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들어오는 남편, 남편 일찍 퇴근시켜 집에 오게하는 비법
평일에 항상 바빠서 10시가 넘어야 들어오는 남편. 그래서 쉬는 날은 어떻게든 아이들과 놀아주려고 노력을 한답니다. 하지만 학기 중에는 리포트하랴, 수업들으러 가랴, 그나마 아이들이 아빠를 기다리는 쉬는 날도 없어진 셈이지요. 울 아들 이렇게 말을 하네요.
"엄마, 아빠는 1주일에 하루만 집에 들어오잖아요.
그런데 하루도 안들어오면 안되죠."
이게 무슨 말이죠? 울 남편은 매일 집에 들어오는데, 울 아들은 1주일에 한번만 들어온다고 하네요. 조금 생각해보니 우리 아들 말이 맞습니다. 울 셋째와 넷째는 9시면 잡니다. 그런데 아빠는 10시가 넘어야 들어오고 다음날은 새벽기도회나 일로 일찍 출근을 하고 나면, 아이들은 쉬는 날 하루만 아빠를 보게 되는 셈이죠. 물론 큰 아이들은 아빠를 거의 매일 본답니다. 용케도 울 아들과 막내 학기중에 잘 참아 주었습니다.
아이들 방학, 아빠도 방학을 맞았습니다. 아빠 쉬는 날에 아이들은 영화를 볼 계획을 짭니다. 그래서 2주를 연달아 영화며 외식을 다녀왔답니다. 저와 첫째와 둘째는 빼고 아들과 막내를 데리고요.
두번째 영화볼때는 저도 갔네요. 전우치를 봤는데 정말 재밌게 봤네요. 그런데 그렇게 두 주를 봉사하더니 울 남편 셋째 주는 달아날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큰 딸이 아무래도 아빠는 "역마살"이 낀게 틀림없다고 하던데, 맞는 말 같습니다.
한번은 제가 남편에게 하루종일 집에 있어 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지요. 남편은 제 소원을 들어주려고 애를 쓰네요. 그런데 저녁이 되자 남편이 넘 힘들어 하는 것입니다. 결국 동네라도 한바뀌 돌고 오겠다며 나가더군요. ㅎ
우리 막내의 하트랍니다.
그런데요. 쉬는 날도 출근한 지 두 주가 되어갑니다. 울 아들과 막내가 아빠를 보지 못한지가 두주가 되어가는 것이지요. 오늘도 쉬는 날인데 바쁘다며 나갔다가 저녁먹을 시간이 되어 집에 들어왔습니다. 저녁에라도 아이들과 있어주면 좋으련만 남편은 일이 바쁘다며 밥만 먹고 또 간답니다.
"여보, 당신 지난주 노는날에도 집에 늦게 온 거 알아요. 그리고 지난주는 한번도 일찍 들어온 적이 없어요. 그러니 이번주는 하루 일찍 들어오세요."
"그래, 그럼 내일 6시에 들어올께."
"그리고 다시 안나가는 거죠. 진짜 6시에 오는 거죠."
'아마, 안될껄."
약속을 하고 안지키면, 더 속상해 한다는 것을 아는 남편은 뒤로 빠지네요. 제가 오늘은 그냥 넘어가지 안으려 합니다.
"그러면 안돼요. 왜 가정이 항상 뒷전이예요. 당신 모임에는 아무리 바빠도 가잖아요. 지난주에는 2번이나 모임에 갔잖아요. 그런데 왜 가정은 1달에 2번도 일찍 들어오는 날이 없어요. 무조건 일찍 들어오세요."
요새 제가 강짜가 늘었습니다. 제가 강하게 하지 않으면 안들어 올께 뻔하거든요. 제가 항상 그럽니다. 아이들은 우리를 계속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다 커서 떠나고 나면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즐기고 더 사랑해주자고요. 남편은 못이긴체 그렇게 하겠답니다. 욕실에서 씻고 있는 남편에게 좀 미안해집니다. 많이 바쁘다는 것도, 많이 피곤하다는 것도 알거든요.
"여보, 그런데 나 미워하면 안돼요. 바쁜 줄은 알지만 그래도 나 미워하지마요."
"미워하긴, 내가 항상 미안하지."
다음날 아이들에게 얘기하지 않고 저녁 6시가 되도록 기다렸습니다. 아이들에게 미리 얘기 했다가 바쁜일이 생겨 약속이 취소되면 많이 실망할 것이 뻔하거든요. 5시 30분이 되어 진짜 6시에 오는지 제가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습니다. ㅎㅎ 온다네요. 아이들에게 얘기했습니다.
"얘들아, 아빠가 6시 되면 완전 퇴근해서 온데, 그러니까 아빠오면 왕따시키지 말고 아빠랑 같이 즐거운 시간보내자. 알았지. 그래야 담에도 일찍 들어오지."
한번씩은 아이들이 자기들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왕따를 시키거든요. 그럼 울 남편 일찍 들어와서 소용없다고 한답니다. 저도 미리 할일을 다해놓고 남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겠습니다. ㅎ 상을 차려놓고, 남편을 기다리다 아이들과 "공부의 신"을 컴퓨터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뒤가 좀...아유!~ 깜짝이야. 남편이 소리도 없이 제 뒤에 서있네요.
"언제 왔어요.ㅎㅎ 애들아 아빠왔다~."
제가 좋아하며 팔딱팔딱 뛰었습니다. 울 아이들도 아빠를 보고 반가워하지만 눈은 컴퓨터를 향합니다. "공부의 신"을 마져 봐야죠. 그런 아이들을 본 남편,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는 며칠 전부터 고장난 컴퓨터를 고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공부의 신에 빠져서 헤어나올 줄을 모릅니다. 이구~~ 그런데, 공부의신이 끝나자마자 울 아이들 아빠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먼저 막내가 아빠를 독차지하려 덥썩 품안에 안깁니다. 그걸 그냥 둘 울 아들이 아니죠. 서로 밀치고 소리지르고 그러는 사이 둘째는 아빠 등에 업힙니다. 아이들에게 깔려 낑낑대는 남편 그래도 그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네요. 저보고 좀 구해달랍니다.
"아이들이 그냥 안둘껄요. 저는 빠질래요."
제가 오늘은 아들과 막내에게 남편을 양보했습니다. 한참 아빠를 놀이터삼아 놀던 아이들.... 울 막내가 저에게 와서 그럽니다.
"엄마, 아빠가 일찍와서 넘~ 넘~ 좋아요. 행복해요."
아빠가 오늘 일찍 온 것, 제 역할이 컸다는 것을 아는 울 막내 그 얘기를 저에게 하네요. 담에도 일찍 들어오게 하라는 압력이겠지요. 제가 말합니다.
"이삐야, 그건 아빠에게 얘기해야지. 아빠에게 가서 얘기해라."
아빠에게 가서 이삐 두팔로 하트 표시까지 하며 얘기 합니다.
"아부지, 오늘 일찍 들어와서 넘~ 좋아요. 고마워요."
남편, 막내의 모습에 이뻐 죽네요. ㅋ 오랫만에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누워주기까지 합니다. 아마 다 큰 아이들에게 호랑이 이야기, 귀신 이야기, 그리고 음식이름대기 게임 등 한참을 잠자리에서도 이런 저런 놀이를 하며 놀아줬을 겁니다.
아이들이 자는 것을 확인한 남편, 무척 힘들었든지 일찍 자자고 합니다. ㅎㅎ 한번씩은 강짜를 부릴만도 하지요. 울 아이들도 넘 행복하고 저도 그렇구요. 울 남편도 일찍 쉬구요. 스스로 일찍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스스로 하지 않으면 한번씩 또 강짜를 부리렵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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