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특별한 우리집 일요일 저녁식사 _언니의 기행
나는 씁쓸한 질문에 시시한 답변을 단다. "그냥 그래요, 열심히 하고 있어요." 8주 째 똑같은 대답이다. 만약 내가 '아니'라는 말로 시작해 '이러이러한 것이 힘들다' 라고 입을 뗏다가는 언니한테 물어보라든가, 언니는 안그랬는데 라든가 ... 피곤한 잔소리에 휘둘릴 것이 분명하다. .. 나의 진짜 관심사나 속상한 일 머리 아픈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일요일 저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내 최애 아이돌그룹 화랑소년들이 컴백했다거나 신곡이 오랜만에 차트인 했다거나 새로운 아이돌 음악 장르를 개척한 것에 대해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다거나 며칠 뒤 있을 반 배정에서 친구들이랑 떨어질까봐 걱정된다거나 사실 그 친구들을 모조리 다 싫어하는데 맘에 드는 친구가 없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언니의기행
2021. 5. 8.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