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수능시험 치는 날입니다.
우리 집 둘째, 고삼이구요. 어제는 일찍 들어와 일찍 자더군요.
우리 딸은 실용음악과를 지원합니다. 중학교부터 오직 이 길로만 가야겠다고 한 우물을 팠는데, 그러다보니 학교 공부에 많이 소홀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때까지는 반에서 1등을 했는데, 그 다음부터는 공부와 담을 쌓더군요. 그러다 이제 수능일이 다가오니 좀 신경이 쓰이긴 한 지 몇 주 전부터 집에서도 공부를 조금 합니다. 그런 울 딸을 위해 아빠가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이번 시험 칠 때 우리 딸 시험을 끝까지 진지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한 문제도 빠짐없이 답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아는 것은 실수 없이 정확하게 답을 적게 하시고, 몰라서 찍어야 되는 것은 이왕이면 정답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ㅎㅎ 이렇게 기도해주니 울 딸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짓습니다. 왠지 정답을 찍을 것 같은 자신감이랄까요? 4지선답이면 정답의 확률이 25%인데, 그 정도라도 찍는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보통 수능 하루 전에 떡과 엿을 주잖아요. 엿처럼, 찰떡 같이 붙으라구요. 그런데 붙으라고 준 떡과 엿 때문에 발생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아이들에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수능시험을 치는데 감독관이 한 아이를 예의주시하였다고 합니다. 생긴 건 똘똘하게 생겼는데 이 아이가 시험을 치면서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이죠. 그것도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요. 숨을 몰아쉬기도 하고, 흔들기도 하고, 배배꼬기도 하고..
그래서 선생님이 그 아이 주변을 서성이면서 주의를 주려고 했습니다. 잘못하면 부정행위자로 찍힐 것 같아서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 아이 급체한 것 같은 증상이더랍니다.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얗고, 식은 땀이 삐질..
그런데 재밌는 것은 그렇게 몸을 배배꼬면서 문제를 푸는데, 희안하게 정답을 그렇게 잘 찍더라네요. 알고보니 그 아이 그 학교에서 전교 1등을 달린 아인데, 시험 전 날지인들이 보내준 찹쌀떡과 엿을 주는대로 다 먹었답니다. 떡과 엿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거 먹고 꼭 합격해야겠다는 욕심이 화근이 된 것입니다.
급기야 이 아이 손을 들고 선생님께 화장실 가겠다고 해서 보내주었는데, 화장실에서 무려 10분을 씨름하다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 생각에 ‘에구 이 녀석 엿먹다가 정말 시험 엿같이 치게 생겼네..’ 그랬답니다. 아이의 이런 증상은 다른 시간에도 계속 되었고, 선생님은 그런 아이의 상태를 보며 참 많이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 아이 서울대 경영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고 합니다. ㅎㅎ 놀라운 반전이죠?
전 오늘 새벽에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님, 오늘 시험치는 모든 수험생들 제 실력 제대로 발휘해서 후회없도록 최선을 다하게 해주소서. 그리고 이 시험의 결과가 인생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고자 하는 모험심과 도전정신,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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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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