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우리 엄마, 최근 몇 달째 엄마는 짐을 싸지도 집을 나가지도 않습니다. 이제 정말 저도 엄마도 서로에게 잘 적응했구나 마음이 놓이더군요. 그런데 괜찮다고 할 때 꼭 위기가 옵니다. 일요일 오전이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아동부예배를 마치고 엄마를 모시고 대예배를 드리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엄마~~ 엄마~~.”
엄마의 대답소리가 없습니다. 다급한 마음으로 여기저기를 찾으며 아이들에게도 할머니 못봤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엄마는 집에 없었습니다. 언제 나가셨지? 어서 찾아야돼. 이 생각밖에는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잘 가시던 산책로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산책로를 들어가기전 야채가게 아줌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못보셨어요.”
“응? 1시간전에 저쪽으로 가시던데~.”
1시간 전이라는 말이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한참을 가셨겠구나! 어떻하지? 우선 차를 가지러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도 말한뒤 어디로 찾아나서야할지 물어보았습니다. 때마침 오빠가족들이 교회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오빠~ 엄마가 없어졌어요. 함께 찾으러가요.”
오빠도 당황해하며 엄마가 갈만한 곳을 차로 찾아보기 시작하였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우선 경찰서에 신고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에 근처 지구대 파출소를 찾았습니다. 그전에도 파출소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엄마를 몇번 찾았답니다. 그 때 정말 자기 일처럼 그렇게 신경써주시고 또 발벚고 나서서 찾아주셔서 얼마나 고마웠던지요. (관련글 ->가출한 치매걸린 엄마 극적으로 다시 찾은 사연 )
그렇게 저희 남매가 지구대 파출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파출소 분위기가 예전하고 많이 다릅니다. 예전에 제가 낯이 익었던 분들은 보이지 않고, 모두 낯선 분들이네요. 아마 근무지가 바뀐 것 같습니다.
저희 사정을 들은 경찰관 신고를 접수하기 위해 이것저것을 묻기 시작하는데.. 이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엄마에게 목걸이나 팔찌를 해놓았느냐? 핸드폰은 가지고 있느냐 등등 이것저것 묻더니, 갑자기 이렇게 말을 합니다.
“치매는 182에 전화하면, 거기는 치매전문으로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접수도 받아주고 직접 찾아줍니다. 거기로 전화해보세요.”
그래서 182로 전화를 했죠. 거기서도 이것저것 다 물어보시더군요. 그래서 질문한대로 다 답변을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접수가 되어서 바로 엄마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182에서 경찰관을 다시 바꿔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자기들끼리 다시 통화를 하네요.
통화를 마친 경찰관, 저희가 182로 바로 전화를 했으면 접수도 해주고 찾아도 주는데, 파출소로 바로 왔기 때문에, 182에서는 접수도 해줄 수 없고 파출소에 다시 접수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전에는 치매환자면 182에서 무조건 일처리를 해주었는데, 2년전부터 이렇게 업무분담이 되고 바뀌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점점 저와 오빠의 얼굴은 굳어갔습니다. 마음은 급해지구요. 그런데 더 화가 나는 것은 당장 필요하지도 않는 질문들을 계속하는 겁니다. 시간은 계속가고 엄마는 어디서인지 힘들게 있을텐데 말입니다. 화가 난 저는 경찰아저씨에게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지금 꼭 필요한 건가요? 빨리 엄마를 찾아나서야 되는데 말입니다.”
“그전에 접수할 때 기록이 안되어 있으니 기록해야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것도 말이 안되는 겁니다. 예전에 엄마가 가출했을 때 필요한 내용을 다 접수시켰거든요. 사진까지 다 등록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이렇게 복잡하지도 않았고, 그때 접수한 것으로 양산에서 광주까지 간 엄마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경찰관은 그때 그 기록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처음에 물었던 내용을 다시 되묻고 되묻고.. 정말 화가 나더군요. 그렇게 경찰서에 간지 1시간이 지나 접수가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난 후 경찰관은 우리 엄마 핸드폰 위치 추적을 해서 지금 어느 방향에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런데 그렇게 알려준 위치가 조금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쪽으로는 일반인들도 잘 가지 않는 공단쪽이거든요. 그것도 산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저희 집에서 그곳까지 성한 사람들도 몇 시간 걸리는 거린데, 어떻게 거동이 불편한 엄마가 그곳까지 갔을까?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있다고 하니 그 위치를 받아서 오빠와 전 그곳을 이잡듯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경찰관들은 그저 자리만 지키고 있었죠. 아마 점심시간이 가까와서 그런지 ..예전에 도움을 주셨던 경찰관들과는 너무 다르더군요.
그런데, 이상하게 경찰관이 알려준 주소로 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오빠와 제가 한참을 찾고 있는데, 뒤늦게 소식을 들은 남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그래서 지금 경찰관이 알려준 주소 일대를 2시간이상을 헤메고 있다고 말해줬더니, 자기도 합세하겠다며 차를 몰고 저희 있는 곳으로 오네요.
그리고 우리는 서로 구역을 나누어 다시 엄마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많이 불안했던 것이 혹 예전처럼 버스나 택시를 탄 것으차로 돌며 찾아다녔습니다. 한 삼십분이 지났을까요..오빠와 제가 지쳐서 잠시 쉬고 있을 때 남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찾았다~.”
남편이 찾았다는 그 한 마디를 듣는 순간 전 그냥 그 자리에서 울뻔 했습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울 엄마 그렇게 사위 손을 잡고 교회로 와서는 맛있게 점심 식사를 드시고 계시네요. 그런 엄마를 보니 마음이 얼마나 짠하던지, 미안하기도 하구요. 제가 좀 더 잘 챙겼어야했는데.....
그렇게 식사를 마친 엄마를 모시고 집에 돌아오니 엄마 핸드폰이 집에 있습니다. 일단 엄마를 찾았다는 연락을 하기 위해 경찰서에 연락을 해서 찾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울 엄마 핸드폰이 집에 있는데, 도대체 경찰관이 적어준 주소는 어디냐고 좀 따졌습니다. 그때문에 오빠와 제가 헤메고 단닌 것 생각하면 열불이 뻗치더군요. 그러자 그 경찰관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 지금 확인해보니 그건 그 통신사 기지국주소인 것 같네요.”
참 어이없더군요. 그 덕에 전 그 기지국이 있는 지역 골목길까지 다 알게 되었습니다. 차암~ 고맙네요. 처음부터 무성의하고 귀찮아하는 태도로 저희를 대하더니 끝까지 실망스러운 경찰의 모습이었습니다. 어찌 달라도 이렇게 다를까요?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울 남편 어떻게 장모를 그렇게 잘 찾을까요? 엄마가 저희와 살면서 이렇게 멀리 가출해서 찾으러 다닌게 십수번도 넘는데, 그때마다 울 남편 신기하게 꼭 찾아옵니다. 멀리 광주와 서울에 고속버스타고 갔을 때 말고는 언제나 남편은 집을 나간 엄마를 찾아서 돌아왔거든요.
남편에게 엄마를 어디서 찾았는지 물어보니, 알려준 주소로 산꼭대기까지 길없는 곳까지 올라가봤는데도 없더랍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기도했다네요.
"하나님 우리 장모님 찾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렇기 기도하기 한 곳이 번뜩 생각이 나더랍니다.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그쪽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길에서 우연히 점심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교회 할머니 한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집까지는 꽤 먼 거리라 남편이 할머니를 집까지 모셔다 드렸답니다. 그리고 나오는데, 장모 비슷한 할머니 한 분이 저 멀리 길에 주저앉아 있는 것이 보이더랍니다. 울 남편 가슴을 쓸어내리며 차를 몰고 가보니, 엄마가 거기 있더라네요. 울 남편 차를 멈추고 엄마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어무이~ 거기서 뭐하능교?"
그러자 울 엄마 화들짝 놀라면서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는
“아니 자네가 여기 어쩐일이당가?"
그렇게 울 엄마를 찾아 왔다고 하네요. 그저 하나님께 감사할뿐입니다. 그런데 이번 일로 우리나라 행정의 헛점을 또 한 번 발견하게 됩니다. 가출한 치매환자를 위해 전문팀을 구성하여 182 시스템을 가졌지만 도리어 이것이 경찰과 서로 책임회피식 일처리가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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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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