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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막내 별명으로 놀림당하자 스스로 이겨낸 비법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5.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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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이들 스스로 만든 별명과 예명

오늘은 우리 막내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인데 별명이 "이삐"입니다. 어렸을 때 이삐라고 계속 불렀던 것이 아명이 되어서 지금도 이삐로 불려집니다. 별명을 보니 어떻게 생겼는지 대충 짐작이 가시죠? 정말 꼭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이쁘게 생겼습니다. 아빠 표현으로는 주머니에 꼭꼭 넣어 다니고 싶고, 시집보내지 않고 그냥 곁에 두고 데리고 살고 싶을 정도로 그렇게 이쁘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아이들은 고슴도치 사랑이라며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고슴도치도 제 엄마 아빠에겐 이쁘게 보이니, 객관성이 없다나요? ㅎㅎ

이삐가 초등학교 일학년일 때 교회 마당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회 마당 놀이터에서 잘 놀고 있던 아이들이 갑자기 자기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더니

"엄마, 이제부터 날 예삐라고 불러줘"

또 한 아이는

"엄마, 난 이삐이삐라고 불러줘~ "

그러면서 갑자기 아이들이 자기를 이삐라고 불러달라며 이삐 타령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우리 막내를 두고 언니 오빠가 놀이터에 놀러와서는 "이삐야~" 하고 부른 것을 보고 샘을 낸 것입니다.

"왜 쟤만 이삐야? 나도 이삔데.. "

그런거죠. ㅎㅎ 그래서 똑같이 이삐라고 하기는 뭐했는지 "예삐" 나 아님 이삐보다 배나 더 이쁜 "이삐이삐"로 불러달라는 것입니다. 엄마들이 좀 황당하기도 했지만 아이들 요구대로 아이구 우리 예삐, 이삐이삐 뭐 이렇게 불러주더군요. 지금은 어떻냐구요? 궁금해서 물어보니 아이들은 자기들이 그랬던 것도 다 잊고 있더라구요. 뭐 세월이 벌써 3년이나 지났으니 그럴만도 하죠.

언젠가 아빠가 막내에게

"이삐야, 너도 이제 별명을 좀 바꿔야겠다. 벌써 초등학교 4학년인데 너무 어린티가 나잖아!"

그랬더니 아빠의 그 말에 서운했는지 입을 삐죽이 내밀며,

"아빤 내가 이제 이쁘지 않는거야?"

순간 급 당황한 아빠

" 아니 그게 아니라 이제 나이에 걸맞는 다른 별명을 가지는게 안좋냐는 거지. 계속 그 별명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이 놀릴텐데 괜찮아?"

듣고 보니 일리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삐로만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울 막내, 눈물이 글썽하며 말합니다.

"싫어, 난 이삐가 좋아... 뭐 다른 좋은 게 있으면 몰라도 .."

그러면서 말끝을 흐립니다. 딸의 분위기를 보니 더이상 말하면 안되겠다 싶었는지 남편이 슬그머니 물러서더군요. 그런데 최근 남편의 우려가 적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남자애들이 울 막내 별명을 가지고 놀려댔는데, 최근에는 여자애들도 몇명 가세해서 놀린답니다. 처음에는 아빠 힘내세요라는 노래에 맞춰 

"이삐 사랑해요, 우리가 있잖아요" 

그러면서 단체로 몰려와 딸 앞에 서서 하트를 그리며 막 놀려대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요즘은 새천년체조에 맞춰 마치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을 찬양하기 위해 두 손을 받드는 그런 동작을 하며 이삐 사랑해요를 외친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들으니까 가슴이 좀 답답해오더군요. 이거 아무래도 뭔가 대책을 세워야지 안그럼 우리 막내 마음이 많이 상할 것 같구요. 그래서 아이에게 제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이삐야, 아무래도 이제 별명을 좀 바꿔야 하지 않겠니? 아이들이 계속 그렇게 놀리면 안좋잖아?" 

그러자 우리 막내, 전혀 예기치 않는 반응을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뭐라고 했냐구요? 


 




"엄마 괜찮아요,
아이들이 절 좀 더 찬양하도록 내버려 두세요" 





ㅎㅎ ㅋㅋㅋ 우리 막내 정말 많이 컸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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