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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엄마 집에서 모시다 요양병원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

치매 엄마

by 우리밀맘마 2015. 1. 3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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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엄마를 집에서 만 2년을 모시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더이상 집에 모시지 못하고 집 가까운데 있는 노인요양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될 수 있다면 계속 우리집에서 엄마랑 함께 살고 싶었는데 세상일이 맘처럼 되질 않네요.

 

치매라는 병이 겪을 수록 참 무섭습니다.

저도 나이 들어서 다른 병은 몰라도 치매만은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엄마가 치매이니 저도 안심할 순 없겠죠?

그래서 평소 치매 예방을 위한 운동이나 또 음식을 조심한답니다.

 

전 보육교사입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서 어린이집에서 남의 아이들 키우는 재미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이 아기들과 치매에 걸린 울 엄마가 하는 행동이 거의 비슷합니다.

 

유아들의 심리적인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지금 이때가 아주 이기적입니다.

오직 모든 관심을 자기에게만 쏟아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어린이집 선생님에게도 오직 자기만 바라봐 주길 바라고

혹 그 기대에 못미치면, 어떻게 하든 관심을 끌기 위해 별의별 행동을 다합니다.

어떤 아이는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떼쓰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자해까지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하나가 아니라 셋을 봐야 하니 선생님 좀 이해해 달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소용 없습니다. 아이들은 오직 자기만 생각할 뿐입니다.

 

치매에 걸리면 이런 아이와 같은 정신연령이 되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오직 자기 생각만 합니다. 제가 딸인데 절대 딸 사정을 봐주지 않습니다.

딸과 온 가족이 치매에 걸린 엄마만 봐주길 바라고 있고,

만일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엉뚱한 일을 저지릅니다. 그것도 단계별로 합니다.

처음에는 이상행동을 해서 가족들에게 겁을 주고, 밥을 먹지 않고, 그래도 안되면 사고를 칩니다. 휴지통을 엎거나 밥솥에 쓰레기를 붙거나 가스불을 켜놓거나 방바닥을 닦고 또 닦고 ..

그러면서 당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그래도 안되면 울 엄마의 경우 짐싸서 가출을 합니다.

결코 뒷일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충동적으로 행동합니다.

 

 

 

형주요양병원

 

작년 5월 경에 제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린이집 평가인증 받는다고 두어달을 밤늦게까지 일해야 했고

그러다 장염에 걸려 몇 일간 병원에 입원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시아버님이 별세하셨습니다.

나쁜 일은 왜 이렇게 한꺼번에 몰아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힘든 일이 몰아치니 제 몸이 견뎌나질 못하고 계속 병원을 드나들어야 했습니다.

 

울 엄마 어떨 때는 정상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절 감동시키는 말도 해주시기도 하고

정말 곁에 계셔서 너무 든든한 진짜 엄마 노릇을 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일시적 현상입니다. 순식간에 치매 엄마 모드로 바뀌어 버립니다.

제가 그렇게 힘들어 할 때 엄마가 너무 힘들겠다며 절 위로해 주시기도 하더군요.

그 땐 정말 감격 감동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정말 잠시 뿐 울 엄마 제대로 치매엄마 모드로 바뀌네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치매환자들은 남 생각 못해줍니다.

제가 그렇게 힘들어도 울 엄마는 오직 딸이 예전에 해주던 대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에누리가 없답니다. 전 지금 죽을 지경인데, 엄마는 그런 딸의 상태를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외지에 살고 있는 언니들이 제게 전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빠들도 걱정스런 목소리로 제게 전화를 해옵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엄마가 언니와 오빠들에게 전화를 해서 제 흉을 본 것입니다.

형제들이 놀라서 제게 무슨 일이가 싶어 전화를 한 것이죠.

그러다 점점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앞서 적었던 그런 일들을 계속하는 거이죠.

그러다 하루는 짐을 싸서 가출을 합니다. 한 번, 두 번... 미치겠더군요.

엄마를 보면 그저 부아가 치밀고, 말도 하기 싫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치매에 걸린 울 엄마 어떤 행동을 하면 딸이 폭발하는지를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을 하면서 절 자극시킵니다. 마치 내 말 안들으면 널 미치게 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처럼요.

 

제가 더이상 견디질 못하겠더군요.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습니다.

몸은 몸대로 지쳐서 겨우 출근해서 완전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오면

울 엄마가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 같은 표정으로 절 맞이합니다.

그리고 좀 있으면 여지 없이 전 감정이 폭발하게 되고, 크게 소리지르게 되고

집안 분위기는 계속 더 살벌해지구요.

언제부턴가 울 가족들 간에 말이 없어졌습니다.

함께 모이질 않구요. 모두 제 방에서 그저 자기들 할 일만 하고 있습니다.

거실로 나오는 것이 싫은 것이죠.

 

그래서 언니와 오빠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모든 형제들이 우리 집에서 모여 함께 식사도 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모두 제 사정을 이해하고, 그간 고마웠다고 격려해주시네요.

그래서 남편과 함께 한 이틀간 양산에 있는 요양병원을 돌아다니다 보니 괜찮은 곳이 있어

그곳으로 모셨습니다.

엄마가 그렇게 요양병원으로 가고 나니 제 숨통이 틔네요.

그리고 울 가족들이 다시 대화를 하기 시작하고, 분위기가 밝아졌습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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