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이 다가오니 괜시리 영적인 호기심이 발동하여 제가 또 울 교회 착한 목사님을 좀 괴롭혔습니다. 요즘 괜시리 종교간의 분쟁이 있는 것을 봅니다.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한다고나 할까요? 아님 주도권 싸움? 뭐 그런 것이 신문보도를 통해 느껴지더군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부처님 그리고 공자님이 다 함께 한 동네에 사셨다면 어땠을까? 지금 그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거나, 성격이 좀 과격하거나 고집센이들은 아예 대놓고 싸우는데, 정작 그들의 스승인 이분들이 한 동네에 사신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목사님께 물어봤습니다. ㅋㅋ 울 목사님 엄청 당황하셨나 봅니다.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대답하시네요. 궁금하시죠?
다음은 우리 목사님의 대답입니다.
1. 참 재밌는 상상입니다. 일단 그 동네는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동네일 겁니다.
2. 그 동네는 지금 그 제자들이 서로 눈에 불을 켜고 긴장관계에 있는 것처럼 그러진 않을 것입니다. 그건 소인배나 하는 짓이죠. 서로 내가 옳다는 것을 주장하거나 관철하기 위해 고집을 피우거나 서로를 비방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도리어 그 동네에 들어서면 두 가지 기운이 동시에 느껴질 것입니다. 하나는 깊은 정말 내공이 쌓일 것 같은 평안함이고, 또 하나는 인생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진지함이 느껴질 것입니다. 그 기운에 이끌려 거기 사는 사람들 모두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할 겁니다.
3. 그 세분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정말 재밌을 것 같습니다. 그분의 제자들은 그 분들 덕을 보려고 하다보니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아서 어떻게 하든 좀 더 우월적인 지위를 가지려고 서로 웬수같이 노려보지만, 그분들은 그런 것은 관심이 없고 오직 진리를 찾는데 혈안이 된 분들이 진리에 대한 정말 진지한 노력들을 하실 것입니다.
아마 부처님이나 공자님의 제자들이라면 그들 선생님이 더 훌륭할 것이라고 말하겠지만 저는 목사이니까 아무래도 예수님 편을 좀 들게 되는데, 그 분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아무래도 예수님의 이야기를 다른 분들이 더 깊이 경청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면 공자님이나 부처님은 진리를 추구하는 분들이며, 진리를 찾는 입장입니다. 그와 달리 예수님은 그 스스로 나는 하늘에서 왔고, 하늘의 일을 안다고 하셨고, 또 스스로를 내가 진리라고 하셨습니다. 즉 찾는 자들에게 원하는 것을 보여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 분 다 누가 뭐라고 하든 정말 서로의 이야기를 깊이 경청하며, 인생의 고뇌를 해결하고, 인간답게 사는 길, 그리고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삶의 비결을 어떻게 하면 일반 사람들에게 잘 가르치고 또 인도할지에 대해 깊은 마음을 나누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옳으냐를 따지는 것은 소인배가 하는 일입니다. 이미 도를 트신 그 분들에겐 누가 한 말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니까요.
우리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의 제자들도 모두 그런 스승의 모습을 본받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더 낫냐 도토리 키재기 하기 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인간답게 인간의 도리를 다하며, 제대로 살아가는데 무게중심을 둔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스승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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