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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신의영역과 음악의 서열화에 대한 평벙한 주부의 반론

문화즐기기

by 우리밀맘마 2011. 6. 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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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나가수, 임재범이 빠져 뭔가 서운할 것 같았는데 또 다른 음악의 묘미를 느낀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전에 제가 임재범씨 하차하고 옥주현씨 들어오는 것에 대한 스포일러성 기사와 안티적인 반응 때문에 나가수가 갑자기 꼴배기 싫어 시청을 하지 않았다고 나중에 재방송을 보고 후회했다는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어쩌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나가수에 대해 제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야기가 흘러나오더군요. 하나는 가수 바다와 옥주현씨를 비교하며, 나가수에 출연한 옥주현은 욕먹고, 무도에 나온 바다는 도리어 훈훈한 느낌을 주는 이유에 대해 나름 분석을 하면서, 옥주현은 넘볼 수 없는 영역에 발을 내밀었기 때문이다라고 한 글이 있었습니다. 그분의 글을 보면 나가수는 거의 신의 영역에 해당하는데, 감히 옥주현이 여기가 어디라고 발을 디디느냐? 분수를 넘어선 결정이었기에 그렇게 욕먹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분의 말에 왜 나가수를 신의 영역으로 치부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신의 영역에 있는 가수가 따로 있고 그렇지 않는 영역의 가수가 따로 있다는 말인데, 대중음악에서 과연 이 말이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가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젊어서부터 연세가 많이 드신 때에도 계속 활동을 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레전드급의 가수들이 분명 있습니다. 만일 이분들이 이 무대에 나와서 공연을 한다면 그분의 말씀대로 여긴 신의 영역이라고 할만할 것입니다. 최소한 음악 30년 이상에 연령 50대이상, 그리고 음반판매 밀리언 이상 등등 뭐 그런 신급에 해당하는 스펙을 가진 분들만이 자격있다 한다면 저도 동의하겠습니다. 

하지만 나가수는 그런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예능 프로의 한 장르입니다. 다른 음악 프로그램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 존재감을 어느정도 인정받은 프로들이 경연을 통해 좀 더 멋진 공연을 펼쳐 노래로 감동과 재미를 자아내는 프로라는 것에 있어 그 존재감과 특별함이 있는 것이죠. 그런 경연 때문에 이제껏 "나는 나다"라고 자부할 수 있는 가수들이 극도로 긴장하고, 밤을 새서 더 멋지고 완벽한 공연을 하고자 하는 의지, 그런 점에서 나가수는 다른 프로그램이 모방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것이고, 또 그렇기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기에 이 무대에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출연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숨은 실력자들을 발굴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옥주현씨 같은 경우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그녀가 보여준 두 번의 무대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특히 두번째 공연에서 김건모의 노래를 나름 재해석하고 그걸 표현하는 능력은 뮤지컬의 드라마적인 성격이 대중음악에 접목되었을 때 이렇게 조화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무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인 바람으로 여기에 통기타 가수도 힙합가수 레게가수 심지어 아이돌 그룹들도 도전해주었으면 합니다. 아마 지금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들이 여기에 한번 참여한다면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 달라질 것입니다. 그렇게 달라지기 시작한다면 우리 음악계가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그리고 보고 듣는 음악으로 나아가서 함께 즐기는 음악으로 우리 시청자들을 더욱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어떤 교수님은 나가수는 청중평가단 때문에 음악의 서열을 매기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공연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대중들의 감성을 자아내는 뽕끼가 있는 가수가 유리하고, 또 그런 음악이 선호하게 되면 그런 뽕끼 있는 음악은 음악성이 있다고 느끼게 하고 그렇지 않는 음악은 도태되거나 폄하되는 위험성을 지적하신 것이죠. 

그 말에 어느 정도 저도 공감을 하지만 지금 나가수의 모습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가수는 앞서 말했듯이 예능의 한 프로그램으로 그 성격의 한정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나가수를 처음 기획한 김영희 PD는 500명의 청중평가단이 판정하는 최고의 공연음악을 추구하였고, 가수들은 이 무대에서 최선의 실력을 발휘하여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다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청중평가단도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도 청중평가단이 내놓은 순위가 그 가수의 서열을 매기거나 그런 음악을 질높은 음악으로 인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공연에서 청중평가단이 느낀 순위 정도이지, 순위에 목매는 사람은 가수도 시청자도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저 시청자도 청중평가단도 그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데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순위에 신경쓰는 사람들은 이 프로에 대해 쓸데없는 기우를 하거나 어떻게 하든 딴지를 걸어서 밥벌어 먹어야 하는 일명 전문가라는 분들이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런 기우 버리시고 그냥 저처럼 즐기시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한편으론 안타깝습니다. 

아쉬운 것은 그 순위 때문에 그 대단한 가수 중 한 사람이 떠나야 하고, 그 빈자리에 또 우리가 듣고 싶었던 새로운 음악과 가수가 그 빈곳을 메운다는 것이죠. 떠나간 가수더러 왜 그리 못났냐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도리어 아쉬워하죠. 우린 나가수 덕에 백지영과 정엽을 새롭게 보았고, 임재범 김동욱이라는 가수가 그렇게 멋진 음악을 선사하는 가수라는 사실을 안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소라가 떠나면 사실 그렇게 마음을 편안히 하며 눈시울 적실 그런 노래 그런 무대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또 어떤 가수가 어떤 모양의 음악을 들고 나타날 것인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전 이소라의 음원을 구입하였고, 요즘 틈날 때마다 잘 듣고 있답니다. 김동욱씨가 부른 노래 덕분에 한영애라는 가수와 '조율'이라는 노래를 감상할 수 있었구요. 

음악의 서열을 매긴다? 그리고 뽕끼 있는 가수와 그런 노래가 우수한 노래로 선호될 것이다? 나가수를 보면서 도리어 자기 고유의 음악적 특성으로 다른 노래를 어떻게 소화할 수 있는지를 보며 음악의 또 다른 통로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즐거웠고, 가수들은 새로운 도전으로 인해 이제껏 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이며 진일보 하는 것을 보게 되어 더욱 즐거운 것이죠. 저는 나가수에 출연하는 가수들이 넘 사랑스럽습니다.

사실 그들 모두 탈락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매회 최선을 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에 겁없이 도전합니다. 청중평가단으로부터 별 반응을 못얻을 줄 알면서도 이번이 아니면 언제 이런 음악을 해보겠느냐는 생각으로 도전하며, 함께 즐기자, 떨어져도 좋다며 겁없이 나서고 있고, 이것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나가수에 나오는 가수들은 그래도 그 정도의 자기정체성과 자기 음악에 대한 자부심, 앞으로 좀 더 발전해야겠다는 도전의식과 창조성을 갖고 있는 멋진 사람들이죠.그렇기에 우리가 그렇게 환호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다음 주 누가 나올까? 이미 조관우씨 말이 있던데...하여간 기대됩니다. 

나가수 ..누가 뭐래도 끝까지 잘 듣고 즐기며 응원할 겁니다. 
왜냐면 그 음악을 듣는 순간이 넘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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