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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핸폰에 저장된 이름 "사랑해" 대체 누구야?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24. 2. 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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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핸드폰,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 '사랑해', 이 이름의 정체는?







10여년전 막내인 이삐(애칭)가 초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남편에게서 데이트신청을 받았습니다. 허리도 아직 아프고 그날따라 힘들었지만, 남편의 데이트신청을 거절하기가 싫었답니다. 남편은 저에게 선택권을 주었고, 저는 남편을 따라 진주에 있는 촉석루를 가기로 하였습니다. 촉석루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더군요. 할머니들 계모임,여자친구들끼리,연인끼리, 그 중에 제눈에 가장 크게 들어온 것은 역시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걸어오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가족들, 어찌나 부럽던지..... 제가 부러워하며 아이들 얘기를 했더니, 또 시작한다며, 자꾸 그러면 다시는 데이트신청을 안한답니다. ㅋ~

울 아이들은 왜 안왔냐구요?  중,고등학생들은 공부하느라 안왔구요. 초등고학년들도 좀 힘들다며 쉬고 싶답니다. 울 초등학생들 조금 컸다고 이제 엄마, 아빠를 따라다니는 것이 힘들다는군요. ㅠㅠ 하지만 이곳에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온 엄마 아빠들을 보니 넘 부럽습니다. 담엔 꼭 데리고 와야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따라 울 남편 실수연발입니다. 촉석루입구에 한참 걸어서 왔는데요. 글쎄 지갑을 안가져왔다네요. 저도 남편만 믿고 지갑을 차 안에 두고 와서 할 수 없이 남편 입장료 2천원 때문에 다시 주차한 곳으로 갑니다. 글구 안에 들어가자 마자 열심히 사진을 찍어댑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다시 차에 가야한다네요. 왜 그러냐니 카메라에 넣어둔 메모리가 이상을 일으켰다며 다른 메모리 를 차 안에 두고 왔답니다. 또 걸어갑니다. ㅋ 저 정도면 살도 좀 빠질 듯한데.. 음~ 울 남편도 컨디션이 별로인가 보네요. 그런데 카메라는 더 상태가 안좋은가 봅니다. 저는 잘모르지만 무언가 안된다며 엄청 속상해 하네요.

그런데요. 전 몸상태가 안좋아서 그런지 좋은 경치를 봐도 그리 반갑지가 않더군요. 제가 한가지 오로지 즐기고 있는 것은 남편입니다. 이렇게 오붓하게 손잡고 걸어가니 넘 좋더군요. 그런데 오늘 따라 왼쪽 발이 넘 아파서 걷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남편과 좋은 경치를 거닐고 싶은데, 왼쪽발이 따라 주질 않네요.

제 사정을 본 남편, 저기 보이는 벤치를 가리키며 좀 쉬고 있으랍니다. 치~ 그냥 같이 앉아서 발도 좀 주물러주고 그냥 둘이서 따뜻한 햇볕을 쬐면 도란도란 이야기하면 좋으련만, 울 남편 이런 곳에 와서 사진을 안찍을 수 없죠. 남편을 잘 아는 저는 할수 없이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핸드폰_아내
남편의 핸드폰을 검열하고 있는 아내


남편을 기다리며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했습니다. 별로 재미가 없더군요. 뭐 재밌는 일 없을까 생각하며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니, 오잉~ 남편핸드폰이 있네요. 왜 이게 내 주머니에 있지? 가만 생각해보니 아까 차에서 아이들에게 전화한다면 남편 핸폰을 전화하고 그냥 제 주머니에 넣어둔 것이네요.

그래서 오랫만에 남편 핸드폰을 수색해보기로 했습니다. 혹시 '자는 남편도 다시 보자'고 했는데, 이상한 흔적은 없나 뒤져보기로 했습니다. 울 남편은 며칠 전 새로 핸드폰을 바꾸었답니다. 그런데도 문자가 80개가 와있더군요. 메시지를 하나씩 클릭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괜시리 사람 가슴 떨리게 하더군요. ㅎㅎ  어라~ 다음 메시지를 클릭하려는데, 사랑해
에게서 온 문자가 보였습니다. "사랑해? 이게 누구지???? 도대체 누구야?"


떨리는 마음으로 번호를 확인해보았습니다.  바로 제 번호가 적혀있었습니다. 휴~ ㅎㅎ  울 남편이 날 사랑하긴 사랑하구나!!! 여자들은 알면서도 듣고 싶어하고, 보여줬으면 좋겠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제 전화번호 이름을 사랑해
 라고 적어두니 정말 기분이 좋더라구요.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한결 기분도 좋아지고, 남편 기다리는게 그리 나쁘지 않더군요. 한참이 지나서야 온 남편, 아까 뭘 먹었는지 배가 아파 화장실에 다녀왔다며 늦어 미안하다고 합니다.  ㅎㅎ  

집에 가려고 차에 타자, 제가 살짜기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당신 핸드폰을 검사했는데, 메시지에 이상한데서 온 문자가 있데요. 뭐더라? 사랑해
라고 되어있던데요. 누구죠?"

"어~ 그래? 누구지?...아~ 그거 당신 번호 아니더나~ 당신번호 일텐데~."

"뭐라고요? 당신이 모르면 누가 알아요?"

"그거? 이삐가 해놨거든...ㅋㅋㅋ"

에궁~ 머리야. 하늘을 날다 떨어지니  머리가 쪼매 아프네요. 며칠 전에 제 핸드폰 전화번호부에도 이삐가 남편 이름을 바꾸더군요. 그 전엔 '울자긔'였는데, 이번엔 "러브 곰돌"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남편 핸폰에도 저를  "사랑해
"로 바꾸어 놓았던 것이지요.

이삐를 생각하니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삐는 엄마, 아빠가 더 사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러브라든지, 사랑해라고 적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구요. 엄마와 아빠가 계속 더 사랑하기를 바라는 아이의 마음이 이 이름에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고마워 이삐야, 우리 더욱 사랑할꺼야.. 아빤 내 꺼야..알았지?
 
여러분의 가정이 더욱 더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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