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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제사문제 우린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1. 2. 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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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제사문제, 기독교인인 우리 가족 조상제사문제 해결한 방법


 
얼마전 신문을 보니 제사 문제 때문에 기독교인인 아내와 비기독교인 시댁이 갈등을 겪다가 마침내 이혼에 이른 가슴 아픈 기사를 읽었습니다. 결혼할 때는 신앙이 그리 큰 문제가 되겠는가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마 사랑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지 않겠냐는 낭만적인 생각도 했겠죠. 그렇게 결혼했지만, 살아가다보니 그게 그렇지 소홀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하나씩 경험하며, 조금씩 서로 상처를 입고 참다가 마침내 그렇게 터져버린 것이 아닐까 마음이 참 안타깝습니다. 이번 신문에 난 이분들만이 아니라 제 주위에 참 많은 분들이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시고, 또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을 보는데, 오늘 제가 쓴 글이 이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나 울 남편은 둘 다 기독교인이었지만, 두 가정 모두 기독교가 아니었습니다.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전에 참 많은 핍박을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결혼했을 때는 그래도 갈등이 많이 해소되었고, 결혼 후 몇 년이 지나자 시댁 부모님과 친정 엄마까지 모두 신앙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참 다행이죠. 이렇게 하기까진 남편이 참 지혜롭게 처신을 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이 부모님께서 신앙생활을 하기 시작할 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예전에 자신이 어렸을 때에는 그저 자신의 신앙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부모님과 때로는 대립도 하고 많이 싸웠고, 그 때문에 핍박도 받았다고 합니다. 어떤 경우는 좀 과잉적인 반응을 해서 부모님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신앙이 더 커져가니까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대처하는 태도도 부드러워지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남편이 부드럽게 대하고, 또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니까 부모님이 감동을 받으셨고, 마침내 함께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남편 자랑이지만 울 남편 정말 효자거든요. 그 때문에 제가 결혼초에 엄청 애먹기도 했습니다만 ㅎㅎ ..

결혼 초에 저도 제사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솔직히 신혼 때 시집에 가는 것이 무섭기도 하고, 분위기 적응이 안되어서 넘 힘들었거든요. 어쩌다가 제사 문제로 신앙적인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건 기독교 신앙과 맞지 않고, 또 계명에 어긋나는 행위니까 우리 결단하고 하지 말자고 했더니, 울 남편, 물론 그 말도 일리가 있지만 지금은 어쩌겠냐? 계속 기도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아무리 말씀드려도 듣지 않으실 것 그렇다고 좋은 날에 서로 얼굴 붉히며 싸우는 것도 계명에 맞는 것이 아니질 않느냐? 그리고 그것 때문에 가족 간에 의절한다면 그것도 신앙인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이 아니겠느냐?


제사문제_갈등

그렇게 제사 때나 명절 때가 되어 시댁에 가면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음식을 장만하고 시간이 되면 아버님과 시동생이 제사를 주관해서 하고, 울 남편은 그 곁에 제사를 거들어줍니다. 상도 차려주고, 지방도 써주고, 옆에서 술도 날라주고 하면서 어떻게 보면 제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상 앞에서 절을 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절을 해야할 때가 되면 그 앞에서 기도하거나 묵상을 하죠. 그런 남편의 행동을 또 부모님과 형제들이 개의치 않습니다. 첨에는 참 신기하더군요. 제가 신기해하는 것을 느꼈는지 어머님이 설명해주셨습니다. 한 번은 제사 전 날에 제 남편이 부모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버지, 솔직히 저 제사지낼 때마다 마음에 갈등이 많습니다. 저는 제사 때에 이렇게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또 이전 조상님들의 은덕을 기리는 것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예식이 유교식이고, 이건 제 신앙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제 식대로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대신 제사에 빠지거나 소홀히 하지는 않겠습니다."

남편의 말에 부모님은 쾌히 승락하셨다고 하네요. 남편 성격을 아는지라 안된다고 해봐야 서로 갈등만 겪을 것이 뻔하기에 좀 양보하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로 조금씩 양보하니까 제사 때 신앙 문제로 갈등을 겪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가 이젠 부모님도 모두 기독교인이 되셨구요.. 요즘은 어떠냐구요?

요즘은 더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ㅎㅎ 일단 제사상은 차립니다. 울 아버님 지금 교회 집사이시지만 평생을 해오던 관습을 쉽게 바꾸긴 힘이 드셨나 봅니다. 그래서 상은 차리되 제사는 지내지 않고, 그 앞에서 기독교식 가정예배를 드립니다. 또 그렇게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우리 아버님이 가문의 어른이라 제사 때가 되면 각지에서 친척분들이 오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분들은 당연히 이 날 제사드리러 왔는데, 우리끼리 예배드리면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한 두번 오시다가 아예 발을 끊게되면 친척 간에 그것도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을 차려놓고 그분들이 오시면 먼저 제사를 드리게 합니다. 그런 후에 예배를 드리죠.

요즘은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 메뉴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식구들이 잘 먹지 않는 것은 올리지 않구요. 시간도 자유로워졌습니다. 예전에는 아버님이 전통적인 풍습을 따라 밤 12시를 고집하셨는데, 지금은 가족들이 다 모일 수 있는 시간대를 택해 모입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아이들이 좋아하구요.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의 처지를 배려하면 좋은 일이 더 좋은 일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설 명절 되세요.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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