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지방선거에 조금씩 관심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감 선거를 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교육감 후보들이 내거는 공약들을 유심히 살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건 작은 명함 하나 제게 주는 것 외에는 그 분들에 대해 알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네요. 그 명함 안에는 왜 그리 많은 직함들을 가지고 있는지, 이런 소소한 것까지 이렇게 적어넣으면 저같으면 도리어 부끄러울 것 같은데, 한 분만 그런 것이 아니라 후보자들 모두 다 그렇게 해 놓아서 속으로 좀 비웃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하네요.
"그 사람들이 그렇게 빼곡하게 자신의 이력을 적어둔 것은 우리 사회가 인맥이 중시되는 사회이기 때문이야. 그 사람이 가지는 공약이 뭔가를 보는 것보다 나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를 먼저 살피기 때문이지. 그래서 뭐라도 하나 걸리는게 있으라고 이런 식으로 홍보지를 만드는 것이야. 좀 안타까운 우리 시대의 단상이지.."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후보자들의 수준이 그런 것보다 선거문화에 있어서 아직 우리 수준이 그렇게 낙후된 것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네요. 그런데, 전 요즘 무료급식에 관한 것이 선거 이슈가 되는 게 참 재밌습니다. 야당은 하겠다고 하고, 여당은 안된다,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며 비판하더군요.
하지만 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저처럼 아이를 넷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 무료급식이 이만저만 큰 혜택이 아니거든요. 한 달에 몇 십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서민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부에서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며 고출산 정책을 편다고는 하지만 실제 저 같은 주부의 입장에서 보면 별 쓸모 없는 맆서비스에 지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출산이 장려되어지는 것이 아니죠. 실제 생활에서 지금 다자녀를 갖고 있는 가정에 이렇게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펼쳐야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지 않겠습니까? 저희 집 같이 애 넷을 키우는데도 대학까지 별 어려움 없이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눈으로 보게 되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용기를 내어서 도전해 보는 신혼들이 많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이겨내기 힘든 것이 바로 위화감입니다. 아이들 엄마들 모인 자리에 가면 이야기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서로 비교하게 되는데, 뭔가 저희가 좀 부족하다 싶으면 상당히 자존심 상하고, 우리도 해줘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다른 것도 아니고 밥을 먹는 것인데, 그런 차별을 겪게 된다면 겪게 되는 아이의 마음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급식을 하게 하는 방식도 보면 정말 이건 아이들에게 대놓고 대못을 박는 것 같은 그런 방식이 대부분이더군요. 이건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그리고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도 결코 옳은 방식이 아닙니다.
무상급식, 할 수 있다, 현실성이 없다고 서로 논쟁하지 말고,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정책을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하게 하기 위해 일꾼을 뽑는 것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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