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잡고 잘 것 같은 숙맥부부 그런데 애가 넷인 미스테리 부부
제가 아는 후배가 있는데 아주 미스테리한 부부입니다.
남자는 결혼 전까지 완벽한 모태솔로였습니다.
제가 이 후배와 아주 가깝게 지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확실합니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는 범생 스타일에 진짜 공부 밖에 모르는 범생입니다.
말 수도 정말 없습니다. 저와 같이 있어도 그저 필요한 말만 조금씩 하지
수다를 떠는 것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인생을 어떻게 사나 싶을 정도로 참 심심하고 재미없게 삽니다.
조금만 같이 있어보면 모태솔로일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나는 그런 후배입니다.
그리고 이 후배는 매춘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강해서 절대 매춘따윈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제가 아는 여자 후배가 있습니다.
대학 때 만난 후배인데, 환한 미소가 참 예쁜 아이입니다.
성격도 소탈해서 내숭같은 건 전혀 없고, 뭐랄까요 때묻지 않은 시골처녀 같은 순수한 여인입니다.
많은 남자들이 관심을 갖고 접근했지만 성공한 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남자에 대해선 그닥 관심도 없고 필요성 또한 전혀 느끼지 않는 그런 스타일 입니다.
이 두 사람을 제가 소개했습니다.
소개할 때만 해도 서로 이름이라도 물어볼까 싶을 정도로 걱정스러웠는데
이 두 사람 급속히 가까워지더니 소개팅후 3개월만인가? 아무튼 엄청 빨리 결혼했습니다.
이들에게 맞는 짝이라도 있을까 싶었는데, 그런 두 사람이 만나니 서로 통하는 게 있었나 봅니다.
결혼 후 두 사람에게 초대받아 그 집에 놀러 갔습니다.
제가 그 집에서 대접 받아야 할 자격이 있지 않습니까?
집에 가보니 참 조용합니다.
둘다 말 수가 없습니다.
밥 먹고, 차 마시면서 제가 하는 말을 듣고 간간히 추임새를 넣어주든지
아님 웃어주던지 하면서 듣기만 하지 자기들 말은 하지 않습니다.
참 편하긴 한데..ㅎㅎ 답답함이 가슴 밑에서 쳐올라옵니다.
이 친구들 술도 먹지 않습니다.
도대체 둘이 함께 있으면 뭐하고 놀까? 넘 궁금한 거 있죠?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둘이 함께 있을 때 뭐하냐구요.
대답이 걸작입니다.
그냥 책 본답니다. ㅎㅎ
과연 이 두 사람 애는 낳을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요..
애가 연년생으로 4명입니다. ㅎㅎㅎ
하도 신기해서 제가 그들에게 그럽니다.
"니들 참 신기하다 그 성격에 어떻게 밤일을 부지런히 하고 애를 낳았냐?"
하면..
그냥 웃고 맙니다.
더 신기한건...
애들이 넷이면 집안이 쑥대밭이 되어야 하는데...
애들도 조용합니다.
어린 것들이 뒹굴 뒹굴 거리면서 책보면서 놉니다.
(이건 정말 부럽습니다. 이 집 놀러 갔다 우리 집 들어가면 괜시리 아이들 보고 열받습니다. )
아무리 보다 둘 다 손만 잡고 잘 것 같은데..
남여관계는 정말 신기합니다. ㅎㅎ
*이 글은 SLR 클럽에 올라온 글인데 넘 재밌어서 제가 살짝 업어와 재편집했습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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