군요.원장님 언행도 참 믿음이 가고 또 어린이집 시설이 너무 잘 되어 있어 제가 배울 것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원장님도 절 좋게 봐주셔서 3월 첫날부터 일하게 되었네요. 벌써 두 주가 지났습니다. 

학기초인데도 저희 반은 벌써 만원입니다. 3명 정원이 다 찼구요. 저도 이 어린이집 신입교사고 울 아기들도 신입생들, 신입들이 모인 반이라 더 정감이 갑니다. ㅎㅎ 하지만 결코 쉽지 않죠. 첫 주는 정말 시간이 정신 없이 흘러갑니다. 몸도 마음도 얼마나 힘든지. 집에 들어오면 일단 남편 앉혀놓고 오늘 있었던 우리 아기들의 만행을 낱낱히 고자질합니다. 그러면서 눈 앞에 고 이쁜 것들이 고물고물거리는데..이야기하면서 혼자 히죽히죽 웃는 절 보고 남편 이러네요.

"아줌마, 이제 고만하시지요. 전 울 아그들 이야기 말고 남의 아그들에게 관심이 없답니다. 당신 아그들에게도 좀 관심을 가져 보시는게 어떻겠소?"

ㅎㅎ그러고 보니 제가 좀 가정 일을 소홀히하긴 했습니다. 남편이 그 말하면서 눈짓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어머나~ 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네요.



어린이집

 



우리반 아기들 셋입니다. 둘은 여자 하나는 남자, 그런데 한 애기는 아주 어린이집에 적응을 잘하는데 반해 둘은 절 너무 힘들게 합니다.

먼저 저의 기쁨조 현이, 6개월되었구요, 아주 사랑스럽게 생긴 여자아기입니다. 엄마는 저와 같은 어린이집 교사구요,
엄마가 저와 같은 직업을 가져서인지 아기 적응 훈련을 잘시켰더군요.

맘마도 잘 먹고, 잠 잘 때에도 제가 조금만 안아주고 다독거려주면 쉽게 잠자리에서 잠이 듭니다. 그리고 어떨 때는 젖병을 자기 손에 쥐고 맘마를 먹기도 하구요. 이런 아기들만 있으면 ㅎㅎ 그리고 시간이 되면 거의 정확하게 아기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온답니다. 아기가 어린이집에 있어도 상당히 안정된 모습이고, 방긋방긋 웃는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그리고 절 좀 힘들게 하는 영이가 있습니다. 이집 역시 맞벌이 부부랍니다. 그런데 영이는 젖 뗀 후 할머니 손에 맡겨졌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할머니를 힘들게 하는지 견디다 못해 어린이집에 보낸 것이죠. 이렇게 엄마 품을 떠나 할머니 손을 거쳐 어린이집으로 온 아기들은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습니다. 왜냐면 일단 엄마품을 떠나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두려움인데, 이제 좀 친숙해질 것 같은 할머니 손을 떠나 또 다른 사람에게로 온다는 것, 아기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 큰 충격인 것이죠. 이런 경우 심리적으로 아기가 상당히 불안해한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아기를 받아 키울 때 울기만 하면 업어주고, 얼르고 달래주고 하기 때문에 그런 습성이 몸에 배여있게 됩니다. 이런 아기들은 업어주지 않으면 잠이 잘 들지 않고, 항상 선생님이 저만 돌봐주기를 바라거든요. 조금만 눈을 떼면 울고 떼부리고 밥 안먹고 그럽니다.잠에 완전 취했는데도 끝까지 안잘려고 버티구요, 선생님이 곁에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면서 없는 느낌이 들면 자면서도 웁니다. ㅎ 덕분에 한 주간 제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어린이집_아기친구랑 잘 놀고 있는 아기들

 



마지막으로 저의 최강 난적 근이가 있습니다. 역시 6개월 되었구요, 남자 아기입니다. 일단 몸무게가 좀 나갑니다. 이 녀석 안아주려면 요령을 잘 부려야지 안그럼 허리디스크를 염려해야 한답니다. 우리 근이도 역시 할머니 손을 거쳐 왔기에 영이와 마찬가지의 어려움을 겪고 있죠. 거기다 아들이라고 얼마나 이뻐했는지,물어보니 아기를 바닥에 눕히질 않았다고 하네요. 잠든 아기 바닥에 살짝 내려놓기라도 할라치면 엄청 서럽게 울어댑니다. 목소리는 또 얼마나 크겠습니까? 이 녀석 울어버리면 기껏 잘 재워놓은 두 아기 다 깹니다.

거기다 더 큰 문제는 6개월이 지났는데 우리 근이 아직 엄마 젖을 먹습니다. 젖도 안떼고 어린이집에 보낸 것이죠. 엄마젖 먹는 아기 분유 타주면 먹겠습니까? 엄마도 못먹이는 것을 어떻게 어린이집 선생님이 먹일 수 있겠습니까? 밥 먹일 때 완전 전쟁입니다. 제 얼굴에서 땀이 뻘뻘 흘러내립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먹지 않고 버틸 때도 있구요. 그럼 너무 가여워서 마음 아프고..솔직히 그냥 아기 엄마에게 제발 젖뗀 후에 보내달라고 애원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는 영아전담을 하는 교사지만 아기는 엄마품에서 키워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세상 사 어찌 생각대로 살 수 있겠습니까? 모두 다 나름의 피치못할 사정이 다 있는 것이죠.
하지만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면 꼭 세 가지만은 해결해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첫째, 어린이집에 보낼 것이라면 다른 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어린이집으로 오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중간에 할머니나 다른 분이 맡아 키우다가 안돼서 어린이집에 오게되면 아기는 그만큼 적응하는데 힘들어진답니다.

둘째, 젖은 떼야 됩니다.

셋째, 엄마 품에서 재웠더라도 바닥에 뉘여 잠들 수 있도록 습관을 들여놓으시면 좋습니다.

그러면 아기도 쉽게 적응하고 선생님도 정신 차리고 돌볼 수 있답니다. 두 주가 지나니 이제 울 아기들 하고 저하고 좀 친숙해졌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지만 그래도 내일 울 아기들 만날 생각하니 즐겁습니다. 애들아 좀 있다 봐~^^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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