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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생이 울 아들,6학년이 되자 까불이로 돌변한 사연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24. 2. 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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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태어나면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기질을 크게 까다로운 기질, 순한 기질, 조심성 있는 기질로 구분을 하더군요. 우리집을 보면 아기 때부터 딸들은 까다로운 기질을 타고 나고, 울 아들 뚱이는 순한 기질을 타고 태어난 것 같습니다.

 

유치원에나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볼 때도 까다로운 기질들은 자신을 잘 들어내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관심을 두지 않을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순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들은 겉으로 보기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관심을 받지 못할 수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 순한 아이도 선생님이의 관심과 사랑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 얼굴 표정하나, 말 한마디라도 바라봐주고 얘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까다로운 울 우가의 경우을 보면, 제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서로 대화를 하던지, 싸우든지 해야 합니다. 그냥 쉽게 넘어가는 일이 없지요. 물론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요. 그런데요. 순한기질의 울 뚱이는 자신의 생각과 욕구가 달라도 엄마가 얘기하면 쉽게 자신의 것을 포기하고 그저 엄마가 시키는대로 그렇게 하려고 한답니다. 일명 누구나 좋아하고 말하는 순하고 착한 아이이지요. 그런데요. 책에서 보니, 착한 아이, 효자일수록 그 속에는 부모에 대한 많은 분노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착하고 순한 울 뚱이 자신의 욕구와 생각이 좌절 될 때마다 자신의 마음속에 엄마에 대한, 혹은 자신에 대한 분노을 조금씩 쌓아두었겠지요. 그런데 그런 분노를 한번씩은 엉뚱한 곳에서 품어 낸다고 합니다. 몇 년전 제가 그런 일을 겪어답니다.그래서 아들에게 말했죠.  

"뚱아, 엄마의 말이 너의 생각과 다르면 얘기를 해라. 얘기를 해도 엄마가 알아듣지 못하거든 그래도 얘기를 해. 그리고 정말 너를 화나게 하는 것에 대해 솔직히 얘기를 해라.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가 엉뚱한 곳에서 엉뚱하게 표현을 하면 엄마가 너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저 화만 난단다."





울 아들은 있지요. 어디를 가든지 칭찬받는 아이랍니다. 교회를 가도 선생님께서, 학교를 가도 선생님께서 모범생, 착한아이, 남을 많이 배려하는 아이, 이런 칭찬을 받지요. 그런데 그런 칭찬이 저는 그리 좋게만 들리지 않더군요. 혹 심리학자들의 말처럼 착한 아이가 되려고 자신을 너무 억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체질적으로 약한 것이 그런 심리적인 영향에서 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한 날은 착한 아들이 안쓰러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뚱아, 네가 3-4살 되었을 때  엄마에게 불만이 있고 그것을 표현하려고 때를 부리면 엄마가 받아주지 못했단다. 그 땐 엄마가 너무 힘들었거든. 그래서 엄마로서 들어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들어주지만, 아닌 것은 확실히 아닌 것을 보여주자. 그래야 나도 덜 힘들고 뚱이도 덜 힘들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네가 엉뚱하게 떼를 쓰거나 하면 너무 무섭게 너를 대했던 것 같다. 아닌 행동을 하면 너무 확실히 너를 잡았던 것 같아서 엄마가 미안하단다. 혹 엄마가 너와 다른 생각과 말을 하거든 그래서 그냥  따르지만 말고, 너의 생각과 말을 해라. 그러면 엄마가 100% 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들어주려고 노력을 할께.  알았지?"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얘기를 해요?"

"응, 그냥 혹시 울 아들이 엄마 때문에 힘든게 있나 해서. ㅎㅎㅎ."

그 뒤로 조금씩 울 아들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말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요. 집에 오면 저에게 정말 말이 많아졌지요. 그러다가 작년부터는 어찌나 장난을 치며 까부는지요. 그런데 5학년 때 선생님이 무서운 선생님이었거든요. 집에서 엄마는 많이 풀어주었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긴장하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루는 울 아들이 처음으로 학교에서 울고 오더군요. 

"뚱아, 왜 우는데? 말해봐."

사연인 즉 친구들과 어울려 같은 반 여자아이에게 장난을 걸었다가 선생님께 혼이 났습니다. 그런데 뚱이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더 혼이 났답니다. 왜냐하면 부장인데다가 항상 모범적이던 뚱이가 그렇게 하자 선생님 왈~

"뚱아, 너는 부장이면서 왜 그렇게 했니? 모범적이었으면 끝까지 그렇게 해야지 이제 학년이 끝나가니까 왜 그렇게 하니?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거야. 너까지 왜 선생님을 힘들게 하니. ..... 너는 매일 남아서 청소를 하고 가라."

이 말을 들은 우리 뚱이 "헐~" 왜 나만 남아서 청소까지 해야하지? 너무 억울해서 울며 집에 온 것입니다. 저도 선생님이 좀 심하다 싶어 속도 상했지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뚱아, 네가 조금은 잘못한 것이 맞네. 하지만 선생님이 너무 야단을 쳤구나. 괜찮아. 한번씩은 야단을 맞기도 해야지 어떻게 매번 잘하기만 할 수 있니. 사람은 야단도 맞고 살아야지. 울 아들 그동안 얼마나 장난도 치고 싶었을까? 정말 오랫만에 장난친 건데, 장난치고 싶어도 많이 참는데 오늘 혼이 났네. ㅎㅎㅎ."

울 뚱이 제 말을 듣고는 하는 말이 사실 자기도 장난치고 싶었지만 많이 참았는데, 선생님이 그걸 몰라준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그래서 장난을 치고 싶으면 장난도 좀 치고 살아라고 했지요. 그런데요. 울 아들 요즘은 너무 까붑니다. 이번 겨울 방학 내내 하루종일 까불더군요. 그래서요. 제가 그랬죠. 

"뚱아, 그래도 한번씩은 시와 때를 가려서 까불어라."

그렇게 말해도 연연해 하지 않고 정말 까부네요. 그동안 하지 못한 것을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남자 선생님이 담임이 되었습니다. 남자로서 통하는게 있는지 또 선생님이 아이들을 친구처럼, 형처럼 대해주어서 선생님 대하는 게 너무 편하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울 아들 요즘 학교에서도 좀 까부나 봅니다. 아이들이 그런답니다.

"뚱아, 넌 5학년까지 매너가 정말 좋아서 학교에서 인기1위였는데, 요즘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서 저에게 묻는 것입니다.

"엄마, 5학년 때처럼 말도 없이 조용하고 매너있게 다시 할까요?"

그래서 제가 뭐라고 했게요? ㅎㅎㅎ

"뚱아, 이제 중학교 가면 까불고 싶어도 까불기가 힘들텐데, 올 6학년 까불고 싶은데로 까불어라~ 계속 쭉~ 실컷~ 알았지."

울 아들이 웃습니다. 그래두요. 그전처럼 이유없이 엉뚱한 곳에서 화를 내지도 않구요. 저에게나 친구들에게도 많이 솔직해졌답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생각과 말을 화를 내지 않고도 차분히 말을 한답니다. 사실 집에선 넘 까불어서 제가 감당하기 조금은 힘들지만요. 울 아들 정신건강을 위해 제가 좀 참아보려고 하고 있답니다. ㅎㅎㅎ ^^

 

이 글은 2024년 2월 24일 Update 되었습니다.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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