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험을 통해 무시 받고, 비난 받고 우습게 여겨져
언니와 비교될 만한 소재는 거를 수 있게 되었지만
하나하나 걸러 갈수록 할 말은 없어지고
대화를 무사히 넘길 만한 회피 스킬만 터득한 지경이다.
"별 일이 없어 다행이에요."
무성의 하지만 전혀 무성의하지 않은 내 대답이 입에서 떨어지자 마자
아빠의 숟가락이 밥그릇으로 향한다.
아빠의 반응에 안심한 나는 그제야 멀리 있는 갈비를 향해 팔을 뻗는다.
"아빠가 묻는데 할 말이 그것 밖에 없니?"
입을 꾹 닫고 젓가락을 양손에 움켜쥔다.
반성하는 표정으로 가만히 있는 것이 상황을 빨리 끝낼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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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회피 스킬 ..
정말 대화한다는 것이 참 힘들어요. 이건 엄청난 스킬을 요구하는데
우린 그저 말만 꺼내면 대화가 되는 줄 아는 착각을 합니다.
특히 부모와 자녀의 대화, 그것도 청소년이 된 자녀와의 대화에선 더 그렇죠.
대화는 서로의 마음을 진지하게 들어주기에 경청하는 기술이 아주 필요합니다.
들을 생각 않고 그저 내 말만 들어주길 원한다면 그건 대화가 아니죠.
많은 부모들이 그런 대화를 하려다가 실패하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 애들하고는 말이 안통해, 뭔 말을 못하겠어."
이 말 하기 전에 자신이 그렇게 만들지 않았는지 다시 살펴볼 일입니다.
by 우리밀맘마
* 위 그림은 '언니의 기행'을 쓴 박소하 작가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박소하 작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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