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깜순이 때문에 한동안 개판이었던 우리집
한 달이 지난 후 폭풍 분양했더니 예쁜 강아지들 대신 우울증이 울 집을 덮쳤습니다.
참 쉽지 않더군요.
☞ 진돗개 새끼 일곱마리 폭풍 분양 후 찾아온 건 우울증
그런데 아기들을 다 분향하고 난 사흘 뒤
우리 귀염둥이 젖소를 분양해 갔던 집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전화 상으로 그분들 무엇 때문인지 아주 흥분해서 말씀하시네요.
다시 돌려주겠다는 겁니다.
전화를 끊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직접 젖소를 데려왔더군요.
이 녀석이 젖소입니다.
제가 받으러 아파트 입구에 나갔는데
제게 강아지를 주면서 제게 이렇게 말합니다.
"강아지를 분양하면서 어떻게 백신도 맞히지 않고 줄 수 있나요?"
순간 멘붕이 왔습니다.
울 젖소 데려간 것은 초등학생 아이입니다.
친구 따라 우리집에 와서 젖소를 보고는
자기가 키우겠다며 떼를 쓰다시피 해서 데려갔거든요.
그래서 제가 부모님께 허락 맡으면 주겠다고 했는데, 곧 어머님과 통화가 되어
울 젖소를 데려갔답니다. 돈은 받지 않았구요.
제발 잘 키워주기만 바라는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그렇게 데려간 젖소인데, 백신 맞히지 않았다고 노발대발 하시네요.
다른 애들을 보면 깜순이가 진돗개와 연을 맺은 것 같은데, 이 젖소를 보면 순종이 아니라 진돗개 믹스견인 것 같네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도 두 마리를 분양했는데, 둘 다 백신이나 다른 예방 접종 하지 않은 채 데려왔구요,
지금 얘 이름이 젖소인데, 댁의 따님이 하도 떼를 써서 제가 잘키워준다는 조건으로
돈을 받지 않고 드린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할 말이 없네요."
그제서야 그 분 흥분을 가라앉히고, 공짜로 주셨냐면 겸면쩍어 하시고는
급히 차를 몰고 가버리십니다. 에휴~~~
집으로 다시 돌아와 엄마젖을 빨고 있는 우리 젖소
아마 그분들은 저와 통화하면서도 제 말은 잘 듣지도 않고
그저 진돗개 순종이라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받고 보니 생긴 모양이 진돗개와는 많이 다르니 속았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흥분하셔서 다시 가져오신 모양입니다.
ㅎㅎ 참, 덕분에 우리 젖소 다시 우리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젖소를 본 울 깜순이 너무 좋아합니다.
다시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젖소를 정말 애지중지 키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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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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