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힘든 소식을 하나 들었습니다.
멀리 사는 친구가 오랜만에 전화가 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 친구가 혹 임신한 청소년 낙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혹 아느냐고 물어오네요.
사회복지학을 공부했으니 혹 아는 바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제게 전화했다고 합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그 친구의 친구 딸이 중학생인데, 그만 임신을 하고 말았다 합니다. 남친은 고등학생이고..
그저 막막한 것이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제 친구에게 도움을 구했는데,
제 친구 역시 그런 경우 아는 게 없어서 제게 전화했다 하네요.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예전 구성애 선생님의 성상담 책에 이런 내용이 기억이 납니다.
웃어야할 성이 울고 있다.
재작년 연말이던가? 눈이 올 것만 같은 날씨였다.
감리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소녀보호시설에 성교육을 하러 갔다.
자세한 상황도 모르로 10대소녀들이라는 것만 알고 갔다. 물론 밝게 웃는 성의 내용으로 교안을 준비해 갔다.
성교육을 시작하자마자 의외의 반응들이 나타났다.
웃어야 할 대목에서 오히려 몸을 덜덜 떠는 아이. 얼굴을 찡그리며 울려는 아이. 급기야는 뛰어나가는 아이까지.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나도 모르게 교육은 어두운 성의 내용으로 접어들었다.
국민학교 3학년 때 이웃 오빠로부터 강간당할 뻔한 얘기가 입에서 튀어 나왔다.
어렵게 어렵게 교육을 마치고 책임 선생님께 설명을 들었다.
부부 싸움 끝에 집나간 엄마를 찾아 나섰다가 들어온 아이, 아버지가 술 사 오라고 때려서 나온 아이,길거리에서 성폭행 당한 아이,매매춘 업소에서 일하다 온 아이, 친 삼촌에게 9살 때부터 몇 년간 성폭행 당했던 아이까지...
나는 몸둘 바를 몰랐다. 아이들에게도 너무나 미안했다.
어둡고 참혹한 상처를 어루만지기는커녕 난 별천지에서 이렇게 밝게 산다는 자랑만 한 셈이다.
떠나면서 나는 그곳 선생님들게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 혼자만 밝게 살아서요. 내 일생 이곳을 잊지 않겠습니다."
거리에 나오닌 징글벨 소리가 들렸다. 웃어야 할 성이 울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며 정말 가슴이 저렸더랬습니다.
저도 딸이 셋이나 있어서 남의 일 같지가 않더군요. 그런데 가슴만 저릴 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게 더 마음이 아픕니다.
뭔가 그렇게 가슴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주었으면 하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네요.
웃어야 할 성이 정말 우리 곁에서 울고 있는 세상입니다.
그 아이 엄마는 제 친구에게 낙태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더랍니다.
그런데 임신 4개월이면 벌써 아이가 자궁속에서 완전히 자랐을 땐데...저보고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는데..
아유~ 그저 한 숨만 나오네요.
오늘 저녁 식사 후에 그저 속상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그 아이 주님의 품에 안아주소서.
"하나님..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떻게 우린 인생의 가장 축복된 일이 어찌할 수 없는 재앙이 되는 걸까요?
주님은 우리에게 행복하기 위해 주신 축복들이 때로 저주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더욱 불쌍하고 슬픈 인생입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고 막다른 길에 어찌할 바 모르는 그 아이를 불쌍히 여기소서."
by 우리밀맘마 저의 동맹블로그 레몬박기자 오늘의 사진 바로가기 ☞클릭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추천 하트 한 번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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