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둘째가 갑자기 입술이 텄다고 하네요. 그래서 세면을 한 뒤에 입술에도 로션과 바세린을 발라주며, "너 혹시 입술을 빠는 것이 아니냐?" 라고 물었습니다. 왜냐면 예전 생각이 떠올랐거든요. 우리 둘째 어릴 때에 입술을 아주 심하게 빨았더랫습니다.
영화 마마의 한 장면
그런데요, 언젠가부터 둘째가 입술을 빨기 시작합니다. 안스럽게 느낀 저는 '그래, 그렇게라도 욕구를 풀수 있다면, 계속 빨아라.' 하고 그냥 두었습니다. 언제가 크면 저절로 고쳐지겠지 그렇게 생각했죠, 하지만 3살이 되고 4살이 되어도 우리 아이 입술 빠는 것을 그치지 않네요. 그래도 그 때까지 그렇게 문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직장 문제로 서울에서 다시 부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일반 주택 1층에서 살았는데, 바로 위층에 1학년 여자아이와 3학년 남자아이를 둔 부부가 함께 살았습니다. 아래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가 없다는 노래처럼 우린 그렇게 친하게 지냈구요, 아이들은 두 집을 번갈아 가며 마치 제 집처럼 그렇게 오가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해 첫번째 겨울이 되었을 때, 초등학교 삼학년인 윗집 아들이 입주위가 뻘겋게 부어있는 것이 마치 펭귄을 연상하게 하였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이 버릇을 고칠까 고민하다 ,그 이야기를 윗집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제 얘기를 듣더니, 자신도 해 볼 것은 다 해보았다면서 절대로 고칠 수 없다고 장담을 하더군요. 그래도 전 실망도 포기도 하지 않고 한번 고쳐 보기로 다짐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기도하며, 고민한 끝에 아이에게 이렇게 얘기 했습니다.
"히야(둘째 예명), 입술을 빨고 싶을 때마다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해라. 그러면 엄마가 꼬옥 안아줄게, 그렇게 할래?"
"응."
아이가 엄청 좋아하네요.아이는 입술을 빨고 싶을 때마다 하루에도 여러번 저에게 안아달라고 했고, 저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아이를 원하는 만큼 안아주었습니다.
전 1년을 계획했습니다. 내 마음처럼 그렇게 되지 않아도 절대로 실망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사실 그때 셋째가 있었고, 셋째도 엄마를 알아 많이 안기던 터라 둘째를 안아 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3학년이 되어도 입술을 빨거라는 생각을 하니 아무리 힘들어도 내아이를 위해 실망하지 않고 노력해야겠다 굳게 마음 먹었지요. 어떤 분이 포옹에는 엄청난 효과가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사랑의 포옹법은 곧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너무도 감사하게(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주님의 도움 때문입니다.) 정말 너무도 감사하게 아이는 1달만에 입술을 빠는 버릇이 없어졌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도중에도 그 때 일이 생각나 제마음이 짠하고 감동이 밀려옵니다.
우리 둘째 이제 중학생이 되더니, 요즘 사춘기가 되어서 그런지 좀 까칠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랑스런 딸이지요. (*)
* 이 글은 2015.2.17.에 수정 update 되었습니다.
|
by우리밀맘마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