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휴가입니다.
일단 못다잔 잠부터 자구요, 오후에는 남편과 재밌는 시간 가져보려구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아침에 아버지가 생각나네요.
지금은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
아니 너무 오래되어서 얼굴마저 기억도 나지 않는 먼 나라의 아버지인데
그 아버지가 보고 싶어집니다.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 읽는 시가 있습니다.
제 가슴을 찡하게 만들어주는 시이죠.
바로 이원수님이 지으신 아버지..
얼마전 이원수님에 대한 친일논란이 있었고
그 자손들이 아버지의 친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도 했죠.
혹 저처럼 괜시리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운 분들은 이 시를 읽어보세요.
아버지/이원수
어릴때
내키는 제일 작았지만
구경터 어른들 어깨 너머로
환히 들여다 보았었지
아버지가 나를 높이 안아 주셨으니까.
밝고 넓은 길에선
항상 앞장 세우고
어둡고 험한데선
뒤따르게 하셨지
무서운 것이 덤빌땐
아버지는 나를 꼭
가슴속, 품속에 넣고 계셨지.
이젠 나도 자라서
기운 센 아이
아버지를 위해선
앞에도 뒤에도 설 수 있건만
아버지는 멀리 산에만 계시네.
어쩌다 찾아오면
잔디풀, 도라지 꽃
주름진 얼굴인 양, 웃는 눈인 양
"너 왔구나"하시는 듯
아! 아버지는 정다운 무덤으로 산에만 계시네.
아버지 산소가 있는 해남 땅끝마을, 아버지를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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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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