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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친딸 이인혜 스타일로 변신해봤더니 남편이 하는 말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6.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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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친딸 이야기

너무 더워요. 더위가 오는 것을 보고 한 달전부터 남편에게 머리 잘라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울 신랑 대꾸도 안하더군요. 40대 아줌마의 긴생머리가 자기 스타일이라나요, 자르거나 볶거나 하면 이혼이라고 아예 협박입니다. 그런 걸로 뭐 이혼이냐고 제가 좀 따졌더니, 그럼 눈 감고 다닐테니 알아서 하랍니다. 허참, 이 나이 되어서 머리도 제 마음대로 못 가꾸나요?

날씨가 너무 더워져서 도저히 못참겠더군요. 그래서 좀 쎄게 나갔더니 세련되게 깎으면 봐준답니다. 에휴~ 그래서 어제 미용실에 가서는 남편의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미용사가 알았다며 자기에게 맡겨 달라며, 엄친 딸 이인혜 스타일로 만들어 주겠답니다. 보통 1시 정도면 다 되는데, 무려 세 시간이나 걸리네요. 미용사 하는 말이 저같은 머리는 이인혜 스타일처럼 가운데가 부풀어 오르면서 아래가 살짝 원형으로 말려지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씩 손을 봤다는 것입니다. 이 미용실 언니 나이는 어린데, 머리 하는 것을 보면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거울을 보니 제 마음에는 쏙 드는데.. 울 아이들과 남편 어떻게 생각할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일단 아이들은 제 편이더군요. 잘 어울린답니다. 우리 아들도 고개를 끄덕이네요. 앗싸~ 이제 남편만 통과하면 됩니다. 늦게 들어온 남편 절 처음 보더니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입가에는 입술이 들어갔다 나왔다.. 뭔가 말하고 싶은데, 잘못 말하면 후환이 두려운 듯한 그런 태도네요. 남편이 먼저 말해주길 기다렸지만 제 인내의 한계가 왔습니다.

"여보, 어때? 괜찮지? 미용실 원장님이 정말 신경써서 해준 거야..이거 엄친 딸 스타일이래"

제 말에 남편 코웃음을 치면서 피식하고 웃습니다.

'이거 뭥미?'

남편의 그런 태도에 제 눈이 동그랗게 떠지면서 눈썹이 치켜올라가네요. 저의 반응에 두려움을 느낀 남편,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한 마디 합니다.

"응, 생기발랄한 고등학생 같다."

고등학생? 이거 좋아해야 하나요? 아님 다른 뜻이 있는 건가요? 제가 미심쩍어 하는 표정을 보이자 남편 하는 말,

" 이쁘긴 한데요.. 철 좀 드세요 아줌마"

드디어 본심을 밝히네요. 그런데, 날더러 어쩌라구.. 볶지도 말라.. 그럼 이런 스타일인데, 이러면 너무 어려보인다..남편 요구 사항이 너무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이쁘다고 하니 용서해줄랍니다. ㅎㅎ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하는 남편 제게 묻습니다.

"내 머리는 어때?"

헉, 남편도 어제 머리를 깎은 것이네요. 그런데 저는 제 머리만 신경쓰다 남편이 머리 깎은 줄도 몰랐습니다. 은근히 속좁은 남편 몰라줬다고 삐진 것이 틀림없습니다. ㅎㅎ 하지만 지금은 다른 것 생각할 틈 없이 복수할 때입니다.

"괜찮네, 다행히 호섭이는 면했다..울 남편 멋져.."

저의 놀림에 어이없어 하면서 남편 사랑의 하트 하나 날려주고 휘적휘적 갑니다.

" 다녀와요^^ 짐승들의 초콜릿 복근보다 당신이 훨 멋져요."

제 말을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만 흔들며 사라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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