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 가슴이 무너지는 소식을 하나 들었습니다. 삼년간 치매 엄마 병수발하던 딸이 엄마를 살해했다는 뉴스였습니다. 저도 치매 걸린 엄마를 모시고 사는 처지라 남의 일 같지 않네요. 도대체 왜 그랬을까 관련 뉴스를 검색해보니 세부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네요. 일단 뉴스 기사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뉴스 기사를 보니 울산에 살고 있는 모녀. 30대인 딸은 아마 미혼인가 봅니다.(가족의 말로는 이혼하고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하네요.) 생일날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새벽에 집에 돌아온 딸, 그 때가 새벽 5시(2014.4.12.)쯤이라 하네요. 새벽에 귀가한 뒤 어머니에게 "치매 약을 먹었냐"고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자 "화가 나 못 살겠다. 같이 죽자"면서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범행 후 오빠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으며, 오빠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고 합니다. 치매걸린 어머니를 돌본 딸은 3년 전부터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혼자 간호하면서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들어 했다고 합니다.
치매 환자와 살면 시간이 오랠수록 정말 정신이 피폐해집니다. 일단 내가 사랑하는 가족일경우 그 스트레스는 더 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안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는데, 정말 저 분이 내 엄마가 맞나 싶은 생각에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됩니다.
그리고 제가 엄마를 모시며 관찰한 결과 치매환자의 정신연령은 거의 2살배기 아기와 같다고 느껴집니다. 두살 미만의 아이들의 특징은 모든 관심을 자기가 독점해야 할 때입니다. 엄마가 오직 자기만 바라봐주고 사랑해주어야 성이 차는 시기인 거죠. 조금이라도 엄마의 관심이 다른데로 쏠리면 참지를 못하고 이상행동을 합니다. 울고 떼쓰고 삐치고, 과격한 행동을 하고 심할 때 자해도 합니다. 그래도 그건 두살 아기니 그래도 이쁘기도 하고, 내 새끼니 봐줄만 하죠. 또 엄마가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행동이 달라집니다. 예상가능한 행동을 합니다.
하지만 치매환자는 다릅니다. 정신연령은 2살미만인 아이들과 같이 사랑과 관심을 독점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행동은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갑자기 이상행동을 합니다. 같이 밥을 잘먹다가 일어나서 주섬주섬 보따리를 싸더니 집을 나가겠다고 하고, 먹고 있던 밥그릇에 갑자기 방바닥 먼지를 쓸어 넣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욕을 하기도 하고(우리 어머니는 욕하진 않습니다.) 말문을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사람을 멘붕을 몰아넣는 것이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항상 신경이 곤두서게 되고, 때가 되면 폭발하게 됩니다. 저도 한번씩 폭발합니다. 그럴 땐 제가 스스로 내가 미쳤나? 싶은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보면서 또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죠.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 모두가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이죠. 요즘 우리 집도 그런 징후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저희 집에서 엄마를 얼마나 더 모실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구요. 끝까지 모셔야겠다는 생각은 내려놓았습니다. 그건 불가능할 것 같네요.
마음이 많이 안타깝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f) 치매 엄마 살해에 관한 내용을 아무리 검색해도 구체적인 내용은 없어, 그저 제 입장에서 위 글을 썼는데, 한 분이 아래의 댓글을 남기셨네요. 실명으로 쓴 것으로 보아 돌아가신 분의 따님이신 것 같습니다. 그 댓글을 여기에 옮겨놓습니다. 그리고 제가 전후사정을 모두 알지 못하고 그저 제 입장에서 쓴 글이 고인의 명예와 가족들에게 상처를 드린 것 같아 깊이 사과드리며,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웃기지마세요.구명운동 같은 소리합니다.치매초기에서 중기 넘어가는 단계여서 혼자 폐지주우며 할 일 혼자 스스로 다하고 다니고, 아직은 인지능력도 말이 어눌해서그렇지 판단 다했습니다.본격적으로 모신 것도 이혼 후 일년 정도 밖에 안됐습니다.
모셔요?! 누가요?! 몆년동안 놀며 돈떨어지면 도우미해서 하루 살고 갖고 싶은건 다가져야 성이 차는 애였기에 엄마 카드로 빚만 만들고,결국 신용불량 만들어 카드사 피해서 다니게 만들고,엄마 폐지 주워 천원 이천원 매일 가져오면 들어서자마자 주머니 가방 다뒤져 뺒어가던 애입니다.
담배 값도 없이다닌 분입니다. 혼자 살며 노가다해서 억척같이 모은 일억 가까운 돈을 자식들과 같이 살고프다며 들고왔는데불과 삼사년 밖에 안됐는데, 장례치를 돈조차 남아있지 않아 제가 냅니다.치료 받던 병원비요?! 보험이 몆개나있었는데,지금은 딸이 지이름으로 돌려 다해먹고, 실비 하나 남았더군요.이제 엄마 돈떨어지고, 자기 편하게 살고픈데,걸리적거린다고 화풀이로 엄마에게 매질하던 앱니다.온몸이 성한데가 없더군요.
물론 저도 죄인입니다.매일 보면서도 눈치를 챘는데도 내 살기 바빠 설마하는 맘에 적극 개입 안한 제가 더 죄인일 수 있습니다.분명한건 자기 밥벌이하며 일상생활 충분하하며 살던 분입니다.딸은 그분을 절대 모신 적이 없습니다. 엄마 돈보고 딸이 빌붙어 살다 이제 돈 다떨어지고,엄마는 더 심해질거고 답답하니 화풀이를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어있던 힘 없는 그분에게 다해대며 살고 있던 것입니다.
말하자면 소설을 써야겠기에 그만 하겠습니다.어제 부검 끝내고 오늘 화장터로 갑니다.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저런 말들 마시고,평생을 아프고 힘들게 살다 불행하게 생을 마친 그분 불쌍한 그분.명복을 빌어주십시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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