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니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챙기느라 허리가 휘는데, 여기에 결혼시즌이라 우리 서민들 지갑이 너무 헐거워졌습니다. 그리고 매주 주말은 결혼식 찾아다니느라 금쪽 같은 휴일을 그렇게 반납하고 말죠. "결혼은 인륜지 대사"라는 말이 있듯이, 결혼은 그만큰 우리 인생에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남녀가 부부가 되는 예식을 뜻하는 말로 "결혼"과 "혼인"이라는 말을 흔히 사용합니다. 지금은 둘 다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원래 이 두 말은 다른 뜻이었다는 것을 아는 분은 많지 않아 보이네요. 같은 듯 다른 두 말, "결혼과 혼인"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먼저 "혼인하다"는 말을 살펴봅시다.
이 혼인이라는 말은 남녀가 서로 부부가 되는 의식을 의미합니다. 혼인하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의미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결혼은 좀 다른 뜻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말에서 결혼은 양가의 자손들이 서로 혼인할 것을 약속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철수와 민철이가 결혼하였다."는 말을 지금의 의미로 보면, 이 둘 중 하나는 여자겠거니 생각할 것입니다. 아니면 동성결혼을 하는가 싶겠죠. 하지만 그런 뜻이 아니라, 철수의 자녀와 민철이의 자녀가 혼인할 것을 약속하였다는 뜻입니다.
결혼과 혼인은 이렇게 뜻이 다른 두 말인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두 말이 같은 뜻의 말로 사용되어 버린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본어에서는 남녀가 부부가 되는 말은 `결혼하다'인데, 이것이 우리말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혼인하다`라는 말을 좀 더 살펴볼까요?
`혼`은 `신부집`을 말하고 ``인`은 신랑집을 말합니다. 옛날에 혼인을 할 때에는 신랑이 `혼` 즉 신부집으로 먼저 가서 예식을 올립니다. 그래서 우리말에 결혼한다는 말로 "장가간다"고 하잖아요? `장가`란 '장인의 집'이란 뜻이구요, 그래서 신부가 있는 장인의 집으로 장가를 갑니다. 그리고 사흘 뒤에 신부를 데리고 `인`(즉 신랑집)으로 옵니다. 즉 신부는 `시집`으로 옵니다. 그래서 `장가가고 시집온다`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결혼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독교인이면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아내는 제일 가까운 이웃이므로 제일 큰사랑을 받아야 한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