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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빨간 장미의 추억

사랑과 연애

by 우리밀맘마 2011. 12. 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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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밀맘마 남편이 씁니다. 우리밀맘마는 오늘 모처럼 쉬는 날이라 꿈 속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태세로 보면 아침은 모두 알아서 먹고, 엄마 깨우면 죽는다는 무언의 암시가 느껴질 정도로 곤히 자고 있습니다.


이번 수요일에 차를 몰고 가다 라디오를 틀었는데, 강석과 이혜영이 진행하는 싱글벙글쑈였습니다. 이 날 이야기 주제가 비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것..이었는데, 저는 비만 오면 생각나는 두 가지의 이야기거리가 있어 문자를 날렸죠. 좀 있으니 방송국에서 답장이 왔습니다.

"싱글벙글쇼 추억의 명곡을 게시판에 간단한 사연과 함께 신청해주세요. 연락드립니다."

라구요. 헐~ 안됐구나.. 좀 있으니 문자 사연 소개하는데 역시나 제 이야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도 오늘도 또 비가 오네요. 비가 오니 또 그 일이 생각나고...그래서 오늘 우리밀맘마 블로그를 빌리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첫번째 사연 시작합니다.

예전 대학 다닐 때, 그러니까 한 25년 전인가요? 기억이 가물가물.. 대학 2학년 때였던 것같습니다. 전 그 날도 수업 마친 후 도서관에서 공부란 걸 하고 있었습니다. 사귀는 여자도 없고, 원래 범생이라 특별히 놀 것도 없고 비도 오고 뭐 그래서 도서관에서 공부란 걸 하게 된 거죠. 그런데 왜 그리 피곤한지..그래서 일단 책상에 엎드려 잤습니다. 한 한 시간쯤 잤나요? 부시시 일어나 보니 헉~ 제 머리맡에 빨간 장미 한 송이가 놓여 있는 것입니다. 이게 뭘까? 하여간 제 평생 처음 받아보는 꽃송이 그것도 비오는 날의 빨간 장미 한 송이..노래가 생각나더군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다섯 손가락 |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안겨주고파
흰옷을 입은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그녀에게 주고 싶네

슬퍼보이는 오늘 밤에는 아름다운 꿈을 주고파
깊은 밤에도 잠못이루면 내마음을 그녀에게 주고 싶네

한송이는 어떨까 왠지 외로워보이겠지
한다발은 어떨까 왠지 무거워 보일꺼야 실은
그대눈물 씻어 주고픈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슬픈영화에서처럼 비내리는 거리에서

무거운 코트깃을 올려세우며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장미를



전 노래말의 그녀는 아니지만 괜시리 흐뭇해지고 가슴이 두근두근..그래서 누가 나에게 이 꽃송이를 두고 갔을까? 혹시나 싶어 도서관을 둘러봤지만 제게 이걸 줄만한 사람은 보이질 않더군요. 과 여학생, 아는 선배 후배 다 들춰봐도 딱히 이 사람이라 싶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은근슬쩍 몇 사람에게 떠보았지만 모두들 자긴 아니라고 하네요.

그 범인은 대학을 졸업할 때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구요.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전 그 날이 생각납니다. 지금보다는 덜 추운 늦가을, 비오고 바람불고 그리고 낙엽이 떨어지는 캠퍼스를 그 장미꽃 송이 향기를 맡으며 걸었던 추억을요...






비오는 날 꽃에 대한 두번째 추억

이 때는 초가을입니다. 추석이 살짝 지난 때였죠. 전 집사람의 스무번째 생일이 다가오자 나름대로 스프라이즈 선물 줄 계획을 세웠습니다. 여인의 속옷과 향수 그리고 책 한 권, 예쁘게 포장을 해서는 큼직한 안개꽃에 스무송이의 장미를 넣어 꽃다발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그녀의 집앞에서 그녀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좀 있으니 비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좀 있으면 오겠지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두 시간이 지나도 세 시간이 지나도 오질 않는 겁니다. 완전 물에 빠진 생쥐꼴로 그녀의 집 앞에서 오돌오돌 떨면서 걍 집에 갈까 하다가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 좀 더 기다려보자며 그렇게 골목길을 서성였습니다. 마침내 그녀가 제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전 정말 바들바들 떨면서 그녀에게 다가가

"생일 축하해.."

그러면서 준비한 선물과 꽃다발을 내밀었습니다. 그녀는 정말 놀라는 표정입니다. 비에 젖어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내 모습도 놀랐거니와 이렇게 꽃과 선물을 받으니 조금 감동에 찬 눈빛, 아싸~ 제 마음속에서는 비맞은 보람이 있었구나 싶더군요. 그렇게 감격해 가는 그녀 앞으로 성큼 다가간 저는 마치 영화속 한 장면처럼 그녀의 입술을 훔쳤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눈앞에서 불이 번쩍 하네요.

"철썩~"

무슨 여자 손이 이리 맵습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절 죽일듯이 바라보는 그녀를 보며

"사랑한다"

그렇게 한 마디 해주고는 달아났습니다. 더 있다가는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몰라서요. 그런데 정말 아팠습니다. 그녀의 입술을 훔치는 짜릿함은 기억에 없고 맞은 자리가 후끈후끈 하더군요. 하지만 기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날 때린 그녀.. 지금 열심히 자고 있습니다. ㅎㅎ
 

행복한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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