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에선 시간제 보육을 시범 운영하고 있고, 올 9월1일(2014)부터는 경상남도도 시간제 보육을 시범운영한다고 합니다. 시간제 보육을 처음 시작한 서울시는 작년 11개소에서 올해는 추가로 21개소가 더 운영한다고 합니다. 작년 이 시간제 보육시설의 이용만족도가 무려 94%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상당히 효과적인 보육정책이라 보여지는 시간제 보육, 일선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오늘은 이 시간제 보육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생각과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 살펴봅니다.
1. 시간제 보육서비스란?
저도 아이를 넷을 키웠습니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학원 등을 보내지 않고 제 손으로 키울 때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급한 볼일이 생겼을 때입니다. 잠시 아이를 믿을 수 있는 곳에 맡겨둘 때가 마땅찮아 발을 동동 굴렀던 때이죠. 이런 상황에 처한 부모를 위해 시간 당 일정 보육료를 내고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것이 바로 '시간제 보육'이라는 정책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다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아기가 6~36개월 미만이어야 하고, 시간당 4,000원 보육료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정부가 보조해주기 때문에 실제 부모가 내는 보육료는 시간당 천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2. 시간제 보육시설은 어디?
시간제 보육시설은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시설을 개조하여 지정하고 있습니다. 시간제보육시설로 지정된 육아종합지원센터와 국공립어린이집에서는 ▲별도의 시간제 보육실을 설치하고 ▲3년 이상 보육경력과 자격을 갖춘 전담교사를 별도 채용, ▲연령에 맞는 표준화된 프로그램으로 시간제보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작년 시간제 보육시설을 11개소였는데 올해는 32개소로 확대·운영됩니다.지난해 11개소를 처음으로 운영한 결과 이용 만족도가 무려 94%로 높았다고 하네요.
그리고 상경남도도 9월1일(2014년)부터 시간제보육 어린이집 8곳을 운영합니다. 해당 보육기관은' 창원 조이어린이집과 딩동댕어린이집, 김해 교육촌어린이집과 행복한아이어린이집, 진주 육아종합지원센터, 사천 나래어린이집, 고성 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 산청 도담어린이집'이다.아쉽게도 필자가 있는 양산에는 아직 지정된 곳이 없네요.
3. 시간제 보육시설에서 하는 보육프로그램
현재 시간제 보육은 지정된 국공립어린이집이 대부분입니다. 여기에 아이를 맡기면 기존 종일반에 편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제 보육을 전담하는 반이 따로 있습니다. 이를 위한 표준화된 프로그램이 있고, 또 이것만 전담하는 교사가 따로 있습니다.
0~1세 아이들이 맡겨질 경우는 수유, 낮잠, 기저귀 갈이 등 일상생활이 편안하게 이뤄지는데 중점을 두고, 2세반은 신체, 언어, 감각·탐색, 역할·쌓기, 미술 등 놀이 활동이 충분히 이뤄지도록 해 보육의 질을 담보하도록 한다네요.
그리고 육아종합지원센터의 경우 시간제보육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장난감․도서대여, 놀이프로그램, 전문적인 육아상담 및 부모교육, 온·오프라인 부모간 육아정보나눔 활동 등 다양한 육아지원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4. 시간제 보육서비스에 아기를 맡기려면
시간제 보육서비스 이용대상은 6개월~36개월 미만의 아동으로 이용시간은 월~금까지 오전 9시~오후 6시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이용하려면 일단 엄마가 인터넷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제 보육 이용을 위해서는 최초 이용시 인터넷 '아이사랑보육포털'에서(http://www.childcare.go.kr) 회원 가입하고, 이용 대상 아동을 사전등록해야 합니다. 그런 후 PC(또는 모바일) 및 전화신청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시간만큼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예약을 해야 한다는 말이죠.
이용일 1일전까지 '아이사랑보육포털'에서 사전에 예약해야 하며, 긴급한 경우에는 당일 해당 자치구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전화예약 신청하면 됩니다.
그리고 시간제보육 이용 시에는 기저귀, 여벌옷, 간식 등 개인준비물을 준비해 이용하고 결제는 아이사랑카드로 이용 시마다 결제를 하면 됩니다. 이게 설명은 좀 복잡한데 한 번 해보면 그다음부터는 어렵지 않을 것 같네요.
5. 시간제 보육서비스의 이용 비용은?
시간당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은 시간당 4천원입니다. 엄청 싸죠? 이 때 아기 양육수당을 받는 전업주부는 월 40시간 내에서 1시간당 2천원(50%), 취업, 장기입원 등으로 정기적, 단시간 보육이 필요한 맞벌이형 가구는 월 80시간 내에서 1시간당 3천원(75%)의 보육료를 국·시비 매칭으로(정부 50:시 25:자치구 25)지원래줍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유치원을 이용하면서 시간제보육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전액 본인이 비용을 부담해야합니다.
6.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보는 일선교사들의 반응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실시한다고 하자 일선교사들은 한숨부터 쉽니다. 이 서비스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 지 불분명하기 때문이죠. 지금처럼 국공립어린이집이나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통한 운영이라면 별 문제 없을 것 같은데, 이것이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으로 확대된다면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심지어 이건 미친 짓이라고까지 하는 교사들도 있습니다. 이건 제가 몇 사람에게 물어본 것이 아니라, 현재 경남도에서 백수십명의 어린이집교사들이 세미나를 하고 있는데, 이 세미나에서 시간제보육에 관한 내용이 나왔고, 이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공간의 문제입니다.
민간이나 가정 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처럼 시간제로 맡겨진 아이들을 받아들일만한 공간이 일단 부족합니다. 민간어린이집은 리모델링을 하면 어느 정도 공간이 나올 수 있겠지만 가정어린이집은 완전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그리고 리모델링 비용을 정부가 얼마나 지원해줄 지 그것도 미지수구요.
둘째, 교사의 수급과 급여 문제
국공립의 경우 별도의 교사를 모집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시스템상 별 어려움이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민간이나 가정 어린이집의 경우 급여를 원장이 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시간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이가 얼마나 많을 지 모르지만 이 수익금으로 교사의 월급이나 제대로 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잘못하면 이 서비스 때문에 어린이집의 재정적자가 가속될 위험이 있습니다.
셋째, 교사의 역할문제
국공립은 이렇게 시간제교사가 자신의 일만을 하도록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민간이나 가정은 지금도 어린이집 교사가 할 일이 많아 거들어줄 손 하나가 아쉬운 지경입니다. 시간제로 맡겨지는 아이들은 유동적입니다. 많을 때도 있고 아예 없는 날도 있습니다. 이럴 때 교사의 위치가 참 애매해집니다. 이건 현장에 와봐야 알 수 있는 문제입니다.
넷째, 아이의 적응문제
서울시가 작년 시간제 보육서비스의 만족도가 90%가 넘었다고 했는데, 전 사실 그 만족도에 의문이 갑니다. 왜냐하면 6-36개월의 아이들, 이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서 엄마와 떨어질 때 그 모습이 상상이 가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입장에서는 만족도가 높았을 것입니다. 일단 안심하고 맡겨둘 때가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다음 그 선생님은 어땠을까요? 얼마나 노련하고 능력있는 교사인지 몰라도 대부분 아마 미쳐버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제가 0세를 전담하고 있는데, 울 아이들 저랑 6개월을 함께 해도 조금만 불안하면 난리가 납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이곳에서 제대로 적응해 있을까요? 솔직히 제가 그곳에서 체험학습을 좀 해봤으면 어떨까? 그런 생각까지 듭니다.
다음에 시간제보육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한 번 적어보려합니다. 기대해주세요.
|
by 우리밀맘마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